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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

무의식의 발견, 인간의 마음을 향한 첫걸음

  • 김학순│고려대 미디어학부 초빙교수·북칼럼니스트 soon3417@naver.com

무의식의 발견, 인간의 마음을 향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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폄훼 vs 찬사

‘꿈의 해석’은 출간 직후 일반인에겐 주목받지 못했다. 1년 동안 초판 600부 가운데 불과 123부만 팔렸고, 소진되기까지 8년이나 걸렸다. 그럼에도 프로이트는 “이러한 통찰력은 인생에서 단 한 번밖에 얻을 수 없다”며 감격했다. 그 사이 권위 있는 학술지에 10편의 서평이 실릴 만큼, 학계의 반응은 대조적으로 폭발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제시한 ‘정신분석’은 20세기를 지배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무의식의 발견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견주기도 한다. 지동설이 인류를 우주의 중심에서 끌어내렸다면, 진화론은 인류에게서 불가침의 신성(神性)을 추락시켰다. ‘꿈의 해석’은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의 노예임을 만천하에 선포했다. 프랑스 철학자 루이 알튀세는 “코페르니쿠스 이후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었고, 마르크스 이후 우리는 역사의 중심이 아니었다. 프로이트는 우리가 그 인간의 중심이 아님을 보여주었다”는 명언으로 극찬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세기에 영향을 끼친 인물 50명 가운데 맨 앞자리에 프로이트를 올려놓았다. 무의식의 발견과 꿈의 해석은 서구 문명사와 사상사는 물론 현대인의 생활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의 정신분석 이론이 인문학, 사회과학의 여러 이론에 미친 충격은 실로 깊고 크다. 지지자든 비판자든 프로이트 이후의 인간 이해는 정신분석이 설정한 인간관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의 이론은 대중에게 당연한 것으로 인식됐고,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상품은 대중을 사로잡았다. 예를 들면 영화계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등장 이래 영화·소설부터 ‘심슨 가족’ 같은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프로이트 이론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을 찾기 어렵다.

이 책이 던진 무의식과 정신분석 이론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프로이트 심리분석 이론을 혹평하는 이들은 그것이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과학성과 거리가 한참 멀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증주의 학자들은 ‘꿈의 해석’과 정신분석을 ‘무가치한 사이비 과학’이라고 매도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문학적 상상력의 허구로 폄훼하기도 한다. 심지어 ‘정신분석은 그 자체가 치유할 수 없는 정신질환’이라는 독설까지 나왔다. 프로이트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말로 하는 프로이트식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의 이론을 역사·종교·미술·도덕·정치 등 사회 전분야로 확대, 적용했기 때문에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부분도 쟁론의 대상이다.



프로이트는 페미니스트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했다. 여성 히스테리 환자에 대한 임상적인 경험을 토대로 ‘저항의 본질적인 내용은 성적인 것’이라 결론짓고, ‘신경증의 여러 증상이 성적 감정이나 충동, 이에 대한 정신적 방어 사이의 갈등에 기인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생물학자들의 평가는 한층 더 냉혹하다. 세계 학계에서 프로이트 이론은 오래전에 과학의 영역에서 쫓겨나 임상에서도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꿈의 해석’은 심리학·철학·사회학·교육학·신학·문예학 같은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인식 도구로 따뜻한 대접을 받는다. 인문학자들은 프로이트 이론의 사상사적 가치에 주목해야한다고 받아친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이 ‘프로이트에게로 돌아가자’며 그의 명예회복을 선언했을 정도다.

신동아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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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순│고려대 미디어학부 초빙교수·북칼럼니스트 soon34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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