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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숙의 Art에로티시즘 22

비너스의 다채로운 일상

비너스의 다채로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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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의 다채로운 일상

<비너스의 탄생> 1486년경, 캔버스에 템페라, 184×285㎝, 우피치 미술관 소장

신이 창조해낸 피조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여자다. 여자의 육체는 그 어떤 자연보다도 완벽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의 아름다움은 자연보다는 비너스 조각상과 비교해서 평가한다. 그래서 여자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비너스 같다’는 말이다. 비너스는 완벽한 여성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따르면 비너스는 바다의 물거품에서 탄생했다. 크노소스가 복수로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바다에 버리자 물거품이 일어나면서 비너스가 태어났다. 비너스 탄생의 순간을 그린 작품이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비너스는 화면 중앙의 조개껍데기 위에 서 있다. 비너스는 희미하게 반짝이는 하얀 피부 때문에 마치 대리석 같은 느낌을 준다. 보티첼리는 고대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비너스의 자세를 정숙하게 표현했다. 그는 검은색 선으로 인물의 윤곽선을 뚜렷하게 표현해 인물의 명료함을 강조했으며, 비너스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 고대 전설을 인용했다. 고대 전설에 따르면 장미꽃은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생겨났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의 탄생을 보여주는 것이 조개껍데기와 화면에 떠다니는 장미꽃이다.

화면 왼쪽에는 미풍 아우라에게 단단히 끌어안긴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날아오고 있다. 그들 두 신은 비너스를 해변으로 불어 보내고 있다. 화면 오른쪽에선 계절의 여신 플로라가 해변에서 비너스를 맞으며 그녀를 위해 옷을 펼쳐 들고 있다. 플로라의 옷을 장식한 꽃은 그녀가 봄의 여신임을 알려준다.

보티첼리의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비너스는 시모네타 베스푸치라는 여인이다. 그녀는 마상대회에서 일등으로 꼽힐 정도로 15세기 피렌체를 대표하는 미인이었다. 다방면에 재능이 있던 그녀는 요절하고 만다. 보티첼리는 그녀를 흠모했지만 생전에는 그리지 못하고 사후에 여신으로 표현했다.

비너스의 다채로운 일상

<잠든 비너스> 1944년, 172×199㎝, 런던 테이트 갤러리 소장

여성에게 비너스는 완벽한 팔등신 몸매를 상징하지만, 남성에게 비너스는 꿈의 여신이다. 그녀와의 하룻밤 정사가 모든 남자의 로망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로망을 비너스로 표현한 작품이 폴 델보의 ‘잠든 비너스’다. 이 작품은 신화를 이용해 프로이트의 꿈을 해석하고 있다.

고요한 달빛이 비치는 도시 광장에서 화려한 장식이 있는 긴 의자에 비너스가 팔을 들어 올린 채 잠들어 있다. 비너스 앞은 해골 마네킹이 지키고, 붉은색 모자를 쓴 여자는 해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골은 죽음을, 붉은 모자를 쓴 여자는 성욕을 암시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은 욕망과 공포의 결합을 의미한다.

왼쪽의 도리아식 건물과 비너스 뒤에 있는 이오니아식 신전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그리스식의 고전적 건축물은 죽은 장식물로 비현실적인 공간임을 강조하며, 누워 있는 여자가 비너스임을 나타낸다. 막혀 있는 광장은 충족되지 못한 성적 욕망을 나타내며, 광장 중앙에서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리고 있는 여자나 쓰러져 있는 여자들은 잠든 비너스의 꿈을 상징한다.

델보는 이 작품에서 꿈과 비현실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배경과 사물을 임의적으로 배치했다. 델보는 초기에 표현주의와 인상주의를 추구했으나 키리코와 마그리트의 만남을 계기로 크게 영향을 받아 화풍을 초현실주의로 바꿨다. 이 작품은 그의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비너스의 팔등신 몸매는 소녀에게서 볼 수 없다. 성숙한 여인만이 비너스와 같은 팔등신 몸매를 드러낸다.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하는 시작은 생리다. 남자가 변성기를 겪으면서 소년에서 남자로 바뀐다면 여자는 생리가 시작되면서 소녀에서 여자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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