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노인의 性

불로장생(不老長生)영약? 이불 속에 있습니다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대전 노인의전화’ 대표 chsrim@hanmail.net

불로장생(不老長生)영약? 이불 속에 있습니다

1/5
  • ● “동서양 막론하고 노인은 월평균 1회 이상 성관계를 한다.”
  • ● “흰 눈이 지붕을 덮었다고 집 안의 벽난로가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
  • ● “성생활은 엔도르핀을 분비시키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 ● “인간의 섹스 포기는 노화와 죽음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행동”
최근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친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네도 주사 좀 맞아보지 않겠나?” 하고 물었다. 이 ‘주사’란 노화 증상을 늦춰준다는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말한다. 최근 중년 이상 남녀 사이에 태반 주사, 성장 호르몬 주사 등 노화억제를 목적으로 한 주사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주사를 맞으면 피부에 생기가 돌고 피로감이 사라지며 근육량이 늘어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주사뿐 아니라 이마나 눈가, 팔자 주름 등을 제거하는 회춘 성형도 성행하고 있다. 바야흐로 현대 의술의 힘을 빌려 ‘젊은 노인’이 양산되는 시대를 맞았다. 단순히 외모만 젊은 것이 아니라 체력이나 지적 능력도 젊은이 못지않은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은 무성(無性)?

이들은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노인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동적으로 늙어가던 노인들의 문화가, 경제력 있는 노인의 증가와 여가생활에 대한 인식 변화,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려는 자세 등으로 인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독 우리 사회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이다. 우리는 노인의 성적 욕구는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설령 인정하다 해도 그 욕구 충족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심하게 표현하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남은 생을 ‘깨끗하게 살다 조용히 죽기’를 강요받고 있다. 노인은 손자를 돌보거나 옛이야기를 즐기면서 나무 가꾸기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기 때문에 성생활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노인을 남성도 여성도 아닌 무성(無性)의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편견 때문에 노인들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강제된 금욕에 스스로를 제한한다. 늙어서 부부가 한 이부자리에 있어도 흉하게 여기는 것은 보통이고, 이를 의식한 당사자들도 쑥스러워하다가 결국 각방을 쓴다.

필자는 이를 ‘정신적인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외롭고, 노인은 더 외롭다. 그런데 젊은이가 이성을 그리워하면 ‘사랑’이고 노인이 그러면 ‘주책’이라고 한다. 소년의 욕심은 ‘야망’이고 노인의 욕심은 ‘노욕’으로 폄하된다. 그렇게 침묵과 희생이 노인의 덕목이라고 믿는 세상의 타성은 노인에 대한 일종의 ‘정신적 폭력’이다. 우리는 이러한 무언의 압력이 노인에 대한 성적 학대나 성적 인권침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노인의 성 문제는 밝은 곳에서 거침없이 토론돼야 한다. 성욕은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며, 본능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늙음의 최대 적인 고독과 외로움을 해결하고, 모든 이의 꿈인 장수와 회춘을 도와주는 수단으로 ‘성’을 이야기해 보자.

불로장생(不老長生)영약? 이불 속에 있습니다
섹스가 장수와 회춘을 돕는다

규칙적인 성생활이 건강을 유지시켜 준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서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아칸소대 의대 데이비드 리프시츠 교수는 “매주 두 번 이상 절정감을 느끼는 남성은 한 달에 한 번 절정감을 느끼는 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50%나 낮다. 여성의 경우도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면 횟수에 관계없이 수명이 연장된다”고 주장했다. 또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은 섹스를 많이 한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실제 나이보다 7~8년 젊어 보이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일반인보다 성관계를 2배가량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대전 노인의전화’ 대표 chsrim@hanmail.net
목록 닫기

불로장생(不老長生)영약? 이불 속에 있습니다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