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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서남아시아에서 중원을 거쳐 한반도까지

  • 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유적학과 교수 dhhw1984@hanmail.net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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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정형진 지음/일빛/ 584쪽/2만원

이책의 저자는 연세대 철학과 졸업 후 취업했다가 뜻한 바 있어 직장을 그만두고 198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고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경주에 내려와 살고 있다. 18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한국 고대사 및 고대의 종교와 문화 연구에 매진했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민족의 상고사를 주도한 엘리트 종족에 관한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3년에 부여족의 기원과 이동에 관한 연구서인 ‘고깔모자를 쓴 단군’(백산자료원)을 낸 데 이어 지난해 신라 왕족의 원류를 밝힌 ‘실크로드를 달려온 신라 왕족’(일빛)을 출간했다. 저자는 장차 한민족의 역사를 주도한 엘리트 종족의 사유 체계를 근간으로 한 한국 고대 종교의 뿌리와 문화 그리고 한국 사상사에 관한 책을 출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렇듯 장황하게 저자를 소개한 것은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대부분의 독자에게 생소할 것이기에 본격적으로 평하기에 앞서 사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단군과 메소포타미아 문명

‘수시아나’라는 용어를 처음 봤더라도 그 앞에 ‘천년왕국’이라고 했으니 장구한 내력을 지닌 고대왕국으로 간주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수시아나에서 왔다니. 이 책의 핵심이 바로 이 제목에 담겨 있으며, 아울러 범상치 않은 내용이 전개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목차를 대강 살펴봐도 심상치 않다.

1장 대한민국 국호의 뿌리를 밝힌다. 2장 홍산문화인의 곰 숭배와 한민족(앙소와 홍산문화인의 교체와 융합, 바이칼호의 추억). 3장 한텡그리산에서 한원으로. 4장 한민족의 조상은 천손이다. 5장 고대 문명과 공공족(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대한 기억, 우바이드에서 찾은 진한인의 편두 풍습). 6장 신라의 선주민은 공공족이다. 7장 선단군과 후단군(고깔모자를 쓴 단군을 밝힌다, 메소포타미아의 천년왕국에서 고깔모자 쓴 신을 찾다). 8장 공공족으로 이해한 단군 신화.

목차를 통해 이 책의 무대가 한반도를 넘어 중국 대륙과 메소포타미아 등으로 확대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단군과 메소포타미아, 중국의 신석기 문명인 앙소(仰韶)문화가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도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먼저 수시아나는 어디에 소재한 왕국이었을까? 수시아나는 메소포타미아 남동부 연장 지역인 후지스탄 평원의 카르헤쿠르 강둑 인근의 자그로스 산맥 언저리다. 성서에는 ‘수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자그로스 산악 지대에서 내려온 엘람인들이 수시아나를 장악하자 수시아나인의 지도층 일부가 많은 수의 사람을 데리고 신천지를 찾아 나섰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그들이 최종적으로 중원의 앙소문화 지역에 도착했다고 추정한다. 수시아나 문화와 중국 앙소문화 사이에 유사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가령 물을 중시하는 농경문화적 요소, 고깔형 모자를 쓴 제사장, 공공(共工)의 공(工)이라는 글자와 관련된 도상이 그렇다. 수시아나 채도(彩陶·칠무늬 토기)에 표현된 주요 모티프가 앙소문화의 채도와 관련 있는데, 특히 공공족의 ‘공(工)’ 자가 확인된다고 한다.

고깔모자의 비밀

중국 고문헌에서 상고시대를 무대로 등장하는 ‘공공족’이 바로 이 책의 키워드다. 저자는 공공족의 이동을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그들과 한국 민족과의 연관성을 찾아낸다. 저자가 공공족을 한국 민족과 결부시키는 데는 황룡사 목조 9층탑 건립을 제안한 자장의 말이 실마리가 되었다. 신라 승려 자장이 당나라 청량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을 주목한 것.

“너희 국왕은 인도의 찰리 종족인데, 이미 불기(佛記·약속)를 받은 까닭에 남다른 인연이 있으므로 동이(東夷) 공공의 족속과는 동일하지 않다.”

여기서 신라 왕족을 가리키는 찰리 종족은 부처의 사카족을 뜻한다. 중앙아시아에서 유목을 하던 스키타이 중 사카라고 불린 사람들이 인도에 정착했는데, 신라 왕족이 바로 그 계통의 집단이라는 것. 공공족은 신라 김씨 왕실이 정착하기 이전에 경주에 정착해 있던 선주민 집단으로 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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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유적학과 교수 dhhw19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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