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영화 속 술 이야기 21

‘데스프루프’와 샤르트뢰즈

1000년 전통 비법으로 빚은 ‘리큐어의 제왕’

  • 김원곤|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 |

‘데스프루프’와 샤르트뢰즈

1/3
  • 이 잔혹한 영화에 이 달콤한 술이 왜 나왔을까.
  • 타란티노 감독 영화의 대사들처럼 그저 ‘이유 없는 등장’일까.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술도 과음하면 ‘데스프루프’를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 위함일까.
  • 아름다운 연둣빛 그 자체를 지칭하는 용어가 된 샤르트뢰즈엔 프랑스 산속 수도원의 1000년 비기(秘技)가 담겨 있다.
‘데스프루프’와 샤르트뢰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인상에서 풍기는 느낌만큼이나 파격적이면서 폭력미학적인 영화철학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1963년 미국 테네시 주 녹스빌에서 태어난 그는 ‘수원지의 개’(Reservoir Dogs·1992), ‘펄프픽션’(Pulp Fiction·1994), ‘킬빌’(Kill Bill Vol.1/2003, Vol.2/2004)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데스프루프’(Death Proof)는 그의 2007년 작품으로 이른바 ‘B급 영화’의 전형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어느 네티즌의 평처럼 ‘최고의 짜증과 최고의 쾌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타란티노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덕분에 상당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 마이크(커트 러셀 분)는 자동차 액션 전문 스턴트맨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타이틀일 뿐 사실 그는 자동차를 이용해 젊은 여자들만 전문적으로 살해하는 변태 살인광이다. 그는 텍사스 주의 오스틴 시에서 매력적인 여자 3명을 표적으로 삼고 따라붙는다. 그들은 지방 방송국 DJ인 줄리아를 중심으로 모인 친구들이다. 여느 평범한 미국 처녀들처럼 그들은 끼리끼리 남자친구 이야기도 해가며 즐거운 자동차 나들이를 떠난다. 도중에 들른 단골 바에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술도 마시며 즐겁게 논다. 그들은 바로 그곳에서 은밀히 자신들을 노리던 마이크와 비극적으로 조우한다.

대반전…살인마의 최후

마이크는 바에서 만난 줄리아의 또 다른 친구인 팸이란 여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 그녀를 집까지 태워주겠다고 나선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칸막이가 있는 그의 차를 보고 의아해하는 팸에게 마이크는 ‘스턴트용’이라며 자기의 차는 탑승한 사람이 절대로 죽지 않는(데스프루프·Death Proof) 차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팸은 마이크의 의도적인 난폭운전과 급제동으로 조수석의 유리 칸막이에 사정없이 부딪히다 죽고 만다. 숨을 거두기 전 팸은 ‘데스프루프는 운전석에만 통용되는 말’이라는 마이크의 히죽거림을 듣게 된다.

마이크의 다음 표적은 바에서 나와 호숫가로 향하던 3명의 줄리아 일행이었다. 그의 살인 방법은 놀랍게도 자신의 차를 전속력으로 몰아 그들의 차와 정면충돌하는 것. 자기 생명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무모한 방법이지만, 스턴트 차의 견고함에 대한 자신과 살인마적인 광기가 어우러져 이 살인 계획은 그대로 실행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의 의도대로였다. 세 여자는 현장에서 무참하게 즉사하고, 그는 복합 골절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그로부터 14개월 후 무대는 테네시 주의 레바논 시로 바뀐다. 부상에서 말끔히 회복된 마이크는 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나선다.

그런 그의 눈에 4명의 아리따운 젊은 여자가 들어온다. 이 살인마 앞에 이들 처녀의 생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신세로 보였다. 그들은 우연히 휴가가 맞아떨어져 한 차로 나들이를 나와 있었다.

살인마 마이크의 무서운 계획을 알 리 없던 그들은 일행 중 조이의 제안으로 닷지 챌린저라는 튼튼한 차를 빌려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겨보기로 했다. 마침 중고차 판매로 나온 닷지 챌린저를 한 대 물색해 시운전을 명목으로 타고 나온다. 대신 친구 중 한 명을 ‘담보’로 맡길 수밖에 없어 나머지 셋이서 차를 몰고 나섰다.

그런데 조이의 목표는 보다 화끈한 것이었다. 즉 주행 중에 조이가 끈에 의지한 채 자동차 밖으로 나가 보닛 위에 매달려 가는 스릴을 맛보는 것이었다. 과거에 그런 아찔한 모험을 경험한 바 있는 친구는 처음엔 거절하지만 결국 그녀의 원을 들어주게 된다.

그들이 그런 모험을 즐기고 있을 때 마이크의 차가 어디에선가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들의 차에 마구 부딪히며 조이의 생명과 함께 차를 전복 직전까지 몰고 간다. 이것으로 모든 상황이 끝나는 것 같았다. 자신의 생명을 내걸고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에게 이들 평범한 여자들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겠는가.
1/3
김원곤|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 |
목록 닫기

‘데스프루프’와 샤르트뢰즈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