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호

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나는 가수다’ 통해 본 디지털 음원 수익 분배 실태

  • 송화선 기자│spring@donga.com

    입력2011-06-23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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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들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 MBC ‘나는 가수다’가 올해 500억원 이상의 음원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프라인 음반 시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음악산업의 중심이 디지털 음원 판매 쪽으로 급속히 옮겨가는 모양새다. 달라진 시장 환경에서 음악 창작자들은 제 권리를 보장받고 있을까. 실태를 들여다봤다.
    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요즘 음악시장에서 가수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는 음원, 곧 디지털 콘텐츠 판매량이다. 새 앨범이 출시되면 타이틀곡이 온라인 음원 차트 몇 위를 기록했는지가 관심 대상이 된다. 최근 화제몰이 중인 MBC 오락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인기도 음원 판매량을 통해 입증된다. 국내 6개 주요 음악 서비스 사업자와 이동통신사의 온라인 매출 데이터를 집계해 순위를 발표하는 우리나라 공식 차트 ‘가온차트’에 따르면 3월 첫 주부터 5월 마지막 주까지 국내 주요 음악사이트에서 ‘나가수’ 관련 음원은 2398만9471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환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수치에 대해 “‘나가수’를 통해 방송된 음원이 우리나라 다운로드 시장의 17%, 스트리밍 시장의 14%를 차지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나가수’의 음원 판매 수익은 5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올 1분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아이유의 음원 매출이 60억원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액수다.

    그렇다면 ‘나가수’ 출연 가수들은 TV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인 대가로 ‘대박’ 수익을 거두게 된 걸까.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디지털 음원 콘텐츠 매출이 바로 가수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음반시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음악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가수가 직접 만들거나 작사·작곡가로부터 받은 곡을 녹음해 제작사를 통해 음원을 내놓는 것까지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음반 제작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제는 홍보 대행사나 기획사를 통해 음원사이트와 계약을 맺고 음원이 온라인에서 팔릴 수 있도록 하는 단계가 하나 추가된다. 따라서 디지털 음악 콘텐츠의 수익도 가수와 작사·작곡가 등 저작권자, 음반제작자뿐 아니라 △음원 유통 사이트 △음원을 벨소리·통화연결음 등으로 가공하는 제휴사 등과 함께 나누게 된다.

    매출의 0.4% 수익

    디지털 음원이 판매되면 음원 제작자의 모임인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 작사·작곡가의 모임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가수·연주자의 모인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 등 세 단체가 각각 음원 유통업체로부터 수익을 나눠 받고 남은 금액을 유통업체가 갖는다. 음제협 음저협 음실련의 배분 비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라 정해지는데, 현재 인터넷 음원사이트에서 한 곡이 다운로드되면 제작사는 매출의 40%, 작사·작곡가는 9%, 가수 및 연주자는 5%를 받도록 돼 있다. 이용 기간이나 곡수의 제한이 있는 정액제를 통해 구입할 경우 이 비율은 각각 매출의 40%, 8.2%, 4.5%로 달라진다. 벨소리나 전화연결음 등 이동통신 관련 매출일 때는 다시 25%, 9%, 4.5%로 변한다. 상황에 따라 할인율이 적용되는 등 다소 차이는 생길 수 있지만 큰 틀은 유지된다. 이처럼 전체 매출에서 38.5~54%를 차지하는 창작자 몫을 제외하면 때로는 절반 이상의 매출이 음원 유통사 몫으로 남는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가수의 수익을 계산해보자. 우리나라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은 월정액 9000원을 내면 150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이 요금제에 가입해 음원 한 개를 구입할 경우 발생하는 매출은 60원. 실연자(實演者)는 이 가운데 4.5%인 2.7원을 받는다. 이 금액을 연주자와 가수가 각각 1.35원씩 나눈다. 만약 가수가 그룹에 속해 있을 경우 한 멤버가 받을 돈은 1.35원을 다시 인원 수대로 나눈 금액이 된다. 아이유가 음원 판매로 3개월 사이에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도 손에 남은 건 1억3500만원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가 요즘 유행하는 5인조 아이돌 그룹 멤버였다면 자신의 몫은 2700만원에 그쳤을 것이다. 구체적인 상황을 대입하지 않은 기계적인 계산이므로 아이유의 실제 수익은 이와 다를 수 있다.

