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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내리는 눈

  • 장진기

사월에 내리는 눈

사월에 내리는 눈

일러스트·박용인

얼마나 알량하면

지척에서 놀던 봄이 오다 말고

지레 놀라

오그라진 살 속에 얼음덩어리 눈으로 내리겠느냐

눈에 덴 가슴이 뜨겁다

불구덩이보다 뜨겁다

열리다 만 사랑이 눈을 감고 연기처럼 하롱인다

바람이 젖은 백지장처럼

담벼락에 붙는다

사월에 오다가 만 봄

산돌 같은 사리로 녹는다

봄눈으로 오는 사랑이 시리다

장진기

● 1957년 전남 영광 출생
● 2000년 ‘함께 가는 문학’ 신인상 등단
● 시집: ‘사금파리 빛 눈 입자’

신동아 2014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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