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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 겨냥한 명품 비즈니스의 세계

3차원 쇼룸에서 ‘신상’보고, 백화점 편집매장에서 ‘원스톱 쇼핑’

  • 이남희 기자│irun@donga.com

중년 남성 겨냥한 명품 비즈니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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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 남성이 최근 명품업계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 패션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쇼핑 철학을 지닌 이들은 옷차림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패션 감각을 드러내는 40~50대 남성을 위한 명품 비즈니스의 모든 것.
#. “창의적 디자인에 끌리다”

중년 남성 겨냥한 명품 비즈니스의 세계

제일모직이 ‘노무족’을 겨냥해 선보인 니나리치 남성복의 광고 컷. 프랑스 스타일 아이콘 뱅상 카셀이 모델로 나섰다.

“동년배 친구들이 술, 담배에 쓰는 비용을 저는 패션에 투자합니다. 무조건 비싼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디자인이 얼마나 창의적인가’로 구매를 결심하죠.”

중견기업 간부 박모(51)씨는 까다로운 심미안과 쇼핑 철학을 지닌 소비자다. 주말에 아내와 함께 브런치를 먹은 후 백화점이나 아웃렛을 둘러보는 것은 그의 즐거움 중 하나. 영혼이 통하는 물건을 ‘발견’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다른 아이템에 비해 저렴한 안경은 그에게 최상의 사치품이다. 옷 색깔, 분위기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그는 세미 정장에 타테오시안의 뿔테 안경을, 노타이 차림의 댄디한 룩에는 모스코(Moscot)의 투톤 컬러 안경을 매치한다. 때론 섹시한 신사 느낌의 톰 포드, 스타일리시한 빅터 앤 롤프, 개성 넘치는 알랭미끌리의 안경도 즐겨 쓴다.

‘남자의 로망’인 시계는 특히 그가 고심해서 소비하는 궁극의 아이템이다. 아들에게 물려줄 것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것이 롤렉스의 데이토나 골드 모델. 이 시계는 롤렉스(Rolex)가 후원하는 국제모터스포츠협회(IMSA)의 데이토나 경주대회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그는 “전통적인 이미지의 롤렉스가 선보인 데이토나의 혁명적인 디자인이 나를 사로잡았다”고 털어놓았다. 프랭크 뮐러의 가죽 스트랩 시계는 ‘창업자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해 구입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프랭크 뮐러는 시계 수리공 장인 면허를 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내놓았어요.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시계 브랜드들과 경쟁하며 빠르게 성장했죠. 다양한 시계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며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를 만들어낸 그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싶었어요.”

그는 ‘쇼퍼홀릭’처럼 보이지만, 충동구매는 하지 않는다. ‘10년간 정말 좋아하며 가지고 다닐 수 있을까’를 먼저 고려하기 때문이다. 유행을 따르는 아이템에는 흥미가 없다. 차별성과 희소성을 가진 제품이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는 “자기만의 패션 스타일을 잘 갖춘 사람이 창의적인 일도 더 잘한다”고 강조했다.

패션에 관한 그의 풍부한 지식과 뚜렷한 철학은 감탄을 자아낸다.

“사회 변화를 이끄는 것은 꼭 제도나 법이 아닙니다. 문화 트렌드, 패션의 혁명을 통해 변화가 이뤄진 적이 더 많습니다. 과거 법 개정을 통해 여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졌지만, 실제로 여성의 사회 진출을 공고히 한 것은 코코 샤넬이 만든 바지였습니다. 남성이 패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브랜드로 나를 표현하다”

BMW 강남점의 장덕수(40) 과장은 명품과 중저가 브랜드를 ‘믹스 매치’ 하는 감각적인 소비자다. 몸에 잘 맞는 중저가 브랜드 킨록의 슈트를 즐겨 입으면서도 시계와 구두는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구입한다. 100% 수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영혼이 담긴 구두’로 불리는 벨루티의 기성화와 오메가의 ‘007’ 리미티드 에디션 시계는 그가 특별히 아끼는 품목이다. 장 과장은 “액세서리는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된다”며 “내가 착용한 브랜드로 나를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남성 패션지를 구독하는 것은 기본. 해외 명품 편집매장인 ‘분더샵’에서 신제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물건은 면세점이나 세일 기간 백화점에서 구입한다. 부인이 골라주는 대로 입는 보통 남자들과 달리, 그는 ‘나 홀로 쇼핑’을 고집한다. 구매를 결심하기 전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신상 리뷰’도 꼼꼼하게 읽어본다.

그는 ‘리폼(reform)의 마법’도 즐긴다. 지난 여름, 사이즈가 조금 컸던 아르마니의 스리버튼 슈트를 슬림하게 리폼해 입었다. 원단이 좋은 명품 슈트의 디자인을 유행과 취향에 맞게 변형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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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기자│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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