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HEALTH | 척추관절학 개론

인공관절치환술,한계는 있다

‘600만 불 사나이’의 실현?

  •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인공관절치환술,한계는 있다

인공관절치환술,한계는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관절염 치료의 마지막 대안이다.

1970년대 ‘600만 불의 사나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한 미드였다. 내용은 주인공 오스틴이 사고로 잃은 팔, 다리를 기계 팔, 다리로 바꾼 후 엄청난 힘을 갖게 되면서 악당들을 무찌른다는 것.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어린애들이 ‘두두두’ 소리를 내며 오스틴의 동작을 흉내 내는 게 유행일 정도였다.

당시 어린이였던 필자도 사람의 몸을 기계로 바꿀 수 있다는 주제에 열광했으며 실제 인조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미래에 대한 무한한 기대로 가슴이 설레기까지 했다. 대학에 들어가 의학을 공부하면서 드라마 내용 중 많은 부분이 비과학적이며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먼 미래에는 실현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아직까지 하고 있다.

갑자기 철 지난 미국 드라마 얘기를 꺼낸 것은 요즘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마지막 대안으로 널리 시행되는 인공관절치환술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현실화된 ‘600만 불의 사나이’다. 인공관절이식술도 먼 과거에는 황당한 이야기였지만 인간의 상상력은 결국 인공관절과 그 이식 기술을 실제 만들어냈다. 또한 드라마의 모든 내용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듯 인공관절치환술도 과학적 측면에서 일부 한계를 갖고 있다.

전문병원 찾아 충분히 상담

과거 몇 십 년 전만 해도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많은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물론 허리가 굽어서 그런 경우도 있었지만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무릎의 변형과 통증으로 지팡이를 짚는 경우가 많았다. 지팡이를 쓰면 무릎으로 가는 하중이 분산되면서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할머니가 많지 않다.

인구 고령화는 갈수록 빨리 진행되는데 지팡이를 짚는 할머니를 보기 힘들어진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의학의 발전이 큰 기여를 했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지면 활동량을 줄이고 지팡이를 짚을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모두 닳아버린 관절을 금속과 강화 플라스틱 재질의 인공관절로 바꿔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인공관절치환술이 상한 무릎을 완전한 정상 상태로 바꿔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공관절치환술에는 실제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우선 인공관절은 영구적으로 쓸 수 없다. 인공관절의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로, 이마저 환자의 나이나 활동량, 생활습관, 무엇보다도 수술 결과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 환자가 젊고 활동량이 많으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인공관절이 닳는 속도가 빨라져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인공관절치환술,한계는 있다

인공관절 수술 전(위) 모습과 수술 후(아래) 모습.

또한 인공관절 자체가 서양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도 문제다. 좌식 생활을 하는 우리의 문화에서는 기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고 이는 인공관절의 수명을 더욱 단축시킬 수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의자 생활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인공관절의 수명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수술 결과다. 끼워 넣은 인공관절이 너무 느슨하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기구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또한 기구의 수명이 다해 재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자체의 위험도도 높아지지만 수술 결과도 최초 수술보다 현저히 좋지 않다. 최초 수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반대로 관절이 너무 빡빡하게 들어가면 무릎이 충분히 구부려지지 않는 일명 `뻐쩡다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많은 환자가 수술 후 통증은 줄어들었지만 무릎의 운동범위 감소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무릎 관절의 간격을 무릎의 전체 운동 범위에서 일정하게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수술적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공관절치환 시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은 되도록 전문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수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다른 치료법도 고려

인공관절치환술의 두 번째 한계는 이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다음 단계의 치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못쓰게 된 기존 관절을 제거한 후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이 실패한다면 더 이상 손을 쓸 방법이 없다. 의사 입장에선 최종 단계의 치료인 셈이다. 최근 인공관절치환술이 보편적으로 이뤄지면서 많은 환자가 수술 후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살고 있지만 적지 않은 숫자의 환자가 수술 후 통증이나 운동범위의 제한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퇴행성관절염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인공관절치환술 전에 다른 치료방법이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약물치료나 운동치료, 비교적 간단한 관절경 수술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x-ray 검사상 중등도 이상의 관절염을 보이는 경우에도 증상이 호전돼 일상생활에 큰 불편 없이 지내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나이가 젊거나 평지를 걸을 때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단, 퇴행성관절염이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심하게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게 중요하다.

인공관절치환술,한계는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다른 용어로는 관절성형술이라고 한다. 이는 인공관절치환술이 단지 상한 관절 부분을 인공관절로 갈아 끼우는 게 아니라 이미 변형돼버린 관절을 정상 모양으로 재구성하고 관절의 운동성과 안정성 면에서 최대한 정상 관절에 가깝게 만들어놓는(성형)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만족스럽고 후회 없는 인공관절치환술은, 모든 성형수술이 그러하듯, 환자 스스로가 현재 상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이 시술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을 때에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신동아 2012년 10월 호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목록 닫기

인공관절치환술,한계는 있다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