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호

인종주의 외

  • 담당·이혜민 기자

    입력2009-05-29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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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인종주의 외
    인종주의 _ 박경태 지음, 책세상, 150쪽, 8500원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기억 하나. 백인들이 내게 하는 행동들 중에서 혹시 인종차별적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매우 명백한 차별이라면 화를 냈겠지만, 애매한 경우에는 대놓고 그렇게 하기도 어려웠다. 기억 둘. 금방 이민 간 한국 사람들은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작은 가게를 열고 잘사는데 흑인들은 왜 저렇게 가난하게 살까 궁금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노예해방이 이뤄진 지 백수십 년이 지나도 흑인은 여전히 가난할까. 이런 의문이 내 머릿속에 꼬리표처럼 매달려 있었다. 결국 나는 인종문제를 전공으로 택하게 되었다.

    2005년 국제결혼 비율이 전체 결혼의 13.6%를 차지하자 그동안 남의 일처럼 여겨지던 인종문제가 별안간 한국사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비록 인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누구나 다문화를 찬양함으로써 한국이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어울려 사는 사회임을 노래하게 되었다. 단일민족을 강조하던 교과서도 개편되어서 이제는 다문화사회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그래야만 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다문화를 강조하는 우리 목소리 안에 서양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인종주의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이주여성을 대하는 태도와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는 백인 미녀들을 대하는 태도는 명백히 다르다.



    그동안 한국사회가 인종문제에 무관심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인종주의를 다룬 책이 단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고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기도 했다. 용기를 내어 책을 쓰기로 했고 그 결실로 ‘인종주의’가 나왔다. 저자가 자기 책을 자랑하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이지만, 이 책은 인종주의의 정의부터 21세기에 ‘창궐’하고 있는 신인종주의의 현황까지 다룬 한국 최초의 단행본일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인종주의와 외부인 혐오증은 무엇이 다른지, 서구중심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이 인종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밝혔고, 서구 인종주의의 탄생 배경과 근대 인종주의의 발전양상을 그렸다. 지구상에 존재한 최악의 인종주의 사례로서 미국의 노예제도, 나치의 유대인 학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을 소개했고, 21세기에는 인종주의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아 있는지를 밝혔다.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는 사회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것처럼 인종주의도 이제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백인중심주의에 철저하게 물든 우리가 서양이 저지른 온갖 인종차별의 어두운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어쩌면 한국사회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인종폭동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흑인이 상점을 약탈하고 아랍계가 차에 불을 지르는 오늘의 서구사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서구의 인종주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스페인 내전(20세기 모든 이념들의 격전장) _ 앤터니 비버 지음, 김원중 옮김

    스페인 내전은 러시아혁명,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20세기를 규정하는 사건으로 꼽힌다. 1936년부터 3년간 스페인을 초토화시킨 이 내전은 이념과 계급과 종교가 뒤엉킨 전쟁이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 파시즘 등 온갖 정치 이념의 격전장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전쟁이 ‘전세계 양심의 투쟁’으로 기억되는 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해 전쟁터로 뛰어든 3만여 명의 병사 덕분이다. 내전의 양상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저자는 공산진영이 세계 여론의 지지와 소련의 군사적 지원을 얻고도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짚어낸다. 저자는 전쟁사학자로 권위 있는 저술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1997년에는 프랑스 정부에서 저술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현재 런던대 버크벡 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양인/ 832쪽/ 3만6000원

    통의동 일기 _ 김광웅 지음

    서울대 명예교수로 대통령 직속 중앙인사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저자가 공직일기를 공개했다. 김대중 정부 때 만 3년간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체험한 관료세계를 글로 풀어낸 것이다. “정부의 한 단면이라도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저자는 아침 일찍 출근해 10분 정도 시간을 들여 전날의 기억을 더듬어 글로 옮겼다. “관료세계를 존재론의 영역으로 제대로 파헤친 적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기록으로 남겨 그 본질을 파악하고 싶다”는 열망도 있었다. 일상업무에 관한 기록이지만 관료의 행태, 부처 간의 갈등관계, 정부와 의회의 비대칭 관계, 정부와 언론의 고무줄 관계, 정부와 지식인 집단 간의 상조관계를 중심으로 적어나갔다. 저자의 바람은 “틈틈이 남긴 기록이 앞으로 더 나은 개혁을 위한 바탕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생각과나무/ 520쪽/ 2만2000원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 _ 한명기 지음

