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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숙의 Art 에로티시즘 ⑫

성 노예 오달리스크의 비애

성 노예 오달리스크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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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노예 오달리스크의 비애

<오달리스크> 1753년, 캔버스에 유채, 51×64cm, 파리 루브르박물관 소장

남자의 정력은 평생 마르지 않는 샘물이지만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분명 화수분이건만 필요하다고 매번 용솟음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신체적 한계로 남자 매춘부가 여자 매춘부보다 적다.

그럼에도 남자들은 자신의 정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정력이 무한대일 줄 아는 것이다. 본인밖에는 아무도 확인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른바 정력남의 로망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워줄 하렘을 소유하는 것이다.

이슬람의 술탄에게 많은 처첩을 거느리는 것은 권력과 부와 정력을 상징했다. 하렘의 규모는 술탄의 능력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부유한 술탄은 보통 10여 명, 제국의 술탄은 무려 300~400명의 여자를 두었다.

하렘에서 사는 여자들을 통틀어 오달리스크라고 하는데, 술탄의 성적 욕망을 채워주는 노예들이다. 오달리스크는 술탄의 총애 정도에 따라 신분에 차이가 났다. 술탄의 아이를 낳은 여자는 노예이면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혜택을 거머쥐었다. 이 때문에 오달리스크는 술탄의 눈에 들기 위해 시간과 정열을 쏟아 부었다.

술탄의 사랑을 받는 여인을 그린 작품이 부셰의 ‘오달리스크’다. 커튼과 침대 시트가 뒤섞인 침실에서 튼실한 엉덩이를 드러낸 오달리스크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흐트러진 침대 시트와 오달리스크의 엉덩이는 술탄과의 사랑을 암시하며 침대 위의 구겨진 커튼은 술탄과의 요란했던 섹스를 상징한다.

성 노예 오달리스크의 비애

<그랜드 오달리스크> 1814년, 캔버스에 유채, 91×162cm, 파리 루브르박물관 소장

프랑수아 부셰(1703~1770)는 풍만하면서도 아름다운 엉덩이를 강조하기 위해 상반신에 옷을 반쯤 그려 넣었으며 탁자 위에 있는 도자기 물병과 진주 목걸이는 호화로운 하렘의 생활을 암시한다.

오달리스크는 술탄의 사랑을 받기 위해 몸매 관리는 물론 성적 기교를 배우는 데에 큰 돈을 쓴다. 하지만 정력이 넘치는 술탄도 매일 밤 많은 오달리스크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술탄이 아니면 섹스를 할 기회가 없었던 오달리스크는 성 충동을 달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성 충동을 달래고 있는 오달리스크를 그린 작품이 앵그르의 ‘그랜드 오달리스크’다.

화려한 실내에서 오달리스크는 공작 털로 만든 부채를 들고 있다. 공작 털 부채는 성 충동을 달래는 도구로서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성적 자극 수단으로 사용됐다. 앵그르는 오달리스크가 성 충동을 달래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여성의 성감대 중 발을 선택했다. 잘 정리 정돈된 침실은 술탄의 사랑을 받지 못했음을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 여인의 허리가 이상하리만큼 길고 엉덩이도 비정상적으로 크게 그려진 것은, 앵그르가 남성의 사랑을 받는 여성의 이상적인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전통적인 원근법과 명암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성 노예 오달리스크의 비애

<노예와 함께 있는 오달리스크> 1842년, 캔버스에 유채, 72×100cm, 볼티모어 워터스 아트 갤러리 소장

외부와 격리된 하렘에서 오달리스크는 술탄의 사랑을 받기 위해 살지만, 남자라곤 달랑 한 명이다보니 사랑받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 성적으로 가장 왕성한 나이지만 섹스하는 날보다 독수공방하는 날이 더 많은 오달리스크는 무료한 일상을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음악을 듣기도 한다. 권태를 떨쳐내지 못한 오달리스크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 앵그르의 ‘노예와 함께 있는 오달리스크’다. 남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여인의 누드와 이국적인 환상이 결합된 작품이다.

여자 노예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오달리스크는 손을 머리에 얹은 채 몸을 비튼 자세로 잠들어 있다. 뒤에는 흑인 남자 노예가 방을 지키고 있다. 오달리스크가 옷을 벗고 있는 것은 언제든지 술탄의 사랑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노예의 무표정한 얼굴은 노래에 관심이 없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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