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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달라진 때깔을 확인하다

  • 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중국의 달라진 때깔을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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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달라진 때깔을 확인하다

중국의 변화를 보여주는 책들. ‘베이징 네 멋대로 가라’ ‘20세기 포토 다큐세계사·중국의 세기’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지난 여름 11박12일 일정으로 바이칼과 내몽골을 답사하는 팀에 합류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이르쿠츠크에서 다시 버스와 배로 바이칼 알혼섬까지 갔다가 그 뒤로 이어지는 울란우데, 치타, 자바이칼스크, 만저우리, 하이라얼, 알선동, 치치하얼, 울란호트, 린둥, 츠펑, 선양까지는 침대칸이 있는 기차를 주로 이용했다. 말로만 듣던 시베리아 횡단열차였다.

열차는 울란우데를 출발해 자바이칼스크에서 잠시, 아니 한참 동안 머문다. 러시아 국경을 통과해 중국으로 가기 전 바퀴를 갈아 끼우기 위해서다. 러시아와 중국의 궤도 폭이 맞지 않기 때문에 차량 전체를 들어내 바퀴를 바꾼다. 얼른 보기에 1시간이면 충분할 일이 4시간이 넘게 걸린다.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편의시설 하나 없는 황량한 러시아 역사(驛舍)에 팽개쳐진 여행자들은 모두 한심해하는 표정이다. 이래저래 러시아 여행은 무한한 인내심을 요구했다.

드디어 열차가 중국 국경으로 접어들어 만저우리에서 하이라얼로 가는 중에 사건이 터졌다. 기차는 여전히 러시아 승무원들이 운행하는 러시아제다. 새벽녘에 졸린 눈을 비비며 하차 준비를 하고 있는데, 술 냄새를 폴폴 풍기는 승무원이 침대 시트와 베갯잇 수가 모자란다며 기차표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기차표는 탑승 때 거둬갔다.

초조했다. 승무원은 돈을 요구했는데, 자그마치 100달러! 일행은 화가 나서 새벽 3시에 하이라얼 역에 그냥 내려버렸다. 관광지가 아닌 하이라얼에서 하차한 승객은 달랑 우리 13명뿐이었다. ‘이러다 무임승차했다고 끌려가는 것 아닐까?’ 하지만 중국 경찰은 우리가 예약한 여행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며 더 문제 삼지 않았다. 도착 순간부터 중국에 대한 인상이 확 좋아졌다.

점점 벌어지는 중-러 격차

알선동에서 다시 치치하얼로 가는 기차를 타자 일행은 이구동성으로 “러시아 기차와는 차원이 다르네”라고 말했다. 침대 시트와 베갯잇이 무료인데도 정갈했고, 세면대와 화장실은 러시아 열차에 비하면 호텔급이다. 러시아 열차를 타며 가장 고통스러웠던 게 화장실 이용이었다. 승무원들이 이유 불문, 수시로 화장실 문을 잠가버려 다급할 때 민망한 사태가 벌어지곤 했다. 한번은 모두들 발을 동동 구르다가 일행 중 누군가 차장에게 10달러를 주고 난 다음에야 줄을 서서 화장실을 이용했다. 우리가 ‘볼일’을 마치자 차장은 다시 화장실 문을 잠갔다.

중국 기차로 갈아타면서부터 모든 문제가 사라졌다. 승무원의 표 검사도 매우 정확했다. 일단 승무원이 차표를 거둬가면서 보관증 같은 번호표를 준다. 내릴 때쯤 번호표와 차표를 교환하므로 러시아 기차에서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중국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은 “10년 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 3~4년 전과 비교해도 많이 달라졌다”며 감탄한다. 러시아·중국 국경을 넘나들다 보니 본의 아니게 두 나라를 비교하게 됐다. 우리가 경험한 것은 극히 일부분이겠지만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도 러시아와 중국의 발전 속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 내몽골 지역의 오지로만 돌고 돈 우리는, 예상외로 구석구석까지 뻗은 고속도로를 보며 중국의 저력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실한 이정표 때문에 고생을 했어도 허허벌판 위로 쭉 뻗은 고속도로 덕분에 16시간의 장거리 버스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중국의 변화 속도를 다시 한 번 실감한 것은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여행 책 ‘베이징 네 멋대로 가라’를 편집하면서다.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어 어제의 소식을 담은 여행 책을 들고 가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저자 조창완씨는 베이징에 사는 자신도 베이징을 다 안다고 말하기 어려운데, 잠시 거쳐간 경험으로 베이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라고 했다.

생물처럼 진화하는 베이징

누가 자신 있게 베이징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재개발에 들어가 도심 외곽의 상당수 후퉁(胡桐·ㅁ자형으로 지어진 중국 전통가옥들로 이루어진 옛 골목)이 철거된 상태다. 이제 베이징 지도가 수정될 일만 남았다. 지하철 노선도 하루가 다르게 증설되고 있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베이징 여행 책을 쓰는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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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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