    “전쟁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조선은 과연 어떻게 했어야 하는 것인가.” 저자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한국 역사학계에서 주목하지 않던 ‘참혹한 병자호란’을 조망했다. 해답은 간단하다. “당시 조선은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강국 사이에 끼여 있는 나라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지혜가 필수”라는 것. 책에서는 병자호란 무렵 조선이 청에 길들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책의 특징은 조청(朝淸)관계와 함께 조일(朝日)관계도 살폈다는 데 있다. “당시 척화파나 주화파 모두 그럴듯한 주장을 하긴 했지만 전쟁을 피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할 각론을 갖지 않았다”는 역사적 한계도 지적한다. 필자인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임진왜란과 한중관계’란 책으로 2000년 제25회 월봉저작상을 받은 바 있다. 푸른역사/ 583쪽/ 3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인종주의 외
    나는 오직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다_ 원재훈 지음, 예담, 568쪽, 1만5000원

    이 책은 우리 문단과 독자에게 제법 큰 사랑을 받는 21명의 시인과 소설가의 이야기다. 매달 한 명씩 만나서 길게 인터뷰를 하고 나름대로 그들의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써서 책으로 출판했다. 이 책을 만져보니 마치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의 손을 잡은 것만 같다.

    윤후명 선생이 술에 취해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꽃냄새와 짐승의 냄새를 동시에 맡았다. 눈물의 성분이 그러하듯, 선생의 말씀은 세상의 더러움과 가혹함을 모두 품고 있었다. 그 눈물을 글로 옮기면서 선생은 항상 죽음을 손에 쥐고 세상을 살아오셨구나 싶었다.

    신경숙을 만나서는 깊고 어두운 우물 안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작품은 이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리는 맑은 생명수였다. 정현종 선생은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감히 뭐라 여쭙지 못하고, 노시인의 눈동자만 바라보면서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김연수 문태준은 같은 고향에 같은 학교를 다닌 친구지만, 두 사람은 소설과 시처럼 달랐다. 소설가 김연수가 대학시절부터 시를 쓰다가 문득 자신이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해줄 땐, 가슴이 철렁했다. 시인 문태준은 나보다 10년 연하지만, 10년 연상의 선배처럼 느껴져 행복했다.

    내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작가들은 ‘평소에 잘 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내가 그들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다는 건 빙산의 한 조각이었다. 그들의 작품에 대한 태도와 열정, 그리고 생의 아픔 등등 미처 쓰지 못한 이야기도 꽤 된다. 나 역시 글을 쓰면서 사는 인간으로, 많은 반성과 아픔도 있었다. 모두가 나에게 선생이었다.

    이 책의 제목대로 작가들은 글 쓰고 책 읽는 동안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한다. 이 문장은 소설가 윤대녕의 말이지만, 그 역시 과연 그럴까? 라는 생각을 한다. 소설가 서영은 선생이 사석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소설을 쓰느라고 날밤을 새면서 끙끙대고 있는데, 김동리 선생께서 잠자리에서 일어나 왜 그러냐고 하셨다. 서영은 선생은 소설이 잘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김동리 선생께서 말하셨다. “이야기가 없어서 그래….” 그러곤 다시 잠자리에 누우셨다고 한다. 노대가의 한마디가 따끔하다.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 떠오른다.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 얼마나 끙끙대고 있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행복하기를 빈다.

    원재훈│시인│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_ 신성일·지승호 지음

    50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한 역대 최고의 무비스타 신성일. 그의 개인사는 곧 한국영화사이기도 하다. 신성일 출연, 감독, 제작 영화 목록이 한국영화사 주요 작품의 목록인 까닭이다. 인터뷰집인 이 책에서 그는 개인사뿐 아니라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글을 읽다 보면 당찬 청년 신성일뿐 아니라 예리한 영화인의 시선이 보인다. 신필름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화한 제작시스템, 사회 검열 정도의 변화, 유현목 김기영 김기덕 김수용 이만희 감독들의 현장 연출의 실제, 트로이카 1세대와 2세대의 면모에 대한 그의 분석이 주목할 만하다. 공저자 지승호는 전문 인터뷰어로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유시민을 만나다’ ‘7인7색’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등의 인터뷰 책을 펴냈다. 알마/ 332쪽/ 1만2000원

