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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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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수만 년 동안

하늘로 올라간 조상의 영혼들이

이 무렵 은가루 되어

따으로 되돌아오는 것일까

남과 북, 동서의 구별 없이

전국 방방곡곡에 내리는 눈

송이마다 모양은 다르지만

익숙한 몸짓으로 사뿐히 내려앉는다

낮은 지붕과 장독대 위

헐벗은 나뭇가지의 까치집에도

삶의 무게만큼 눈이 쌓인다

모처럼 하늘과 땅

저승과 이승이 한데 어울려

잔치를 벌이는 날

개마공원과 개골산 골짜구니

거기서 발 구르던 눈보라

묘향산 기슭에서

서산대사의 눈길과 마주쳤던

그 눈송이가 지금 여기 온 것일까

아, 내리는 눈발 하염없이 바라보며

지나온 세월 유리창에 비추어 보노니

천 갈래 만 갈래 얽힌 사연

실타래 풀 듯

나도 한 점 눈송이 되어

우주 속으로 뒤섞여 간다

강인섭

● 1936년 전북 고창 출생
●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 대통령정무수석, 14,16대 국회의원 역임

● 시집 ‘녹슨 경의선’ ‘강인섭 통일시집’ 등

신동아 2010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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