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현지취재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한류 사각지대 긴급 프로젝트

  • 콜롬보(스리랑카)·다카(방글라데시)=하태원│동아일보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1/5
  • ● 서남아 한류 공연 대성황…“누나~ 예뻐요, 여신 같아요”
  • ● 한류 몰고 오는 제비 ‘대장금’ 스리랑카서 90% 시청률
  • ●“문화침투로 접근해선 안 돼…각국 전통 존중해야”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미국은 9·11테러를 계기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대표되는 경성권력(hard power)만으로는 자국이 원하는 외교적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 연성권력(soft power) 증진을 주요 국가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을 계기로 미국과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중국 역시 지구촌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공공외교의 전도사로 불리는 자오치정(趙啓正)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임(장관급)은 최근 서울 강연에서 “세계에 조화, 평화, 협력이라는 뜻을 의미하는 화(和)를 전파하는 데 중국이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도 ‘매력한국’ 건설을 위한 국민외교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며 공공외교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회에서도 처음으로 공공외교 활성화 법이 발의돼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공공외교의 전초기지 격인 178개 재외공관에서 벌일 ‘매력한국 알리기’ ‘코리아 코너’설치,‘코리아 콘테스트’ 등을 위해 50억7000만 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등 외교부 예산만 60억 원이다. 전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업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지 실정에 맞는 ‘맞춤형’ 공공외교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외교부는 수교 40주년을 맞은 방글라데시와 독립 65주년을 맞은 스리랑카를 축하하기 위해 문화공연단을 파견했다. 케이팝(K-POP)과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두 나라는 우리 문화의 소개가 미진했던 지역이다.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4월 26일 스리랑카 대통령 부인 시란티 라자팍사 여사가 한류 공연이 열린 넬럼파쿠나 극장을 찾아 공연 팀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있다.

한국, 스리랑카를 만나다!

4월 26일 오후 스리랑카 콜롬보 넬럼 파쿠나 극장. 스리랑카 독립 6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파견한 문화공연단이 ‘한국, 스리랑카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 곳이다. 무대는 이미 스리랑카 국립무용단의 멋들어진 군무(群舞)로 예열이 끝난 상태였다. 가슴을 울리는 강력한 타악기 리듬에 맞춰 화사한 전통의상으로 한껏 멋을 낸 남녀 무희들은 신명 나는 손동작과 스텝을 보여줬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모자와 몸에 걸린 수많은 장신구가 만들어내는 파열음은 무질서 속의 묘한 질서를 느끼게 했다. 1269석 규모의 공연장을 빈틈없이 메운 관객들의 어깨도 덩달아 들썩거렸다.

뒤이어 오늘의 주인공인 비보이 ‘진조크루’와 퓨전 국악팀 ‘퀸’이 나란히 섰다.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된 두 팀은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싹트고 있는 스리랑카에 한류(韓流) 열풍을 확산시킬 기폭제가 돼달라는 외교부의 특명을 받고 방문길에 올랐다. 진조크루는 세계 5대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비보이들. 퀸 역시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수많은 해외무대에서 한국을 소개해온 베테랑들이다.

반응은 시작부터 폭발적이었다. 최고의 비트박서 제이캅(J-COP)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진조크루의 신기에 가까운 환상적인 몸놀림에 스리랑카의 한류팬들은 극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한국 사람보다 더 정확한 발음으로 “사랑해요!”라고 환호성을 지를 때는 마치 유명 케이팝 스타의 한국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단아한 미모의 여성 5인조 그룹 퀸의 선율은 스리랑카 청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누나 예뻐요” “여신(女神) 같아요” 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퀸 멤버들은 온화한 미소와 절제됐지만 우아한 몸동작으로 답했다.

한류 씨앗 물고 온 제비 ‘대장금’

공연 중간에 마련된 ‘비보이 교습’ 행사 역시 미래의 비보이 스타를 꿈꾸는 스리랑카 젊은이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4명만 올라와 달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 방송에도 불구하고 무려 21명의 자원자가 무대로 단걸음에 뛰어올랐다. 진조크루의 리더이자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는 베테랑 비보이 김헌우(예명 ‘윙’) 씨가 5개의 기본동작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세계 랭킹 1등의 자리까지 오른 경험이 있는 ‘윙’은 대형 스리랑카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자상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공공외교란?

21세기 외교의 대세는 역시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정부를 상대로 정무나 경제 분야의 외교를 펼쳐나가던 것을 뛰어넘어 대상국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게 공공외교다. 자국의 국가적 목표나 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통상적 외교활동뿐 아니라 제도와 문화,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좀 압축해 표현한다면 타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적극적인 소통(疏通) 과정이기도 하다. 언뜻 한류나 국가 브랜드 홍보와 같은 문화외교를 떠올리기 쉽지만 정책홍보, 지식외교, 봉사와 나눔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이 일어나는 거의 전 영역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공공외교다. 캐나다 노르웨이 스위스 등 이 분야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한국도 공공외교에 눈을 뜨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1/5
콜롬보(스리랑카)·다카(방글라데시)=하태원│동아일보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
목록 닫기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