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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이 녹는 동안

  • 시인 김선재

사탕이 녹는 동안

사탕이 녹는 동안
[신동아=김선재] 사탕이 녹는 동안, 한세상이 지나간다. 오래된 표지를 넘기면 시작되는 결말. 너는 그것을 예정된 끝이라고 말하고 나는 여정의 시작이라고 옮긴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거야. 어디서든, 어떻게든. 등 뒤에서 작게 속삭이는 사람들. 멀리 있는 사람들. 그것이 인생이라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 새롭지는 않았으나 아는 노래도 아니었다. 다만 열꽃을 꽃이라 믿던 날들을 돌이키며 각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뿐. 후회와 미련에 붉은 줄을 그어놓고 오늘도 어디선가 새는 울겠지. 내일도 어디선가 새는 새로 울 거야. 흔들리는 시선이 고요해질 때까지 우리는 몸을 낮추고 눈을 낮추고 아래로, 더 낮은 곳으로. 끝의 시작은 보는 것. 본 것을 읽는 것. 읽은 것을 잊는 것. 잊은 것을 다시 잊는 것. 이제 우리 앞에는 흰 종이가 놓여 있다. 검은 물이 흘러나오는. 천천히 낡아가는.

개미가 줄지어 간다 녹아버린 사탕을 끌고

마지막까지 마지막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든 어디로든


김선재
● 1971년 통영 출생
● 2006년 실천문학 소설부문 등단
● 2007년 현대문학 시 부문 등단
● 시집 ‘얼룩의 탄생’ ‘목성에서의 하루’ 출간
● 소설 ‘그녀가 보인다’ ‘어디에도 어디서도’
‘내 이름은 술래’ 출간




신동아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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