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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뜻 바르게 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

한 영문학자의 체험적 지혜 건강법

  • 서동석│문학박사 eastosuh@hanmail.net

몸과 뜻 바르게 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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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생활습관이 건강 52% 결정
  • ● 조화로운 몸은 사상체질 명확하지 않아
  • ● 건강법에 지나치게 집착 말아야
몸과 뜻 바르게 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
나는 인문학자였다. 지금은 심신 균형회복 연구자로 탈바꿈했다. 건강한 삶에 대한 나의 관심은 2007년 재직하던 한 대학의 영문과 교수직을 그만둔 뒤 우연한 인연으로 불교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생겨났다.

고교 시절에도 나는 참선을 통해 정신적 방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그때는 참선의 진정한 의미도 모른 채 가부좌를 틀고 ‘이 뭐꼬’ 화두(話頭)를 참구했는데, 신기하게도 나를 괴롭혔던 번뇌가 조금씩 가라앉고 마음이 안정되는 경험을 했다. 이후 오랫동안 참선을 잊고 살았지만 대학을 나와 불교를 다시 만나고 불교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면서 참선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그동안 줄곧 갖고 있던 내 인생의 의문이 한꺼번에 풀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연기(緣起), 즉 인과였다.

그 과정에서 나는 건강하지 못한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건강을 해친다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너무도 엄중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은 중첩된 인연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중첩된 인연이란 불교적으로 보면 전생과 현생에 쌓인 업들의 총체적인 연기적 만남을 의미한다.

보통 수행자들은 일상을 도외시한 채 좌선 과정에서 신비적 경험을 통해 도를 증득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석가모니는 몸을 바르게 하고(正身), 뜻을 바르게 하는(正意) 것이 수행의 기본이라고 가르쳤다. 이 생각을 연장해서 쉽게 풀어보면 열반의 삶이란 몸과 마음이 청정한 상태, 즉 몸과 마음에 불편함이 없는 삶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수행의 원리가 곧 건강의 원리임을 알게 되면서, 건강법이란 모든 종교를 초월해 하나의 공통 원리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 중에 어느 하나에만 집중해서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연구 성과가 상당히 진척돼 있지만, 전체 연구 성과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것 같다. 이 글의 목적은 새로운 건강법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동서고금의 건강법이 하나로 융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유불선(儒佛仙)에 흩어져 있는 건강법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일반인에게 쉽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3주 수행으로 몸 변화 체험

개인적으로 나는 지난해 여름 경기 용인 부근의 한 절에서 21일 동안 머물며 그동안 알고 있던 수행방법에 따라 정진한 적이 있다. 그전에도 일주일 이상 절에 머문 적은 있지만 이번엔 좀 특별했다. 절에 들어가기 전 수행에 관한 많은 책을 읽고 연습도 해보았는데, 그것은 주로 염불 수행법이었다. 나는 그 절에서 오전 3시에 일어나 4시부터 2시간 정진, 오전 7시 아침 공양,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정진했고, 11시 30분 이른 점심 공양 후엔 잠시 쉬었다. 오후에는 2시부터 2시간 정진, 5시에 이른 저녁 공양, 그리고 6시 저녁 예불과 함께 2시간 정진을 마치면 하루를 정리하고 책을 보다가 밤 1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바 4정근이었다.

한 일주일 정진과 절 생활을 반복하자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몸의 변화였다. 절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매일 채식을 하자 그동안 장에 쌓여 있던 묵은 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식사량에 비해서 많은 변이 시원하게 나왔다. 체중이 줄면서 제일 먼저 얼굴 살이 빠지고 수염도 깎지 않은 상태여서 주변에선 내게 도인 냄새가 난다고 농담을 했다.

그러나 표면적인 변화만 있었을 뿐이었다. 내면적으로도 다시 마음의 평화를 느끼긴 했지만 근본적으론 번뇌 망상이 여전했다.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이전보다 마음은 더 어지러워졌다. 사실 이것은 정신의 각성으로 이전에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다. 몸의 변화도 일정 시간이 지나자 다시 이전으로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다시 한 번 수행법에 관한 책을 읽으며 나의 정진을 되돌아보는 작업을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무조건 좌선이나 염불을 통해 오래 입정(入定)에 들어 있다고 해서 깨달음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법화경(法華經)’의 ‘화성유품(化城喩品)’을 보면 “대통지승불은 십겁을 도량에 앉아 있었지만, 불법이 드러나지 않아 불도를 이룰 수 없었다(大通智勝佛, 十劫坐道場, 佛法不現前, 不得成佛道)”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보리가 드러나 깨달음을 성취하는 게 아니면 성불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수행에 대한 바른 견해와 지혜가 없이는 어떠한 수행도 공염불이 되기 쉽기 때문에, 먼저 우주와 자연과 인간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몸과 뜻 바르게 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

부산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연단 앞)이 전남 해남군 미황사에서 수행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때부터 나는 수행의 원리에 관한 것이라면 유불선을 가리지 않고 읽었고, 더불어 한의학, 식이요법, 그리고 음양오행에 관한 잡학도 가리지 않고 읽었다. 비록 그 가운데는 우리가 흔히 정통이라고 하는 것에서 벗어난 것도 있었지만 그 나름의 중요한 원리를 갖고 있기도 했다. 이 점에서 만법이 진리로 통한다는 이치를 실감했다.

모든 것이 인과에 의한 것이듯 건강한 삶도 인과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각자의 건강 상태도 각자의 인과적 현재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획일적 건강법이 맞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각자 기본적인 생명현상의 원리를 알고, 그 바탕 위에서 자신만의 건강법을 찾되 중도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원칙과 변용을 적절히 이용해 ‘몸과 마음의 조화를 얻는 중도의 방법’으로 심신이 균형을 회복하고 조화로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전, 환경, 의료도 중요

우리의 건강은 크게 유전, 환경, 의료, 생활습관으로 결정된다. 이것을 백분율로 분석한 최근의 의학 통계에 따르면 유전이 20%, 환경이 20%, 의료가 8%, 그리고 나머지 생활습관이 52%를 차지한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유전은 동업중생(同業衆生)의 측면이 있고 생활습관은 전생과 현생의 업(業)이 상호작용하며 현행(現行)하는 것이므로, 업을 좁게 해석해서 건강 측면에서만 봐도 사실 72%가 모두 자신의 개인적인 업에 관련된 것이다. 건강을 의학적 치료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고, 단지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며, 생활습관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 업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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