    대한민국 명당 _ 이규원 지음

    “‘사랑방 풍수’ 10년보다 ‘산(山) 공부한 풍수’ 1년이 낫다고 했다. 내로라하는 50여 명의 전국 대가들과 4년 넘게 동행취재하며 겪은 현장 경험은 실로 소중한 것이다. 비장해오던 내공을 어렵게 내보인 풍수지관 덕분에 이분들의 종합적인 내공을 응축시켜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낼 수 있었다.” 이 책은 ‘통맥풍수’란 주제로 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정리해 보완한 것이다. 40여 년간 풍수를 공부하며 풍수와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책이 없어 아쉬웠다는 저자는 책을 지으며 그 아쉬움을 달랬다. 이 책에는 음택 양택 양기 사찰 궁궐풍수 외에 주역 사주 택일법 제례 상례 장법 진맥법 침술 보학 수축 독축법 수맥 음양오행 등 동양학과 종교에 관한 각종 정보가 담겼다. 대학에서 장례풍수학을 전공한 그는 세계일보 문화부장과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글로세움/ 600쪽/ 2만7000원

    세계를 움직이는 미식의 테크놀로지 _ 츠지 요시키 지음, 김현숙 옮김

    저자가 교장으로 있는 츠지조그룹교는 1960년에 개교한 츠지조리사 전문학교를 중심으로 한 14개 학교로 구성돼 있다. 이 학교에서는 양식, 일식, 중식, 제과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가르칠 뿐 아니라 음식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저자는 음식 발전을 위해서 세계 각지로 미식여행을 다니고 있다. “저는 우리 학교 교수진의 높은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미식 세계 최전선의 동향을 연구하는 일은 제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노력의 결실로 이 책을 내게 됐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스타 셰프 6인의 성공 노하우를 정리했다. 이들은 배려심에서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그 나라의 개성을 드러내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거나, 시대에 맞는 전통 색깔을 입히며 미식을 만들어낸다. 중앙북스/ 330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인종주의 외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_ 이준구 지음, 푸른숲, 327쪽, 1만5000원

    교수의 본분은 어디까지나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지식인으로서 가끔 사회에 대해 발언할 수는 있지만, 사회에 너무 깊이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은 것은 아닌지 늘 걱정하며 살아왔다. 분수 넘게 사회 비평 성격의 글을 너무 많이 써낸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을 닫고 살기가 힘들다고 느꼈다. 내가 믿고 있는 학문적 진실과 어긋나는 주장들이 마치 진리인 양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너무나도 답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2,3년 동안 쓴 사회 비평 글이 꽤 많이 쌓였다. 그 글들을 한꺼번에 묶어 독자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라는 책 제목에는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깊은 우려의 뜻이 담겨 있다. 잘 알다시피 “Quo Vadis?”는 “어디로 가느냐?”라는 뜻의 라틴어다. 한국경제가 도대체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려는 뜻에서 이 제목을 선택했다. 솔직히 말해 여기에 담긴 내 속뜻은 지금 한국경제 그리고 사회가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대운하사업, 주택시장, 종합부동산세, 교육문제 등 현재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과제들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합리적인 차원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일부 계층의 엉터리 논리가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의 포로가 되어가고 있으며, 정책은 잘못된 방향으로 표류하고 있다.

    나는 경제학자로서 이런 문제와 관련된 이론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경제이론의 기본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온갖 사이비 이론으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런 사이비 이론을 그대로 보고만 있는 것은 학자로서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과제와 관련된 경제학적 진실을 밝히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정부는 검증되지 못한 설익은 아이디어로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다. 현실을 무시한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년여 동안의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오락가락 정책으로 혼란만 가중시켰다.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데 있다. 여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판이다. 이런 소통 부재상태가 국민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 책에는 그 답답한 상황이 어떻게든 바뀌어야 한다는 내 간절한 바람이 실려 있다. 내 작은 목소리는 그들의 귀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스러질 가능성이 크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내보자는 데 이 책의 의미가 있다.

