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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外

  • 송홍근 기자, 구미화 | 출판편집자, 번역가, 정연호 | 한의사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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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안경환 지음, 라이프맵, 428쪽, 2만2000원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外
안경환(68)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학술적 글쓰기뿐 아니라 대중적 글쓰기에도 능하다. 자유주의자면서 낭만주의자의 면모도 지녔다. ‘법과 문학과 영화’(2000), ‘법, 셰익스피어를 읽다’(2012) 같은 저서에서는 법을 ‘인간이 그려놓은 무늬(人文)’를 통해 재해석한다. 법학자이자 저술가인 그가 인물전 한 편을 세상에 내놓았다.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은 위대한 이름을 가졌으나 불행한 삶을 산 한 인간의 이야기다. 윌리엄 더글라스(1898~1980)는 36년 7개월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대법관으로 일했다. 소수자와 약자의 편에 선 법률인이다. “헌법은 국민의 몸에서 국가를 떼어내기 위해 탄생한 것”이라는 신념을 가졌으며 “약한 자의 한숨과 눈물을 담아내지 못하는 법은 제대로 된 법이 아니다”라고 설파했다.
더글라스는 흑인, 극빈자, 부랑자, 농민, 노동자도 각종 혜택을 동등하게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 진보적 대법관의 표본으로 꼽히지만 3차례 이혼했고 자식에게 냉혹했으며 비영리재단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4차례나 탄핵됐다. “흠투성이지만 정의의 편에 서고자 노력한 인물”(안경환)이다. 그는 국가인권위원장, 서울대 법대 학장 등을 지낸 저자의 정신적·학문적 멘토 격이다.
“유신 시절 대학원에서 법학을 배웠습니다. 그 시절 더글라스 판사는 제게 희망의 등불과도 같았어요. 처음에는 독일 헌법을 연구하려 했습니다. 독일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은 국가인 터라 독일 헌법을 공부하다 보면 유신을 옹호하거나 관용하는 쪽으로 흐르기 쉬웠습니다. 더글라스 판사는 국가보다는 국민, 기업보다는 개인을 앞에 뒀습니다. 미국 대법원이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한 판결을 많이 내린 데는 더글라스 판사의 기여가 컸습니다. 제가 비슷한 연배의 헌법학자 중 거의 유일하게 ‘진보’라고 불리는 데도 더글라스 판사가 영향을 미쳤어요. 하지만 세상에 흠 없는 인간은 없습니다. 더글라스 판사의 무수히 많은 개인적 결함도 책에 썼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세상에 말하고자 한 것의 핵심은 서문의 다음과 같은 문장에 응축돼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90%의 법률가는 상위 10%의 국민의 이익에 기식해 삶을 영위한다. 그러나 나머지 10%만이라도 더글라스 판사처럼 지친 영혼에 연민의 눈길을 주는 나라, 그런 나라여야만 살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인권변호사 ‘조영래 평전’(2006), 박정희와 5·16군사정변을 함께 모의한 ‘황용주-그와 박정희의 시대’(2013)에 이은 저자의 세 번째 인물전이다.
“조영래(1947~1990)와 저는 동시대를 살았습니다. ‘조영래 평전’은 다음 세대가 조영래가 살던 시대를 이해하는 것을 돕고자 쓴 글입니다. 특히 법률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법률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의 상한과 하한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황용주에 대한 글은 저의 평가가 들어간 평전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서술한 전기예요. 현대사에서 그야말로 잊힌 사람입니다. 무덤도 없이 외롭게 죽었는데, 글로 무덤을 대신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

장정일의 악서총람
장정일 지음, 책세상, 592쪽, 1만7800원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外
작가이자 독서가, 수필가인 장정일의 새로운 ‘독서 일기’다. 이번에는 오로지 ‘음악’에만 초점을 맞췄다. 음악, 음악가를 다루거나 직간접으로 음악을 다룬 악서(樂書) 174권에 대한 평론 116개로 책 한 권을 꾸렸다. 장정일은 한국 문단의 형식과 내용에 파장을 일으킨 문제적 작가인 동시에 개성적 독서가, 서평가다. 음악은 인간의 본성에 깊숙이 자리한 강력하고 치명적인 ‘본능적’ 대상이면서 시대, 역사와 함께 호흡한 ‘사회적’ 대상이다. 저자는 사적 음악 취향을 드러내면서 음악이라는 창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성찰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을 쓸 수 있게 해준 음악가들에게 감사한다. 음악 서적을 뒤적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이 책은 행복을 누린 끝에 나온 부산물이다.”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김호동 지음, 사계절, 272쪽, 2만9800원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外
서구 중심의 세계사에 외면당하고 소수민족의 역사를 흡수하려는 중국사의 그늘에 가려진 중앙유라시아 초원과 오아시스의 역사가 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의 치밀한 사료 분석과 고증을 거쳐 세계사의 주역으로 되살아났다. 이 책은 시간의 축(역사)을 날줄, 공간의 축(지도)을 씨줄로 삼아 쓴 중앙유라시아 통사다. “지금껏 세계사는 농경 정주문명 중심으로 서술돼왔으나 초원의 유목민은 농경문화에 끊임없이 자극을 줬으며 오아시스의 도시민은 실크로드를 종횡무진하면서 세계사의 동맥 구실을 했다”고 이 책은 서술한다. 돌궐, 몽골, 흉노, 선비, 스키타이 등의 역사에 호기심을 가진 이라면 이 책이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113컷의 역사지도와 22개의 계보도가 이해를 돕는다.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원재훈 지음, 비채, 487쪽, 1만4500원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 外
파피루스에 적힌 ‘이솝우화’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까지…. 시인 원재훈이 스물여덟 편의 고전을 뽑아 읽은 ‘독서 고백’이다. 이 책은 고전을 철학, 문학의 틀로 분석한 평론집이 아니며 ‘성공하려면 이런 책을 읽으라’는 처세서도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실패담을 녹여내면서 상처를 입었을 때 함께한 고전을 소개한다. 고전에 등장한 작중 인물의 대사에 기대어 절망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는 글에서 이렇게 썼다. “이 책을 통해 이루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책을 읽던 독자가 문득 책을 덮고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뛰어가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소설의 세계에서 그 어떤 작품이라도, 단 한 편이라도 읽고 감동을 받고 그 힘으로 버티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러한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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