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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불통, 홀대, 기소…정부·청와대가 禍 자초

외신(外信)들, 국경 초월한 한국 비판 공세

  • 정해윤│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불통, 홀대, 기소…정부·청와대가 禍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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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독재자 딸&언론 탄압’ 프레임 고착
  • ● 기자 세계 동업자 의식 자극
  • ● 국가 이미지 덩달아 추락
우리는 외국인의 시선에 신경을 쓴다. TV엔 한국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친한파 외국인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들이 해외의 시선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근거리에서 한국을 관찰하고 프레임을 형성하는 것은 외신(外信)이다. 외신은 한국에 언론의 자유가 통제됐을 때 현실을 알린 유일한 숨통이었다. 반면 한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국을 가장 먼저 낭떠러지로 걷어찬 장본인이기도 했다.

세계인들은 외신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또 이렇게 형성된 이미지가 한국의 국익에 큰 영향을 끼친다.

‘검열’‘경악’‘수난’‘독재’…

그런데 최근 한국 소식을 전하는 외신의 논조에 적색등이 켜진 것 같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박근혜 정권 들어 한국 정부와 한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외신 보도가 급증한다는 이야기다. 아예 관심조차 없어져 한국을 떠나는 외신 기자도 늘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쉽게 확인된다. 2014년 10~11월 한 외신 번역 서비스 매체에 실린 전체 외신 105건 중 박근혜 정부를 비판한 것은 46건으로, 43.8%에 달한다. 한국 관련 외신의 경우 대체로 중립적 보도가 절대다수이고 긍정적 보도가 부정적 보도보다 다소 많았다. 그런데 최근엔 부정적 보도의 비중이 확연하게 높아진 셈이다.

이는 청와대가 자초한 일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윤회 씨의 염문설을 보도한 산케이신문 기자를 맹비난하면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이어 제3자 고발 형식으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더니 해당 기자를 출국금지했고 기소했다. 이 사건이 정부를 비판한 외신 보도를 급증시킨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카카오톡 개인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열하겠다고 한 점,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한 점도 외신에 영향을 줬다.

이 기간 일본 언론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과 유럽 언론도 박근혜 정부 비판 일색이었다. 기자 기소와 카카오톡 검열에 대한 이들의 논조가 얼마나 부정적인지는 아래 기사 제목(방송의 경우 타이틀)만 봐도 알 수 있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언론자유 침해’ 미국 ABC

‘한국 일주일 새 텔레그램으로 150만 망명’ 영국 BBC

‘박근혜 7시간 보도한 산케이 기자 기소돼’ 미국 뉴욕타임스

‘산케이 기자 기소에 경악’ 국경 없는 기자회

‘한국에서 수난당하는 언론의 자유’ 프랑스 르몽드

‘한국 언론 탄압으로 독재 부활’ 영국 이코노미스트

‘한국의 언론 탄압, 민주주의 위협’ 미국 디플로마트



특히 오스트리아의 비너자이퉁 신문은 카카오톡 검열 논란을 비판한 기사에서 ‘한국은 검열공화국,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신 독재를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외신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 재판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포린폴리시가 “침몰하는 박근혜 정권”이라고 보도하는 등 진행 상황을 전하면서 간간이 비판적 보도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도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사실 다른 정부도 아닌 ‘박정희 딸의 정부’에서 기자 기소나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발생한 점 때문에 외신이 더 자극받은 면이 없지 않다. ‘거 봐라’ 하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박정희 정부는 유신헌법 공포 후 언론을 철저히 통제했다. 1979년 9월 야당 총재인 김영삼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터 정부가 박정희 정권에 직접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는 박정희의 격노를 샀다. 자기 통제력을 잃어가던 철권 통치자는 김영삼을 국회에서 제명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는 김영삼의 기반인 부산·마산의 저항으로 이어졌고 그 직후 박정희 정부는 몰락했다. 돌이켜보면 박정희 정부의 종말을 가져온 것은 외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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