    이준구│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평평한 세상에서의 경쟁 전략 _ 빅터 펑·윌리엄 펑·요람 제리 윈드 지음, 박광태 옮김

    “치열한 세계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리앤펑그룹의 전략적인 변화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았다. 리앤펑의 특징은 단 하나의 공장도 소유하지 않은 채 “네트워크 편성자라는 새로운 역할로 평평한 세상에서 자신을 개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앤펑은 네트워크에서 200만명 이상의 종업원을 간접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0.5% 미만의 종업원만이 리앤펑 월급을 받는 슬림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 덕분에 종업원 개인은 100만달러 이상의 매출로 39% 이상의 자본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리앤펑은 홍콩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지난 14년간 연평균 23%의 성장을 이루며, ‘적절한 가격으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로 적절한 제품을 배달하는’ 세계 최고의 소비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럭스미디어/ 296쪽/ 1만6000원

    차이나프리카 _ 세르주 미셸·미셸 뵈레 지음, 파울로 우즈 사진, 이희정 옮김

    “우리는 1년 넘게 수천 킬로미터를 달려 아프리카 15개국을 돌아다니며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취재했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인을 보는 건 신기한 일이 아니다. 앙골라, 세네갈, 코트디부아르나 시에라리온에서도 중국인이 많이 눈에 띄었다. 중국은 마침내 아프리카의 운명을 손에 거머쥐게 되는 것일까.” 저자들은 아프리카에서 무한한 천연자원을 활용하며 윈윈 게임을 즐기는 중국인들의 삶을 조명했다. 아프리카 제2의 무역국인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무역 규모는 20년 전에 비해 50배나 늘었다. 이 책은 프랑스 언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알베르 롱드르상을 수상한 세르주 미셸 기자와 15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관한 르포를 써온 미셸 뵈레 기자, 2004년 월드프레스 포토 어워드를 수상한 파울로 우즈 기자의 합동 취재기다. 에코리브로/ 317쪽/ 1만6000원

    도요타 인재 경영 _ 제프리 라이커·데이비드 마이어 지음, 정준희 옮김

    지난 30년간 도요타의 성공비결이 공개됐지만 어떤 기업도 도요타만큼 성공하진 못했다. ‘인재육성’이라는 하드웨어는 도입했지만 ‘기업문화’와 ‘인프라’ 같은 소프트웨어는 만들지 못해서다. 저자 말대로 “기업이 다른 것은 사람들의 지식과 능력 때문”이다. 도요타 최초의 마스터 트레이너가 “장기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생산방식 개발과 인재 개발을 별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교육생이 배우지 못했다면 그것은 트레이너가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것”이란 도요타의 작업지도 방식도 마찬가지다. 저자 제프리 라이커는 미시간대학교의 산업공학부 교수로 도요타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저자는 “지식을 습득하고 전달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비즈니스북스/ 479쪽/ 2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인종주의 외
    남자심리학 _ 우종민 지음, 리더스북, 315쪽, 1만2000원

    대한민국 남자들은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나이 들수록 이래저래 고달파진다. 남자를 더 고달프게 만드는 것은 바로 남자의 자의식이다. 이런저런 콤플렉스와 증후군이 모여서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상담을 통해 만나본 한국 남성들의 스트레스는 정말 심각하다. 어찌 보면 한국 남자들이야말로 정신적인 소외계층이다. 게다가 한국 남자의 상당수는 ‘집단 자폐증’을 앓고 있다. 지능지수는 좋아도 사회적 센스가 떨어지고 공감을 잘 하지 못한다. 꽉 막힌 자기의 틀 안에 갇혀있고 고집이 세며, 남의 감정상태를 잘 읽지 못한다. 상사에게 아부는 잘 해도 정작 중요한 가족이나 동료 부하들의 마음을 읽는 데에는 젬병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는 남자가 의외로 많다.

    이젠 산업에서도 감성적인 소통을 잘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가정에서도 말이 잘 통하는 남편, 말귀를 잘 알아듣는 남편, 말을 잘 들어주는 아버지를 원한다.

