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호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입력2010-06-04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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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라고 하면 보통 한곳에 자리를 잡고 물건을 파는 가게가 즐비한 풍경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움직이는 시장도 있다. 시장이 발 달린 생명체처럼 계속 자리를 옮겨 다닌다. 물건이 이동하고 돈이 돌아다니듯이 시장도 한곳에 멈추지 않는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행상들이 바로 그런 시장이다. 움직이는 사람이 그대로 점포가 되고, 또 시장이 되는 행상은 그래서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발품 혹은 온전히 노동력을 파는 것처럼 보인다.

    하노이의 행상들은 ‘가잉’이라 불리는 베트남식 지게를 지고 다닌다. 한쪽 어깨에 멘 긴 막대 양끝에 나무 광주리를 달고 거기에 물건을 넣고 다닌다. 여행자의 눈에는 꽤 이국적으로 보이지만 그 무게 때문에 그들의 어깨에는 검은 멍이 사라질 날이 없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베트남 전통지게인 ‘가잉’을 멘 과일 행상. 잠시 길에서 지친 몸을 쉬고 있는 행상의 모습(오른쪽).

    가잉이 아니면 행상들은 보통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그냥 가방이나 광주리에 물건들을 넣고 다니면서 판다. 물건 중에는 과일, 꽃, 잡화, 간단한 음식들, 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열대에서 나는 과일 중에는 모양과 맛이 특이한 것이 많다. 또 꽃은 어떤가? 제단에 바친 꽃에서는 일종의 신비함마저 느껴진다. 식물의 잎사귀로 말아 싼 간단한 밥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하노이의 행상들은 번화한 대로변이라고 부끄러워하거나, 좁은 골목이라고 얕잡아보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이요,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장일지 모른다. 가끔 그 시장이 그립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1. 폐선이 된 철도변에도 시장은 있다.



    2. 길거리에서 잎사귀로 밥을 싸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

    3. 열대 지방에서 나는 이국적인 과일.

    4. 하노이에서 가까운 하롱베이에는 물위의 행상들도 있다.

    5. 호안 키엠 호수 주변에서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자전거에 꽃을 싣고 팔러 다니는 남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1. 골목 여기저기에서 쉽게 만나는 행상들.

    2. 사람 왕래가 잦은 곳에는 난전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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