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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대단한 실험’

화성에 ‘축소판 지구촌’ 건설할 수 있을까?

  • 이한음 과학평론가 lmgx@naver.com

화성에 ‘축소판 지구촌’ 건설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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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은 공기가 없는 외계 행성. 당신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돔형 거주지’ 안에서 2년을 살아야 한다. 돔 안의 대기, 땅, 숲, 바다도 모두 인공적으로 조성된 것들이다. 인공 생태계는 특정 생물의 증가 등 약간의 변화에도 커다란 위기에 빠질 수 있어 이를 유지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해도 거주자들에게는 답답함, 우울증, 공격적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 당신은 이 밀폐된 식민지에서 행복하게 2년을 보낼 수 있을까.
화성에 ‘축소판 지구촌’ 건설할 수 있을까?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된 ‘바이오스피어(Biosphere)2’ 전경.

입자 가속기, 인간 유전체 계획, 우주 탐사선, 허블 망원경 등은 엄청난 비용과 자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실험은 인류의 지식을 크게 늘리며, 그런 지식은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밑거름이 된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가용 자원이 많아지면서 실행 가능한 실험의 규모도 그만큼 커졌다. 앞선 시대의 사람들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을 만한 실험들을 다음 세대는 별 거리낌 없이 해내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으로 치부돼온 ‘우주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다음 세대는 건설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만일 엄청난 돈과 자원이 소요된 거대한 실험이 실패한다면? 실패의 충격도 규모의 함수인지라 그 여파 역시 쓰나미처럼 커서 인류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과학의 역사가 보여주듯 그런 실패는 한 분야의 발전을 수십 년 동안 지체시킬 수도 있다. 더구나 정부 지원을 받아서 수행된 대규모 실험의 실패는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실패로부터 얻은 것이 있다’는 교훈은 ‘피 같은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의 방패막이로 내세우기에는 좀 약하다. 주로 민간 기금으로 충당했다면 그나마 나을지 모르겠다.

1987년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서 거대한 실험이 시작됐다. 지구 생물권의 축소 모형을 만들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이었다. 그 실험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 실패한 실험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선사했다.

바이오스피어(Biosphere·생물권)는 지구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공간을 말한다. 예전에는 지하의 암반이 끝나고 토양이 나오기 시작하는 곳부터 하늘에서 새들이 날아다니는 곳까지, 지구 전체에서 얇은 껍질에 해당하는 영역에만 생물이 산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보다 훨씬 더 높은 하늘을 미생물이 날아다니고, 심해 바닥이나 지하 10km의 바위 속에도 생물이 살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생물권은 대폭 넓어졌다. 탐사가 진행될수록 더 넓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지구를 1.25㏊로 축소하다

‘바이오스피어2’는 폐쇄된 공간에 그 생물권을 축소시켜 건설해보자는 야심찬 계획의 이름이다. 본래 인간의 조상이 탁 트인 사바나에서 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인간은 비좁은 공간에 있으면 갑갑함을 느낀다. 심하면 폐쇄공포증을 일으키고 정신착란도 나타날 수 있다. 영화 ‘어비스’나 ‘스피어’ ‘포세이돈 어드벤처’ ‘패닉룸’ 등에서 보듯 폐쇄된 공간에서 인간이 겪는 광적인 심리상태는 영화, 드라마, 소설의 소재로 흔히 활용되곤 한다. 사고로 엘리베이터에서 몇 분만 갇혀 있어도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기 십상이다.

하지만 인간의 모험심은 끝이 없는지라, 그런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다. 사람이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사람이 들이쉬는 산소를 내뿜는 녹조류가 가득 담긴 통에 들어가서 얼마나 오래 사는지 직접 실험한 사람도 있었고, 밀폐된 통 속에 들어가서 바다 밑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실험한 사람도 있었다. 이런 실험들을 괴짜들의 모험이라고 비웃은 사람도 많았겠지만, 인류가 비좁은 우주 탐사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날아가고, 잠수정을 타고 컴컴하기 그지없는 수km 심해까지 탐사할 수 있게 된 것은 다 그런 괴짜들 덕분이기도 하다.

1984년 미국 애리조나주의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에 자체 유지되는 축소판 생물권을 조성해보자는 계획에 따라 기획자들은 벤처회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유치했다. 마거릿 어거스틴과 존 앨런이 생물권을 만드는 일을 맡았고, 에드워드 바스는 투자 유치를 담당했다. 그들은 여러 과학자와 공학자를 불러 학회를 여는 등 분위기를 조성했고 소규모 예비 실험도 수행하면서 차근차근 바이오스피어2 계획을 추진했다. 1987년 그들은 1.25㏊ 의 부지에 강철과 유리로 거대한 구조물을 세웠다. 겉으로 보면 유리 온실을 확대한 것과 비슷했다. 이어 그곳에 전세계의 생물종(種)을 들여넣었다.

그들은 구조물 내부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했다. 내부에서 공기와 물과 자원이 순환되면서 자족적인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한다는 게 목표였다. 그들은 내부 면적을 나눠 바다, 사막, 사바나, 우림, 습지 등 지구의 다섯 가지 주요 생태계와 농경지, 인간 거주지를 조성했다. 지구의 다양한 생물이 고루 포함될 수 있도록 3000종을 넣었다. 우림에는 아마존 밀림에서 300종이 넘는 식물을 가져와 심었고, 카리브해에서 산호초를 뜯어오기도 했다. 습지를 조성하기도 했고, 다양한 지역의 다육 식물들을 모아서 섞어 심기도 했다. 그리고 논, 밭, 과수원과 닭 등을 키우는 농장도 조성했다.

수년이 지난 1991년 9월 남녀 8명이 바이오스피어2 안으로 들어갔다. 문은 굳게 닫히고 그들은 외부와 고립된 채 자족적인 생활을 시작했다. 농사를 짓고 바다에서 고기도 잡고 하면서 2년을 지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들은 그 안의 생태계가 자체 유지되면서 진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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