    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디지털 음원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익 분배 문제가 음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보다 턱없이 적을 것만은 분명하다. 가수 윤도현은 한 인터뷰에서 “2005년 ‘사랑했나봐’로 디지털 음원 매출 30억원을 기록했을 때 내가 받은 건 1200만원뿐이었다”고 밝혔다. 전체 수익의 0.4%에 불과한 액수다. 이 때문에 가수들은 “디지털 음원 판매 과정에서 유통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창작 과정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높은 수익을 받아간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사용료

    현재 국내 음원 유통 시장은 SK텔레콤의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멜론, KT뮤직이 운영하는 도시락,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뮤직, CJ E·M계열 엠넷뮤직 등이 과점하고 있다. 이들이 디지털 음원 유통 플랫폼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제작사들은 이들과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음악 콘텐츠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초기 단계에 제작사들은 이동통신사의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만 해도 디지털 음원시장이 음반시장을 대체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당시 제대로 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가수’의 연출자 신정수 PD도 “휴대전화 벨소리나 통화연결음 등을 유통시키는 통신업체가 음원 매출의 최대 60%까지 가져간다. 수익 분배 구조가 비상식적이라 놀랐다”고 밝혔다.

    ‘나가수’는 음원 판매를 시작하며 가수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PD는 “음원 유통업체 로엔엔터테인먼트와 1년간 독점 계약을 맺고 온라인 음원 매출의 경우 수익의 20%만 지급하기로 했다. 저작권자에게는 ‘사용료 징수 규정’의 비율대로 수익을 지급한 뒤 남은 액수를 100으로 삼아 절반을 가수 몫으로 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될 경우 가수들은 ‘나가수’ 음원 매출의 35% 이상을 가져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수’ 음원 매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최성환 애널리스트도 “음원을 독점하는 로엔이 올해 매출 200억원 이상, 순이익 80억원 이상을 올리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1달러 vs 60원

    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음악 실연자가 작사 작곡자 등 저작권자나 음반제작자와 거의 동등한 지위를 누린다. 반면 우리는 온라인 음반시장의 실질적인 수익을 유통사와 제작사만 챙기고 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실연자:작사·작곡자:제작자의 수익 비율이 1대2대14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음실련 이사인 가수 유열씨도 “음악의 유통 마진이 너무 높아 가수와 연주자 등 실연자들은 턱없이 적은 보상을 받고, 예술가로서의 자존감까지 잃고 있다”고 밝혔다.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는 가수 중에도 생계를 위해 각종 행사 등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원사이트 관계자는 “음악인에게 돈이 적게 돌아간다는 문제에는 공감하지만, 우리가 폭리를 취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초기 투자비용과 결제 수수료, 기술적 보호 비용 등이 적지 않게 든다. 여기서 비율을 낮추는 건 적자를 보라는 말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측도 “우리가 수익을 전부 차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벨소리나 컬러링은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분량으로 편집·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담당하는 콘텐츠 제작업체와 서비스를 운영·전달하는 플랫폼 운영업체, 결제 서비스업체 등에 수익을 배분하고 남는 20여%가 우리 몫”이라는 설명이다.

    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김범수, 이소라 등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출연해 음원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나는 가수다’의 방송 모습.

    물론 가수가 4.5%, 작사·작곡자가 9%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익이다. 이에 대해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지금의 문제를 단순히 창작자와 사업자 간 분배 갈등으로 몰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외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음원 가격과 음원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불법 음원 유통시장”이라는 것이다. 미국 애플사의 아이팟 음악 구매 사이트인 ‘아이튠스’에는 뮤지션에 따라 99센트에서 1달러25센트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의 음원이 등록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온라인 음원사이트 이용자의 약 70%가 정액제 요금에 가입해 한 곡당 60원꼴을 지불하고 음원을 구입한다. 음원사이트의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도 2003년부터 올해까지 3000원으로 동일하다. 영화 관람료가 같은 시기 5000원에서 9000원으로 대폭 인상된 것과 대비된다.

    이런 사실상의 덤핑 판매에 대해 로엔엔터테인먼트 유성우 법무팀장은 “소비자들 사이에 ‘음원은 공짜’라는 의식이 팽배하고 실제로 불법 음원이 유통되는 한 음원 가격을 올리는 건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저작권보호센터가 발표한 2010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온라인에서 불법 거래되는 음악저작물의 유통량은 12억곡이 넘는다. 이처럼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공짜로 음악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저가의 패키지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월정액요금제의 그늘

