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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戀人」 김현경이 고른 「김수영의 詩」

  • 글·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사진·김도균 객원기자

「김수영의 戀人」 김현경이 고른 「김수영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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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라고 일갈한 김수영의 시는 시대마다 다르게 호출돼 울린다.
  • 김수영의 아내 김현경은 1960년 8월 김수영이 쓴 시 ‘가다오 나가다오’를 낭송해보라고 했다.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이 우리나라에 한 번이라도 와봤나요. 줄 딱 그은 후 나라를 동강냈습니다. 현재도 그때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김수영의 戀人」 김현경이 고른  「김수영의 詩」

너희들 미국인 소련인은 하루바삐 나가다오 가다오 너희들의 고장으로 소박하게 가다오 -詩 ‘가다오 나가다오’에서

「김수영의 戀人」 김현경이 고른  「김수영의 詩」

35℃ 폭염 속에서 김현경이 끓여낸 닭죽.

낯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었다. 김현경이 사는 집(경기 용인시 마북동) 부엌에는 닭죽이 끓었다. 8월 5일 정오다.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刹那)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김수영, ‘사랑’(1961)


김현경은 김수영(1921~1968)의 아내다.

“김수영 시인은 초고를 백지에 썼어요. 시를 다 지으면 나를 불러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옮겨 적게 했습니다.”

김수영이 쓴 시가 적힌 육필 원고 대부분이 김현경 글씨다. 첫 독자, 대필자가 그다. 보석 같은 아내, 애처로운 아내, 문명된 아내라고 김수영은 적었다.

김현경은 1927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태어났다. 경성여자보통학교(현 덕수초등학교)와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영문과에서 수학했다. 정지용 시인에게 시경(詩經)을 배우며 프랑스와 일본 전위파 문학에 심취했다.

1950년 4월 김수영과 결혼해 장남 준(雋)과 차남 우(瑀)를 뒀다. 서울 동부이촌동, 신문로에서 의상실을 했으며 미술 컬렉터 및 디렉터로 활동했다. 1968년 6월 목숨을 잃은 김수영을 지금껏 그린다.

“더는 내 기억 속에 늙지 않은 당신. 기억 속에서 당신은 48세 모습으로 정지해 있는데 저는 서재 유품을 피붙이처럼 안고 15번 이사를 거듭하면서 이렇게 지독한 사랑의 화살을 꽂고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쓰던 테이블, 하이데거 전집, 손때 묻은 사전과 손거울까지…. 나는 아직 당신과 동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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