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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노 리미츠 外

  • 담당·최호열 기자

라이프 노 리미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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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라이프 노 리미츠

김명준 지음, 동아일보사, 288쪽, 1만4800원

라이프 노 리미츠 外
약속은 지켜야 했다. 2년 전 일이다. 내가 칠순이 되는 해였고 자식들이 책을 출판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니까 칠순 잔치를 책 출판으로 대신해주겠다는 말이었다. 명분도 뚜렷했다. 나는 큰아이가 네 살, 둘째가 두 살일 때인 1974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 딸 하나와 아들을 더 낳았기에 아이들은 한국말이 서툴다.

별난 아버지의 별났던 도전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버지의 성장과정은 어떠했는지 자신들도 궁금하고 사위들도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아이들, 그러니까 내 손자들에게도 할아버지가 이런 사람이란 걸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런 기특한 제안이라면 나뿐 아니라 한국의 할아버지들은 물러설 곳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덜렁 약속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산을 오르는 것보다 글 쓰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한발 한발 산 오르듯 한자 한자 써가기 시작했다.

쓰기 시작한 지 2년째 됐을 때 겨우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물론 인생 2막을 고산 등반으로 시작한 별난 성과에 주위의 격려가 큰 힘이 돼준 건 사실이다. 글을 다듬던 중 지인이 신동아 논픽션에 응모해보라고 부추겼다. 일부를 다듬어 ‘나의 에베레스트’라는 제목으로 응모했고 그것이 우수작으로 당선됐다. 그리고 고맙게도 동아일보사에서 내 원고를 추가해 이 책을 발간해줬다. 많은 산악계 선후배와 동문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속담대로 정말 기쁘고 가슴 벅찬 일이었다. 이제 가만히 나의 책을 쓰다듬어본다. 7대륙 최고봉 최고령 등정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때도 사실 그런 게 있는지도 잘 몰랐다. 그저 내가 하고 싶어 한 일이었다.

대개가 그러하듯 나이 50대에 들어서자 삶의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든 듯한 공허감이 밀려왔다. 세상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고, 이제 늙어갈 일만 남은 것 같은 상실감에 싸여 있을 때 고산 등반은 내게 구원과 같은 영감을 주었다. 꿈이 생긴 것이다. 고산 등반의 꿈은 내리막길에 접어든 나를 다시 오르막길로 인도했다.

생사의 고비를 수없이 넘나든 고산 등반에서 더러 마주했던 죽음들,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던 몰입과 남·북극을 포함한 마라톤 그랜드슬램…. 그 여정에서 내가 만난 건 젊은 시절보다 더 푸른 청춘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등반기라기보다는 인생 후반기를 더 푸르게 살기 위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고자 한 올드보이의 탐험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저 열심히 오르고 뛰었을 뿐인데 세상이 보내준 격려는 내 인생에 큰 힘이 돼줬다. “나는 아직도 실패할 수 있는 꿈이 많이 남아 있다”라는 표지 문구가 나에게 또 하나의 좌표가 될 것이다. 이제 나의 꿈은 세계 50개 독립봉을 모두 오르는 것이다. 만나야 할 새로운 세상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김명준 | 전 새한은행 이사장 |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 유선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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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느 순간에 누구나 간절히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 속 코너인 ‘그가 말했다’는 이렇게 삶과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한 말 한마디라는 콘셉트로 오랫동안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지 버나드 쇼, 칼릴 지브란, 니체와 같은 명사들의 말 한마디뿐 아니라 고은 시인의 시, 뮤지컬 ‘헤드윅’, 영화 ‘시네마 천국’과 같은 작품 속 한마디까지 방송작가 유선경은 이들의 말을 모아 자신의 언어로 풀어낸다. 그렇다고 듣기 좋은 말, 어감이 예쁜 말만 풀어놓지 않는다. 실패는 실패대로 상처는 상처대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방송에서 다하지 못한 내용과 명화를 덧붙여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극대화했다. 동아일보사, 320쪽, 1만2800원

왕경 | 손정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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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 중 가장 소국이었던 신라가 어떻게 중국과 겨루던 고구려와 백제를 이기고 통일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비결이 공동체의 목표,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구성원들이 각자의 이기심을 누르고 공동체의 목표와 조화를 이룬 데 있었다고 설정하고 소설로 그려냈다. 또한 우리가 뿌리로 생각하는 단군조선이란 무엇이며, 신라 화랑의 영적 무사적 힘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그리고 있다. 삼국통일 직전 왕경(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옛말)에서 삼국의 젊은이 세 사람이 운명처럼 만난다. 계림(신라)의 화랑인 김유와 신분을 숨긴 채 왕경에서 장사를 하는 백제 소녀 정, 고구려 귀족 출신이지만 전장에서 포로로 잡히는 바람에 노비가 된 진수. 김유는 당나라 황제를 호위하는 숙위로 뽑혀 견당사로 떠난다. 정과 진수도 그 길에 동행하는데…. 샘터, 324쪽, 1만4000원

호모도미난스 |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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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정신을 조종할 능력이 있는 인간종 ‘호모도미난스’가 있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조종 능력을 가진 여주인공 ‘천슈란’이 여죄수에게 스스로 눈알을 뽑게 하고 다른 죄수의 아들을 목 졸라 죽이도록 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스로를 중국 신화 속 ‘흰원숭이’라 부르는 호모도미난스들은 힘의 위험성을 경계해 힘을 억누르려 하거나 사회에 기여하는 데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는 등 서로 입장이 달라 자신들끼리도 대결한다. 작가는 각 인물을 통해 압도적인 힘과 권력을 가졌을 때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지 여러 유형으로 보여준다. 액션영화 같은 서사, 복수와 상실, 권력과 이상사회의 모습 등이 밀도 있게 펼쳐진다. 소설의 넓은 무대도 이채롭다. 이야기와 인물은 중국과 라오스, 일본, 한국을 종횡무진 오간다. 은행나무, 340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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