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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KBS 시청료, 이제는 올려주고 지켜볼 때다

  • 김동률│KDI 연구위원·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매체경영학) yule21@kdi.re.kr│

KBS 시청료, 이제는 올려주고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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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료, 이제는 올려주고 지켜볼 때다

KBS 본사.

그화려함과 사회적인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방송은 하나의 사업일 뿐이다.(Glamour and social influence notwithstanding, television is a business). 미국의 한 저명 언론학자가 일찍이 주장한 말씀이다. 한마디로 ‘방송도 장사’라는 뜻이다.

물론 신자유주의를 기저로 한 시장주의에 대한 비판이 드센 2010년 감히 드러내 놓고 할 얘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도 기업일진대 시장논리를 벗어나는 건 곤란하다. 여기에서 미디어 시장주의는 결국 광고료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노동력(출연진) 등 생산요소를 투입해 산출물인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방송은 산업의 범주를 벗어날 수는 없다. 표현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와 함께 경제적 효율성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방송에서 경영논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유경쟁과 시장에 의해 운영되기보다는 정치권력에 의해 방송구조가 논의되고 재편된 역사였다. 마케팅도, 시청자도, 공적 의무도 별로 의식하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 비즈니스 측면을 무시하는 방송이 이른바 공영방송 시스템이다. 흔히 영국 BBC로 대표되는 공영방송은 시청료를 재원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상업방송과는 상당부분 궤를 달리하고 있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의 목적은 오직 기업의 이익(The business of business is business)”이라는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은 공영방송 체제에서 설득력을 잃게 된다.

“5000~6000원으로”

공영방송인 KBS(한국방송공사)가 28년 만에 시청료(수신료)를 올리겠다고 나섰다. 이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KBS 시청료를 현재의 ‘월 2500원’의 갑절이 넘는 ‘월 5000~6000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화할 경우 대략 7000억~8000억원의 광고가 풀릴 것이다.

그러나 시청료 인상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많은 시민에게 월 5000~6000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최 위원장 발언 직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시청료 인상 거부운동을 선언하고 나서는 등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거기다가 진보성향 매체는 지면을 대거 할애해 반대주장을 내놓고 있다. 시청료 인상은 점차 보수와 진보 간의 한판 싸움으로 커지고 있다. 심지어 보수 언론 내부에서도 미묘한 입장차이가 나타난다.

KBS가 시청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공영방송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 정도로 볼 수 있다. 시청료는 공익성 제고 측면에서 봐야지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종합편성채널 먹을거리 퍼주기’라는 종편 광고 기반 측면에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지상파 상업방송과 케이블 채널이 넘치는 시대에 시청자로부터 시청료를 올려 받으려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시청료를 부담하는 것은 공영방송이 오직 공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 공영방송이 말 그대로 공정하고 객관적일 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국민은 지갑을 열게 된다.

그러나 현재 KBS를 보는 눈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가장 비판받는 대목은 사장 인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참모 출신인 김인규씨를 사장에 앉힌 것부터 그렇다. 집권자의 제 사람 심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정치관행이긴 하다. 미국의 잭슨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한 계층에 공직을 개방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실천 원리’라고 생각해 이른바 ‘엽관주의 인사제도(Spoil System)’를 앞장서 실천했다. 엽관제는 정당정치를 구현하고 관료제의 침체를 예방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선진국에선 공영방송의 경우엔 다른 정부 조직과는 달리 엽관제에 의한 인사를 지양해왔다. 공영방송은 공익적이어야 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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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KDI 연구위원·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매체경영학) yule21@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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