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시마당

11월, 아득히 먼

  • 김판용

11월, 아득히 먼

햇볕이 적금된 통장

그 붉고 노란 단풍잎마다

비밀번호를 적고 사인을 했다.

허허한 겨울을 위해 마음의 지갑을 채운다.



11월, 아득히 먼

일러스트·박용인

어둠의 폭포를 뚫고 밤새 풀어헤친

귀뚜라미의 사설

그 벽에 붙어서 북을 친다.

장단 추임새에 만가(輓歌)도 들썩인다.



아궁이에 다비가 끝나자

솥에서 건져 올라오는 사리 같은 콩알들

주렁주렁 매달려 뜨는 메주 냄새에

낡은 어머니의 옷자락이 젖는데



나 홀로 휑한 마당에 앉아

절인 배추같이 순한 햇볕을 받는다.

갑자기 뚝 떨어지는 홍시 하나,

화들짝 놀라 길 재촉하는 낮달 참 희다.

김판용

● 1960년 전북 고창 출생
● 1991년 한길문학 ‘그대들 사는 세상’으로 등단
● ‘사람과 詩’ 동인

● 작품집 : 시집 ‘꽃들에게 길을 묻다’ ‘모악산’ 등

● 現 ‘문학iN’ 편집위원, ‘시와 사회’ 이사

신동아 2013년 11월 호

김판용
목록 닫기

11월, 아득히 먼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