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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한 마리

  • 정원도

고등어 한 마리

고등어 한 마리

일러스트·박용인

늦은 밤 지친 행색이 돌아와 누운 자리에

흐물흐물 비린내가 먼저 기상하는 아침

맞벌이 아내의 불 켜진 새벽 주방이 미안하다



식탁 너머 음식물 쓰레기통 속

노여운 기색 한마디 없이 낯익은

고등어 대가리 하나 묵언수행 중이다



눈 부릅뜬 채 입 앙다물고

갓 잘라 바친 몸통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식탁 위에 누워 계시다



그 흔한 항거 하나 없이

그 뻔한 절규 하나 없이

꼭 누가 먹어주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온몸으로 구워져 누워 있는 그의 일생이 궁금하다

버티다 감당하다 끝내 나가떨어져

급기야 위급하게 병동으로 실려온 몸

그 살점 누가 다 발라먹고 나면

뼈만 남은 몸짓으로 홀가분히 돌아가는



다시 누군가에게

그런 밥이 되고 싶은 아침이다

정원도

● 1959년 대구 출생
● 1985년 ‘시인’지 등단
● 분단시대 동인

● 작품집 : 시집 ‘그리운 흙’, ‘귀뚜라미 생포 작전’ 등

● 現 한국작가회의 감사

신동아 2013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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