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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낭록 外

  • 담당·송화선 기자

혜낭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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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_ 임용한 지음, 교보문고, 288쪽, 1만4000원


혜낭록 外
한 20년 전이다. ‘인문학의 위기’란 말이 세상의 화두였다. 대학에서도 기능적 지식이 중시되면서 이공계나 의대에서 역사와 같은 인문학 강좌는 퇴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필자 주변의 많은 학자가 분노했다. 인문학은 본래적 가치, 궁극적 사고를 가르치는 학문이다. 그것을 기능적 시각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식하고 무모한 짓이라고 말했다.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인문학의 궁극적, 본래적 가치의 실체와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을 학생과 대중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당신의 책과 강의를 접한 사람이 그 본래적 가치를 깨달을 수 있겠는가? 아니면,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당신은 “인문학은 존귀하다”는 당위론에 기대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필자 스스로 이 질문에 답하고, 대중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주제가 전쟁사였다. 전쟁은 전술, 전투행위, 혹은 신무기, 기후, 우연과 같은 기능적인 요소가 전면에 부각되지만, 동시에 그 배후에 있는 전략적 통찰의 힘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준다. 그렇게 전쟁사 강의와 저술을 하다 보니 전쟁사의 교훈을 경영에 접목시켜달라는 의뢰가 왔다.



경제가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기개발과 경영전략, 전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 필요로 하는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당장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식, 전쟁으로 치면 전술에 해당하는 내용과 좀 더 크고 원론적인 전략에 해당하는 지식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각박할수록 사람들은 전술과 실용적 지식, 성공담에 목말라 한다. 그러나 딱 한번만 심호흡을 하고 생각해보면 아무리 뛰어난 비법이라도 그 내용이 강연과 책으로 등장하는 순간 낡고 공개된 비법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용적인 지식이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용적인 지식일수록 효과를 보려면 적용과 재창조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것이 창의적 전술이고, 전쟁에서든 경영에서든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창의력을 상상력과 혼동한다. 애니메이션적인 상상력도 중요하고, 그것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보통의 경영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창의력은 과거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재창조하는 힘이다. 오늘날 경영 현장에서 인문학을 중시하고 인문학적 통찰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를 바꾼 전쟁, 세상에 기억되는 명장들의 승리는 전략적 승리다. 겉으로 보면 아주 기발한 계략이나 신무기로 인해 얻은 것처럼 보이는 승리도 본질을 파고 들어가면 전략적 통찰의 결과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에서 필자는 우리의 경영 현장에 비추어 올바른 전략적 통찰의 방법을 찾고, 역으로 올바른 전략적 통찰과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아보았다.

임용한│한국역사고전연구소 소장 │

New Books

적정기술 그리고 하루 1달러 생활에서 벗어나는 법 _ 폴 폴락 지음, 박슬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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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세계 11개 국가에서 가난한 농부를 위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국제개발사업(IDE)의 설립자다. 그동안 하루 1달러 이하의 돈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을 지켜본 저자는 무상원조로는 결코 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가난한 자 스스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돈을 벌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그는 소외된 90%를 위한 ‘적정기술’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문제는 세계 디자이너의 90%가 부유한 상위 10%의 수요를 충족시킬 제품을 개발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 이런 말도 안 되는 비율을 뒤집고 소외된 90%의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 이들은 가격을 위해 질은 어느 정도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시중에는 이들의 수요를 맞출 상품이 없다”며 소형화, 무자비한 가격 적정성 추구 등을 새로운 디자인 원칙으로 제시한다. 새잎, 344쪽, 1만5000원

우표로 그려낸 한국 현대사 _ 나이토 요스케 지음, 이미란 옮김

혜낭록 外
저자는 일본 총무성 산하 우표박물관 부관장으로 우편자료를 통해 국가나 지역의 역사를 해석하는 ‘우편학’ 전문가다. 그가 우표, 엽서, 우편요금 수령증 등 각종 자료를 통해 1945년 8월 15일부터 이명박 대통령 취임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조망한 책. 저자는 북한이 매년 8월 15일 해방기념 행사를 열다가 1950년에만 6월 20일에 해방 5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며 ‘해방 5주년 기념우표를 본래의 해방기념일보다 2개월이나 빨리 발행한 것은 … 8월 15일에 기념우표를 발행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용의주도하게 무력남침을 개시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해주는 상황증거’라고 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부제는 ‘한 일본인 우표 수집가의 눈에 비친 역사의 순간 181장면’이다. 한울아카데미, 404쪽, 3만 원

군중행동_ 에버릿 딘 마틴 지음, 김성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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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에서 트랙을 달리는 한 마리 경주마도 군중 대표자가 될 수 있는데, 그 한 마리 말이 다른 경주마들보다 단 몇 ㎝라도 앞서서 결승선을 통과하면 관중 5000명을 가장 격렬한 기쁨과 환희로 들뜨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로 뉴욕 쿠퍼유니온대 부설 국민연구소 교수였던 저자의 일갈이다. 1920년 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군중을 ‘모든 탁월한 정신을 똑같이 평범하게 절단하거나, 미숙한 이기적 자의식을 성숙한 의식처럼 늘리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다’고 평가한다. 그는 군중의 욕망이 집단소요와 같은 정치행위는 물론 인종주의, 왕따, 마녀사냥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는 과정을 살피면서, 개인이 군중행동에 휩쓸리지 않은 채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인문주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까만양, 26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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