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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안보연애소설 <마지막회>

려명黎明

10장 여명(黎明)

  • 이원호

려명黎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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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철 일행은 옌지에서 북한 요원들의 추격을 받는데, 다리를 다친 정순미가 붙잡힌다.
  • 절체절명의 순간, 국정원에 걸려온 세상일보 사회부장의 전화.
려명黎明

일러스트레이션·박용인

오전 9시 반, 상황실로 들어선 한정철의 기색이 흉흉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정철은 감정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유형이다. 빈 상황실에 앉아 있던 박도영과 이인수는 한정철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는 것을 대번에 알아차렸다. 항상 보디가드처럼 데리고 다니던 요원 둘도 떼어놓고 혼자다. 엉거주춤 일어서는 둘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털썩 앞쪽 소파에 앉은 한정철이 말했다.

“거기 앉아.”

둘이 다시 앉았을 때 한정철이 외면한 채 말했다.

“윤기철하고 정순미가 남자 하나하고 같이 있어. 셋이 움직인단 말이지.”

둘은 시선만 주었고 한정철의 말이 이어졌다.

“그 한 놈이 안내역인지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됐어. 어제 셋이 택시로 2시 반쯤 둔화역 앞까지 갔다는 거야.”

“…”

“거기서 열차를 탄 것 같아.”

심호흡을 하고 난 한정철이 둘을 번갈아 보았다.

“당신들, 혹시, 그 한 명에 대해서 감이 잡히는 놈이 없나? 윤기철이 갑자기 중국에서 탈북자 안내역을 고용했을 리는 없고 말야. 사전에 미리 계획을 짠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드나?”

“실장님, 아니, 특보님.”

박도영이 한정철의 직함을 고쳐 불렀다. 헛기침을 하고 난 박도영이 한정철을 보았다. 한정철은 이른바 낙하산이다. 국정원 경력은 2년, 청와대 안보수석실에서 2년 반 근무했고, 그전에는 국방연구원에 3년, 그전에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2년 일했다. 처음 시작은 대학교 전임강사였다. 전임강사 시절 TV에 평론가로 여러 번 출연했다가 출세가도를 탄 셈이다. 박도영은 국정원 경력이 21년, 당년 48세, 한정철이 한 살 아래지만 두 계단이 높다.

“특보님, 그 정보를 어디서 받으셨습니까? 먼저 그것부터 말씀해주셔야….”

“아니, 그건 알 필요가 없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정철이 잘랐다. 얼굴을 굳힌 한정철이 박도영을 보았다.

“잘 알겠지만 실무팀에선 정치적인 상황을 모르는 게 나을 때가 많아. 이해하겠지?”

“아니, 실무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알려주셔야 합니다.”

어깨를 편 박도영이 한정철을 똑바로 보았다. 이제 각오를 한 태도다.

“그것이 최고 책임자의 지시입니까? 도대체 실무 책임자인 제 업무 한계는 어디까지입니까?”

“아니, 이 사람이.”

눈을 치켜뜬 한정철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누굴 끌고 들어가려는 거야? 당신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월권하지 말고!”

한정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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