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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CEO부터 가정주부·학생까지 사로잡은 ‘드러커 경영학’의 힘

경영 소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열풍

  • 이우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rilwk@seri.org

글로벌 기업 CEO부터 가정주부·학생까지 사로잡은 ‘드러커 경영학’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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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일본에서 220만부 이상 판매되며 ‘1Q84’를 뛰어넘어 최다 판매 부수를 기록한 화제의 소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됐다. 2005년 세상을 떠난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를 새롭게 주목받게 한 이 작품의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 CEO부터 가정주부·학생까지 사로잡은 ‘드러커 경영학’의 힘

최근 번역 출간된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지난 4월25일부터 일본 NHK에서 10부작으로 방영한 애니메이션 한 편이 우리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모시도라’라는 독특한 제목의 이 애니메이션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지난해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군 한 무명작가의 청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시도라’는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라는 책 제목에서 ‘만약’이라는 뜻의 일본어 ‘모시(もし)’와 드러커의 일본식 발음인 ‘도라(ドラ)’를 따서 만든 조어. 이 소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무라카미 하루키 ‘1Q84’의 연간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어 2010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됐을 정도다. 이 책은 최근 국내에서도 출간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만년 하위팀 고교 야구부의 매니저를 맡게 된 여고생 미나미가 우연히 피터 드러커의 책 ‘매니지먼트’를 읽으면서 그의 경영 이론을 선수들에게 적용, 팀을 혁신시키고 마침내 고시엔(전국대회)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기업은 물론 학교, 심지어는 병원에서까지 드러커 열풍이 불고 있다.

알려진 대로 드러커는 분권화, 목표관리, 고객창조, 지식 노동자와 같은 경영개념을 만들어낸 미국 출신 경영학자로 ‘경영의 발명가’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지는 그를 ‘20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라고 했다. 2005년 세상을 떠난 드러커가 왜 지금, 무엇 때문에 새롭게 조명되는 것일까. 과연 드러커의 어떤 점이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인간을 사랑한 경영학자

사실 그의 책은 일반인이 이해하고 실천하기에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드러커의 경영 철학이 몸에 와 닿고, 또 실천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는 모양이다. 따라서 학교 서클 활동, 상점 경영, 기업 경영은 물론 심지어는 당뇨병 치료에까지 드러커의 경영 철학을 적용해 성공했다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드러커는 1930년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케인스의 강의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경제학은 상품의 움직임에 주목하므로 인간이나 사회에 관심이 있는 자신은 경제학자가 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후 경영학자가 된 그는 약 40권의 책을 저술했는데, 드러커에게서 큰 영향을 받은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드러커가 저작활동에 몰두한 것은 회사를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평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 CEO부터 가정주부·학생까지 사로잡은 ‘드러커 경영학’의 힘

피터 드러커의 경영 이론을 알기 쉽게 풀어쓴 소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은 일본에서 ‘1Q84’를 누르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인간애를 중시한 드러커는 “사원은 코스트(cost)가 아니라 자원이다”라고 해 특히 일본인에게 상당한 감명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중시하는 종신고용제도와 사상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드러커의 이러한 경영철학을 충실하게 받아들인 대표적인 기업이 도요타자동차다. 1950년 도요타자동차의 창업자인 도요타 기이치로는 경영위기로 종업원을 구조조정한 뒤 그 책임을 지고 사장직에서 사임했다. 이를 계기로 도요타는 고용에는 두 번 다시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을 사시(社是)로 정했다. 하지만 드러커가 완전한 종신고용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는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완전 고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드러커가 남긴 수많은 명언 중 최근 일본 경영자들에게 가장 깊은 반향을 일으킨 것은 “기업의 목적은 고객 창조다”인 것 같다. 새로운 시장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드러커의 이 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드러커의 광팬임을 자임하는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은 “진정으로 좋은 옷,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가진 옷을 창조해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좋은 옷 입는 즐거움·행복·만족을 제공합니다”를 회사 미션으로 정했다. 드러커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니클로는 폴라플리스 소재로 만든 ‘후리스’ ‘히트텍’ 등의 의류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수천만 장을 판매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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