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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이름, 묘호 外

왕의 이름, 묘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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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왕의 이름, 묘호 _ 임민혁 지음, 문학동네, 158쪽, 8800원


왕의 이름, 묘호 外
국사 공부를 할 때 생기는 의문 중 하나는 왕의 이름에 관한 것이다. 왕의 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었을까? 왕은 생전에 이 이름을 썼을까? 그동안은 역사학자들조차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신통치 않거나 엉뚱한 답을 하기 일쑤였다. 국가의례를 공부하던 필자는 이에 대한 호기심에 관련 자료를 들춰봤다. 접근하면 할수록 드러나는 왕 이름의 실체에 희열이 느껴졌다. 이를 누가 알았으랴.

‘왕의 이름’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려면 왕의 이름이 본래 묘호(廟號)라는 걸 알아야 한다. 묘호는 사당의 이름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왕의 이름으로 친숙해진 것은 역사서의 본기에서 왕대를 표시할 때 가장 앞에 놓이고, 그 왕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널리 쓰였기 때문이다.

묘호는 하늘이 천자에게 내려주는 이름이다. 조선의 왕은 천자가 아닌 제후였으므로 중국에서 내려주는 시호에 왕자를 붙여 ‘모왕(某王)’이라 칭해야 했다. 고려 말의 충렬왕, 공민왕 등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조선의 왕과 신하들은 이를 거부하고 묘호를 올렸다. 중국에 대한 사대(事大)보다 국가와 사회질서, 왕실의 정통성 확립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종묘에 가서 조상들에게 시호를 내려줄 것을 청했다. 천명을 받은 왕은 하늘에 계신 조상에게서 묘호를 받았다.

묘호의 구체적인 제정원리는 종법(宗法)이다. 종법은 적장자가 종자(宗子)의 지위를 상속하는 제도다. 따라서 왕조를 건국한 시조는 태조라 칭하고 그를 계승하는 종자는 ‘종’이라 해야 한다. 그래야 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았다. 이것이 묘호의 권위요 왕권의 상징이었다. 조공종덕(祖功宗德)은 부수적인 원리에 지나지 않았다.

묘호는 왕의 사후, 왕의 생전의 업적을 평가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묘호 두 글자 중에서 조종(祖宗)의 앞 글자 한 자가 시호인데, 이 시호는 시법의 원리에 따라 정해졌다. 왕의 생전 업적을 선악(善惡)으로 평가한 뒤 좋고 나쁜 시호를 정해 올렸다. 이러한 묘호의 성격 때문에 당시의 왕과 신하들은 조종과 시자(諡字)를 놓고 많은 갈등을 빚었다. 임진왜란 때는 원병으로 입국한 명나라 관료 정응태가 묘호 사용을 트집 잡아 협박하면서 외교분쟁을 야기했고, 일제강점기에는 실록 편찬을 계기로 조선총독부에서 고종과 순종의 묘호를 말살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 국왕의 묘호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당시의 유교 윤리와 국가이념, 통치철학, 역사 등 인간의 사고를 종합하는 가치판단으로 빚어낸 창조물이다.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묘호 두 글자에 담긴 이런 정치적 의미와 포폄(褒貶)의 정신 때문에 조선 역대 국왕은 모두 이를 두려워했다. 시자 한 글자에 선악이 담겨 있고, 조종은 왕권의 정통성을 담보했기 때문이다. 묘호는 단순한 왕의 이름이 아니라, 두려운 역사적 존재다.

임민혁│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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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분쟁의 아틀라스 _ 파스칼 보니파스·위베르 베드린 지음, 남윤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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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사건이 벌어졌을 때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인 저자 파스칼 보니파스는 프랑스의 TV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북한의 행동을 ‘비이성적’이라고 보는 일반적인 시각에서 탈피해 그는 북한이 연평도 폭격을 선택한 ‘이성적’ 판단의 배경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또 다른 저자 위베르 베드린은 프랑스 외교부 장관 등을 역임한 국제정세 전문가. 두 저자는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발단과 전개 과정,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36개 지역의 분쟁을 분석하고 미래 예측 시나리오도 정리했다. 분쟁 지역을 세계 지도에 표시한 뒤 위기의 정도를 색으로 표시해 우리를 둘러싼 여러 분쟁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책과함께, 144쪽, 1만1800원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_ 김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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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주는 행보는 우리가 그들에게 품었던 막연한 기대를 배반한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폭격 때 북한을 비호했고,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에서는 패권자의 면모를 노골적으로 보였으며, 서해상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침몰하자 도리어 우리나라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 연구실장인 저자는 이러한 중국의 행동 방식을 연구하고, 그 배경을 분석한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이 패권국가가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감과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뿌리 깊은 중국 콤플렉스 때문에 중국에 대해 왜곡된 분석틀을 갖고 있었음을 지적하고, 한반도의 통일과 국제관계 변화 속에서 중국이 보일 미래 행보에 대해 전망한다. 살림, 240쪽, 1만2000원

책임혁명 _ 제프리 홀렌더·빌 브린 지음, 손정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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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좋은 상품만 만들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이제 낡은 것이 됐다. 제품을 고르거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준수 여부를 살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CSR은 이산화탄소 감축, 에너지 절약 등부터 경영 투명성 확립,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 명확한 기업 의식 정립 등까지 포괄하는 개념. 저자 제프리 홀렌더는 미국의 친환경 가정용품 브랜드 ‘세븐스 제너레이션’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으로, CSR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들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회사를 비롯해 나이키·이베이·파타고니아·오가닉밸리 등 여러 기업의 CSR 사례를 분석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이제는 기업들이 CSR을 기업 경영과 미래 전략의 핵심 위치에 놓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도서출판프리뷰, 280쪽,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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