    문제는 이런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점이다. 자기도 뭔가 대화가 잘 안 풀리고 “내가 이렇게 계속 살면 안 되는데…” 하고 느끼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더 답답하고, 그 답답함을 타박하고 원망하는 배우자와는 자꾸 부딪치기만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진료실과 기업교육, 직장인 상담 현장에서 경험한 숱한 사례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해결책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책 제목은 ‘남자심리학’이지만, 무거운 학문적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출퇴근길에 책장을 죽죽 넘기면서 자신을 돌아볼 몇 가지 팁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조직생활을 오래 해보지 못한 여성이라면 아버지와 남편, 연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자신도 한국 남자들이 겪는 콤플렉스나 고질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이 책은 나의 반성문이자 수양록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일중독 성향이 강하고 때론 귄위적이며, 남의 마음을 잘 읽고 배려하지 못한다.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고 실천하다보니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짐을 느낀다. 이를테면 완벽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이거 안 하면 죽나?” 이렇게 아주 세게 반문을 던지는 습관을 들였다. 몇백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다. 그만큼 마음의 집착은 무섭다. 2년 전에 미국 가면서 컴퓨터의 파일을 하드 디스크에 복사해 갔는데 그 많은 파일을 단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다. 그래도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너무 많은 것에 집착하고 살았음을. 남자다움이라는 허례허식보다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찾아주고 내가 평생 챙겨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한 질문을 던지는 데에 이 책이 큰 구실을 하리라 믿는다.

    우종민│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신과 교수│

    아름다운 인연 _ 현덕 김 스코글룬드 엮음, 현서윤 옮김

    저자는 수도의대(현 고려대학)를 졸업하고 스웨덴으로 이민 가 정신과 전문의가 되었으며 현재는 세계정신분석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 입양아들과 양부모를 치료한 30여 년의 경험을 풀어놓았다. 특히 해외입양을 한 열여덟 명의 경험을 자세하게 정리해, 양부모의 처지에서 입양 실태를 바라봤다. “정신과 의사로 아이들이 길을 잃고 헤맬 때 함께 안타까워하고 상처 받은 기본적 신뢰가 아물 때까지 몇 년이고 기다려주는 양부모들의 아낌없는 희생을 보아왔다. 나는 양부모의 처지에서 해외입양의 뒷면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글을 썼다.” 스웨덴에는 4만5000명의 해외입양아가 있는데 그중 20%가 한국에서 온 이들이다. 글을 읽다보면 인생의 위기에 대처하는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사람과책/ 270쪽/ 1만1000원

    차이위안페이 평전 _ 후궈수 지음, 강성현 옮김

    “차이위안페이는 낙후된 환경 속에서 인재들의 보고인 베이징대학과 중앙연구원을 만들어 중국 근대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베이징대학이 5·4 신문화운동의 발상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지원 덕분이다. 차이위안페이는 근대 중국 교육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스승이다.” 저장성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교육부 장관과 베이징대학교 교장을 지낸 그의 교육사상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책의 절반을 교육론과 학술사상에 할애했을 정도다. 저자는 “모순과 사회충돌이 빈번한 이 시대에 사상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위해 정진한 이의 정신을 알려주고 싶어” 펜을 들었다. 마오쩌둥이 “학계 태두요 만세의 귀감”으로 칭한 바 있는 차이위안페이는 “지덕체미가 조화된 전인교육을 실천에 옮기며, 학생의 독립적 사고와 자율적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김영사/ 612쪽/ 2만5000원

    동양과 서양의 위대한 만남 1500~1800 _ 데이비드 문젤로 지음, 김성규 옮김

    저자는 동서양 간의 초기 교류 시기인 1500~1800년대를 조망하고 있다. 데이비드 문젤로는 “동양이 일방적으로 서양의 문물을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중국과 유럽이 교류하는 과정에서 문화의 차용과 동화라는 현상이 양방향적으로 명백히 나타났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당시에는 동양에 대한 우월주의인 오리엔탈리즘이 생기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의 주장이 신선한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동양학자가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서양인의 시각에서 동서양 간의 초기 교류사를 체계적으로 살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그동안 조명되지 않은 예술·언어 분야 교류도 살폈다. 동서교류사 연구자인 저자는 ‘중국-서양 문화 관계 저널’의 발행인으로 베일러 대학 아시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휴머니스트/ 312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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