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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1만원권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의 비밀

“태조 이성계 금척(金尺) 조형물인 마이산 석탑군 상징”

  • 최 홍 작가 deksuri-ch@hanmail.net

새 1만원권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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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월곤륜도’ ‘일월오악도’는 잘못된 명칭
  • 전북 진안에서 수백년 내려온 전설
  • 5개의 봉우리는 산이 아니다?
  • 이치에 맞지 않은 소나무 그림
  • 이성계가 장자를 ‘진안대군’으로 명명한 까닭
새 1만원권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의 비밀

새 1만원권 지폐와 덕수궁 중화전에 있는 ‘일월오봉도’.

새1만원권 지폐의 앞면 배경그림으로 삽입된 일월오봉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그림은 왕권과 전혀 무관한 그림이라는 둥, 조선조 후기 때부터 사용된 것이라는 둥 섣부른 해석들도 나온다.

이 일월오봉도가 조선왕조의 왕권을 상징하는 그림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경복궁 근정전이나 덕수궁 중화전, 창덕궁 인정전에는 임금이 앉던 용상 뒤에 커다란 병풍 형태로 펼쳐져 있다. 또한 임금의 행차 때 어김없이 동행했으며, 사후 봉안된 어진(御眞)의 뒤에도 펼쳐져 있었다.

이 그림에 대한 기록이 담긴 가장 오래된 문헌은 1688년의 ‘영정모사도감의궤(影幀模寫圖鑑儀軌)’이다. ‘…전내(殿內)에 (어진을) 봉안할 곳에 오봉산병풍(五峰山屛風) 등의 사물을 당연히 배설해야 하는데…’라는 내용이 있다. 어진을 봉안할 때 일월오봉도를 설치하는 게 관례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보도처럼 1688년을 일월오봉도가 처음 사용된 해로 보는 데는 문제가 있다.

조선왕조의 묘사(廟祠)가 있는 전북 전주 경기전(慶畿殿)의 태조 이성계 어진 뒤에도 일월오봉도가 펼쳐져 있다. 경기전은 태종 10년(1410년)에 계림(경주), 평양 등과 함께 어용전(御容殿)이라는 이름으로 건립되어 태조의 어진을 모신 곳이다. 임진왜란 때 불탔다가 광해군 때 중건했으며, 현재 보존돼 있는 태조의 어진은 세종 때 그려진 것을 고종 때 고쳐 그린 것이다.

수수께끼의 그림

일월오봉도의 구도는 민화 형태의 그림들이 흔히 그렇듯 단순하며 좌우대칭을 이룬다. 짙은 청자색 하늘에 해와 달이 함께 떠 있고, 그 아래 바위들이 첩첩이 쌓인 5개의 산봉우리가 있으며, 봉우리 밑에는 물결 모양의 문양이 이어져 있고, 그 양쪽 언덕 위에는 소나무가 있다.

흔히 산봉우리 아래는 동심반원형(同心半圓形)의 물결무늬가 연이어 있어서 바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나 이는 잘못이라고 본다. 이 그림은 전반적으로 짙은 색조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물의 원색을 거의 살리고 있다. 따라서 유독 바다만 고동색으로 나타낼 리가 없다. 또 산봉우리의 밑 부분과 물결무늬 중간에는 희게 솟구치는 포말이 보이는데, 물결무늬가 바다라면 이와 같은 포말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 포말은 별도로 처리된 데다 흰색으로 채색되어 있어 역시 고동색 물결무늬가 바다라는 해석과 맞지 않다. 이 물굽이는 일월오봉도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그에 대한 답은 해석을 전개해가는 과정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그런데 그림을 해석하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제까지 이 그림은 ‘일월오악도’ 혹은 ‘일월곤륜도’ 등으로 불려왔는데 그러한 명칭들은 바뀌어야 한다. 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이 그림이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라고 되어 있다. 일월곤륜도가 왕실의 공식 명칭도 아니요, 단지 중국의 전설적인 곤륜산이 5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는 데서 차용한 이름에 불과한데 이 명칭을 그대로 사전에 올린 것이다.

마이산 다섯 봉우리

그러나 이 그림은 엄연히 우리 그림이며, 더구나 언제 어디서든 임금의 용상 뒤에 펼쳐진 조선왕실 최고의 상징 그림이다.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란 이름도 마찬가지다. 嶽이란 원래 岳과 같은 한자로, 큰 산 또는 크고 높은 산을 지칭한다. 설악산이나 월악산, 화악산 같은 큰 산에만 악자가 들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런 산들은 주변에 여러 산줄기를 거느리고 있다. 그래서 크고 높은 산이 된 것이지, 홀로 우뚝 솟은 산은 결코 큰 산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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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홍 작가 deksuri-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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