    이에 대해 창작자의 의견은 다르다. 유통업체들이 플랫폼을 장악하고 수준 높은 음원과 그렇지 않은 음원을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오히려 음악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 이승환은 지난해 10집 앨범을 발매하면서 곡의 절반 이상을 ‘We are the World’를 녹음한 미국 LA 헨슨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운드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어 제작비만 수억원을 썼다”고 밝혔다. 이렇게 제작한 음원과 TV 방송에서 부른 ‘나가수’의 음원이 같은 가격에 팔린다. 가수 김건모 등의 음반을 만들어온 음반 제작자 김창환씨는 “여러 해에 걸쳐 공들여 제작한 음원을 그렇지 않은 것과 똑같이 놓고 정액제 서비스로 수익을 나눠 갖게 만드는데 어느 제작자가 콘텐츠에 투자하겠나. 뮤지션들이 ‘고급’음악을 열정적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가격을 평가받아야 한국 음악도 발전할 수 있다. 현재의 유통구조는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뿐 아니라 음악을 공급하는 제작자들의 열정도 무너뜨리고 결국 음악산업 전체를 하향평준화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SM YG JYP 등 국내 굴지의 대형 기획사 7개가 모여 지난해 KMP홀딩스라는 회사를 세우고 불합리한 음원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같은 의미에서 제작자들은 최근 ‘나가수’ 등의 음원이 온라인 음원 시장에서 유통되는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한 제작자는 “아무리 음원 제작이 쉬워졌다지만, 온갖 방송에서 이벤트성으로 부른 음악을 음원으로 만들어 스토리의 힘으로 온라인에 유통시키고, 그것 때문에 다른 음악이 외면당하는 건 대기업이 만든 불량식품이 중소기업가가 평생에 걸쳐 개발한 역작을 몰아내는 것과 똑같다”고 분노했다.

    페어플레이를 꿈꾸며

    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전문가들은 2015년이면 디지털 음원시장이 음반산업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음악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월 중순 홍대 인근 라이브클럽에서 장재인, 정원영밴드, 블랙신드롬, 서울전자음악단 등 110개 팀이 참여해 열린 ‘유데이 페스티벌’도 그 일환이다. ‘음악산업의 페어플레이를 꿈꾸며’라는 슬로건이 붙은 이 축제는 5월 열린 ‘월드 DJ 페스티벌’의 여파로 기획된 것이다. 야외무대에서 국내외 음악인이 모여 펼쳐지는 공연을 준비하며 출연자를 공개 모집한 ‘월드 DJ 페스티벌’ 행사 주최 측은 공연 직전 홍대 인디 음악인들이 중심이 된 참가자들에게 ‘당신들에게는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했다. 음악의 가치를 무시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음악인들이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며 공연을 보이콧하고 자체적으로 새로운 축제를 마련한 것이다. 참가 음악인들은 앞으로 음악축제 출연료뿐 아니라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 저작권료 지급 같은 불공정한 현실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음원료 정산 방식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음저협 관계자는 “음원사이트들이 대부분 월 단위 정액제를 통해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결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산 과정이 복잡하고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을 수상한 밴드 ‘못(MOT)’의 이이언씨는 지난해 트위터(@eaeon)에 “수년 전 정부 부처에 근무하던 나의 절친한 지인이 디지털 음원 유통에 대해 ‘공인인증시스템’ 도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전송되거나 재생된 음원에 관한 모든 기록을 공인된 외부 기관의 전산시스템을 통해 인증, 기록하도록 하여 수익의 배분 및 세금 관련 사항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소비자에게는 일종의 ‘영수증’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취지였다. 모두가 반겼어야 마땅한 이 시스템은, 저작권협회를 필두로 한 음원 관련 회사들이 일제히 반대하여 무산됐다. … 현재는 음원 유통사의 자체적인 로그 파일에 의존하는 것 외에는 매출과 수익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우리 이만큼밖에 안 팔렸어요’라고 내밀면 그런가보다 해야 한다는 거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민규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유통 사업자가 수익의 절반가량을 가져가는 구조에서 수익배분을 둘러싸고 창작자와 사업자 사이의 갈등이 반복되며 불신이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갖가지 논란 속에서도 온라인 음악유통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07년 4276억원이던 온라인 음악유통업의 매출은 2008년 5264억원, 2009년에 5696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인터넷 음악 서비스업’ 매출액은 2007년 1667억원에서 2008년 2530억원, 2009년 3599억원으로 연평균 46.9%씩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 음악시장에서 음반시장 규모는 1078억원 정도. 디지털 음악시장은 3794억원가량으로 집계된다. 이제 음반을 구입하는 건 아이돌 스타의 팬들 정도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2010년 음반판매량’ 상위 50위권 중 43장이 아이돌 가수의 앨범이었다. 슈퍼주니어 4집이 20만193장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소녀시대, GD·TOP(빅뱅), 2NE1, 샤이니 등이 10만장을 넘겼다. 2001년 디지털 음악시장 911억원대, 음반 시장이 3700억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라고 할 만한 변화다. 최성원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에 따라 디지털 음악산업의 성장세가 더 빨라져 2015년까지 연 평균 10.6%씩 성장하며 전체 음악시장의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디지털 음원시장의 규칙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해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작물 창작 과정에서 실연자가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제적 지위와 협상력이 낮아 권리를 상당 부분 박탈당하고 있다. 법이 개입해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도 “음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문화라는 인식을 갖고 다양성 있는 음악 제작, 공정한 수익배분과 투명한 정산절차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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