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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色, 바람이 분다 展

늦가을까지 즐기는 부채의 향연

  • 글·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 사진·경기도박물관 제공

五色, 바람이 분다 展

五色, 바람이 분다 展
1 학 모양 부채, 20세기, 청곡부채전시관 소장

2 기린을 수놓은 둥근 부채, 18세기, 청곡부채전시관 소장

3 공작 깃털 부채, 20세기,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4 합죽선, 19세기, 경기도박물관 소장

에어컨 버튼 하나로 삽시간에 한여름 열기를 잠재우는 요즘엔 야단스러운 선전문구가 새겨진 플라스틱 부채-그것도 부채로 친다면-말고는 부채 구경할 일이 좀처럼 없다. 이런 우리 일상에 부엉이 꼬리털로 만든 옛 부채부터 부채 이미지를 활용한 현대 회화까지 187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회가 찾아왔다. 보물 3점과 지정문화재 5점도 포함됐다.

예부터 부채는 단순히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에 머물지 않았다. 시대에 따라, 계층을 달리해 부채는 권력을 상징했고 군주의 뜻을 담아냈으며, 미(美)를 펼쳐내는 캔버스이자 효심을 전하는 도구 구실을 했다.

후백제의 견훤은 왕건의 고려 건국 소식을 듣고 그의 힘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공작 깃털로 만든 공작선(孔雀扇)을 보냈다. 고려와 조선 사대부에게 부채는 휴대용 미술품에 가까웠다. 중국 송나라의 한 문인이 “고려에서 오는 사신들은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를 사용하는데, 산수·화조·인물 등을 그려 매우 아름답다”고 격찬했을 정도다. 조선 후기의 문신 채제공은 자신의 초상화에서 접은 부채를 다소곳이 들고 있는데, 정조가 내린 부채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부채에 장식을 달고 다녔다. 단순히 멋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전시장에는 부채 장식으로 쓰인 나침반, 도장, 침, 옥돌(배가 아플 때 문지르는 용도) 등도 나와 옛 사대부의 풍류와 실용 정신을 한눈에 확인시켜준다. 한편 민간에서는 둥그런 부채, 단선(團扇)을 주로 사용했다. 종이를 꼬아 만든 부채는 휴대용 방석으로도 쓰였고, 시집간 딸이 친정어머니에게 보내는 부채에는 효심을 뜻하는 패랭이꽃이 수놓아졌다.

저마다의 사연과 의미를 가진 부채들 사이를 걷다보면 마음이 새삼 시원해지는 듯하다. 까무룩 낮잠 든 손자 얼굴에 살랑살랑 부채 부쳐주던 외할머니가 떠올라서일까, 아니면 부채 이미지를 통해 한상민 작가가 말하고자 하듯 바람을 나누는 부채가 행복을 솔솔 불어내주기 때문일까.

청곡부채전시관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늦가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 일시 11월 3일까지 ● 장소 경기도박물관(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로 6) ● 관람료 성인 4000원, 초등학생 및 청소년 2000원, 유아 무료 ● 문의 031-288-5400, www.musenet.or.kr

五色, 바람이 분다 展
1 바보민화 둥근 부채, 20세기, 청곡부채전시관 소장

2 태극무늬 부채, 19세기, 청곡부채전시관

3 모란꽃을 수놓은 부채, 20세기, 청곡부채전시관 소장

五色, 바람이 분다 展
4 요지연도, 18세기 추정, 경기도박물관 소장(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92호)

五色, 바람이 분다 展
5 대나무 그림 부채 , 18세기, 청곡부채전시관

6 부채를 든 장만, 17세기, 경기도박물관 소장(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42호)

7 행복무대의 축배, 한승민, 2010

신동아 2013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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