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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

조선 최고의 별장에서 즐기는 여유와 풍류

  • 글·송화선 기자 | spring@donga.com |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이 열리는 서울미술관과 석파정이 어우러진 전경.

서울의 중심 세종로 사거리에서 불과 10여 분. 자하문 터널을 빠져나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세속에서 벗어난 듯한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인왕산 자락에 펼쳐진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石坡亭)이다. 바위와 소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진 기품 있는 정경. 당대 최고의 권력자이자 뛰어난 예술가였던 이의 거처답다.

그 시절 이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는 건 왕가뿐이었던 듯싶다. 조선 후기 학자 황현이 남긴 비사집(秘史集) ‘매천야록’에 따르면, 당초 이곳에 별장을 지은 이는 철종 조에 영의정을 지낸 세도가 김흥근이었다. 그러나 흥선대원군이 반강제로 차지했다고 한다. 팔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자 아들 고종과 함께 들러 하루를 머문 뒤 ‘임금이 거한 곳에서 신하가 살 수 있느냐’며 사실상 몰수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탐이 났으면 지체 높으신 대원군 나리가 그렇게까지 했을까. 이제는 일반인도 이런 객쩍은 호기심을 품은 채 그 뜰을 거닐 수 있게 됐다. 2008년 경매에 나온 석파정을 구입한 안병광(55) 유니온약품 회장이 이 땅에 미술관을 세우면서부터다.

진짜 풍류의 세계

8월 말 개관한 서울미술관 옥상은 자연스럽게 조선의 정원으로 이어진다. 달리 보면 4만3000㎡(약 1만3000평)의 넉넉한 뜰에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의 미술관이 감싸여 있는 모양새다. 석파정의 본래 건물 7채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안채·사랑채·별채와 정자 등 4동뿐. 북한산과 남산까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탁 트여 있었을 전망도 더는 전과 같지 않다. 하지만 너른 반석 위에 펼쳐진 왕실의 별장에서는 여전히 수려한 멋이 풍긴다. 문화와 역사의 향기가 난다.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오늘의 풍류도 결코 가볍지 않다. 11월 21일까지 계속되는 개관기념전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 - 이중섭과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은 놓치면 아쉬울 전시다.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황소’를 비롯해 ‘자화상’ ‘길 떠나는 가족’ ‘닭과 가족’ 등 34점이 관람객을 만난다. 전란 중인 1952년 11월 부산 르네상스 다방에서 이중섭과 동인전을 열었던 화가 한묵 박고석 이봉상 손응성과 이듬해 같은 장소에서 소품전을 한 정규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 제목 중 ‘둥섭’은 ‘중섭’의 서북 사투리. 평안도 출신인 화가는 자신의 그림에 ‘ㄷㅜㅇㅅㅓㅂ’이라는 서명을 남길 정도로 이 이름을 아꼈다. 이번 전시작 중에서도 ‘무제’ ‘활 쏘는 남자’ 등에서 이 서명을 볼 수 있다. 미술관 2층에서는 김창열 백남준 천경자 이대원의 작품 15점을 감상할 수 있는 상설전 ‘Deep·Wide’가 열린다.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
● 일시 | 11월 21일까지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추석·설 연휴는 휴관)

● 장소 | 서울 종로구 부암동 201번지

● 가격 | 성인 9000원, 청소년 5000원

● 문의 | 02-395-0100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展

신동아 2012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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