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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과학상식

인간은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

  •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인간은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

인간은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

긍정적인 미래를 생각할 때 편도체와 전두대상피질이 활성화되지만(위) 부정적인 미래일 때는 그렇지 못하다(아래).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3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정신과 병원이나 상담소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이처럼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까.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삶을 낙관적으로 살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0세라고 하면 ‘나의 남은 삶의 기간=80-현재나이’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보다는 더 오래 살겠지….’ 이런 막연한 생각을 하거나 심지어는 자신도 언젠가는 죽어야 할 존재라는 것을 잊은 채 이 계획 저 계획을 세우며 의욕적으로 생활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진화심리학자들은 긍정적인 기대감이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존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최근 뇌에서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담당하는 부위가 밝혀졌다.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엘리자베스 펠프스 교수팀은 긍정적인 미래를 생각할 때 편도체와 전두대상피질의 활성이 커진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11월1일자에 밝혔다. 편도체는 감정적인 기억을 형성하고 저장하는 데 관여하는 부분이고 전두대상피질은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영역이다.

연구자들은 자원자 15명을 대상으로 미래의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을 상상할 때 나타나는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즉 ‘상을 받게 된다’ ‘연인과 헤어질 예정이다’ 따위의 상황을 설정했다. 기능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상황을 생각했을 때 편도체와 전두대상피질에서 산소 소모량이 많았다. 이곳의 신경회로가 활발히 작동한다는 뜻이다. 우울한 상황일 때는 두 부분 모두 활동이 떨어졌다. 반면 과거를 회상하는 상황에서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모두 활동적이었다. 뇌가 인간을 낙관주의자로 유도하는 셈이다.

한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리 테스트를 한 뒤 fMRI 데이터와 비교해본 결과 긍정적인 성격으로 판정된 사람일수록 편도체와 전두대상피질의 활성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적당한 긍정적 환상은 심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만, 극단적인 낙관주의는 위험을 간과하고 계획성이 떨어져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울증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연구자들은 “우울증 환자는 수동적이고 미래의 사건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들은 편도체와 전두대상피질에 관여하는 신경회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동아 2007년 12월 호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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