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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의 미디어비평

디지털 프랑스 혁명

  • 김동률│서강대 MOT대학원 교수·매체경영학 yule21@empas.com

디지털 프랑스 혁명

디지털 프랑스 혁명
소셜 미디어(Social media)가 역사를 바꾸고 있다. 독재국가의 국민에게 자유와 민주를 안기고 있다. ‘디지털 프랑스 혁명’이다.

재스민 민중혁명은 튀니지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이어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 30년 철권통치도 민중의 힘으로 막을 내렸다. 여기엔 소셜 미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 정권은 자국의 인터넷에 ‘이집트’라는 단어조차 등장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틀어막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소셜 미디어는 무슨 위력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소셜 미디어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 경험을 서로 공유하고 참여하도록 하는 인터넷 기반 매개체를 의미한다. 유기체처럼 변화하기 때문에 소비와 생산의 일반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하지 않는다. 양방향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UCC가 여기에 포함된다. 언론학자인 머릴(J.C. Merill)과 로웬스타인(R.L. Lowenstein)은 이러한 미디어 이용 행위를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으로 정의한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동시에 생산도 하는 이른바 프로슈머(prosumer: producer(생산자)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활동하는 것이다.

사람의 본능적인 욕망

소셜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본능적인 자기표현 욕망과 관련돼 있다. 사람들 대부분은 인터뷰를 사양한다면서 화장실에 가서 화장을 고치고 카메라 앞에 선다. 그게 사람의 속성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누구나 손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이 이면에는 참여와 공감이라는 유인 기제가 작용한다.

이번 이집트 사태에도 소셜 미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 중동담당 최고 임원이 소셜 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을 이용해 이집트 민주화운동을 발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집트 민주화운동의 성공은 소셜 미디어의 승리라고 단정했다. 역사적으로 미디어는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동시에 사회변혁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물론 미디어 학자에 따라서는 미디어가 사회변혁 운동을 이끌어왔는지 아니면 사회변혁 운동을 반영해왔는지에 대해 입장이 갈린다. 그러나 이번 이집트 민주화 시위나 1987년 한국의 상황을 보더라도 미디어가 때에 따라 사회변혁 운동의 결정적인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은 틀림없다.

시민혁명, 군부 쿠데타 등과 같은 급박한 일이 벌어져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 때 미디어가 어떠한 정치적인 입장을 대변하느냐에 따라 사회변화의 방향이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미디어는 위력적이다. 기존 정권을 전복하려는 세력의 성공 여부는 미디어를 장악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디어는 본디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지만 이제 의사소통을 지배하고 군림하는 위치에 서 있다. 미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위협적이다.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광우병 파동 때 MBC 프로그램 ‘PD수첩’을 본 여중생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

2012년 대선에 위력

이제 미디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언론의 정파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민주정치에서 스스로 도태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모든 길은 미디어로 통한다는 말쯤으로 바꾸어야 할 때가 왔다.

소셜 미디어는 대중을 뉴스의 ‘정직한 생산자’이자 ‘대규모 소비자 집단’으로 포섭한다. 이를 통해 대중이 주류 미디어에 필적하는 가공할 만한 미디어 권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이집트 주류 언론이 무바라크의 나팔수 기능만 하고 있을 때 소셜 미디어가 그의 철권통치를 무너뜨리고 마는 이유가 된다.

소셜 미디어는 2012년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임에 틀림없다. 소셜 미디어가 이웃나라인 중국에서 언론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1당 독재 권력에 앞으로 어떠한 충격을 주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신동아 2011년 3월 호

김동률│서강대 MOT대학원 교수·매체경영학 yule21@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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