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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위의 바람과 구름

  • 일러스트·박진영

장례식 위의 바람과 구름

장례식 위의 바람과 구름
눈을 감은 그의 가슴 위엔

흰 국화 몇 송이가

죽은 나뭇가지의 그림자

날아가던 새가 떨어뜨린 붉은 발자국이

졸음처럼 흙이 쏟아진다

인부들은 부지런히 삽질을 한다

철 이른 민들레 몇 송이가 뿌리째 관 위로 떨어진다

검은 한복을 입은 여자는 눈을 비빈다

얼굴을 가린 울음소리가 발목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린다

여자는 깎은 지 오래된 발톱이 파고든 버선 속의 발가락을 생각한다

웅성거리는 소리를 끌고 언덕을 내려가는 담배연기를 좇으며

여자는 가끔 절룩거린다

충혈된 여자의 눈 속으로

바람이 부스럭거리며 구겨진다

얇은 하늘 몇 장이 소리도 없이 넘어간다, 오후

또각거리며 깎여 나간

구름이 움켜쥔 자리가 싯푸르다

매처럼 휜 그의 발톱이 검다

장례식 위의 바람과 구름
이용임

1976년 경남 마산 출생

숙명여대 전산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現 ㈜핸디소프트 선임연구위원


신동아 2007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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