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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미술관

‘숨은 보석’ 캐내는 신진 기예 양성소

해머 미술관

  • 최정표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jpchoi@konkuk.ac.kr

‘숨은 보석’ 캐내는 신진 기예 양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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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의 거장’ 도미에 작품 다량 소장

‘숨은 보석’ 캐내는 신진 기예 양성소

오노레 도미에, ‘Don Quixote et Sancho Panza’, 1866~1868


그룬왈드 센터는 4만 점이 넘는 판화, 드로잉, 사진, 작가 스케치북, 작품 아카이브 등을 보유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렘브란트, 피카소 등의 작품은 물론 우키요에 등 일본 에도 시대 판화 작품도 볼 수 있다.

1967년 만들어진 조각정원에는 칼더, 마티스, 호안 미로, 헨리 무어, 이사무 노구치, 로댕, 데이비드 스미드 등 유명 작가들의 70점 넘는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해머 컬렉션은 이름 그대로 해머의 수집품이다. 규모는 크진 않지만, 해머가 수십 년에 걸쳐 엄선한 유럽 및 미국의 명품들로 구성돼 있다. 렘브란트, 고야, 모로, 고갱, 고흐 등의 작품이 포함됐다.

도미에 컬렉션은 19세기 프랑스 판화가 오노레 도미에(Honore Daumier)의 작품과 당시 삽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해머 미술관이 소장한 도미에 작품은 7500여 점으로, 프랑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도미에 작품을 갖고 있다. 도미에는 ‘캐리커처의 미켈란젤로’라고 불린 당대 최고의 캐리커처 작가로, 주로 부르주아, 정치인, 귀족들의 위선을 풍자하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미술관이 소장한 도미에 작품 중 꼭 눈여겨봐야 할 것은 ‘돈키호테와 산초 판자’(Don Quixote et Sancho Panza·1866~1868)다. 돈키호테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연상시킨다.

도미에는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가난한 유리직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파리로 이주해 정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채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예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잠시 미술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거의 독학으로 공부했다.



그는 시사만화가(caricaturist)로 명성을 떨쳤다. 사회를 풍자하고 권력을 비판하는 삽화를 많이 그려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루이 필립 왕을 비판한 삽화 때문에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말년에는 실명(失明)하는 불운을 겪었다.

해머 동시대 컬렉션은 1999년부터 현대 및 컨템퍼러리 작품을 대상으로 작품 수집을 하는데, 최근 들어 소장 작품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LA 지역 미술애호가들의 후원 덕분이다. 2012년에는 오랜 기간 미술관을 후원해온 독지가 2명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작품 150점을 기증했다. 여기에는 잭슨 폴록, 빌렘 드쿠닝, 필립 거스통 등 미국의 1세대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다.



‘코덱스 해머’의 운명

‘숨은 보석’ 캐내는 신진 기예 양성소

빈센트 반 고흐, ‘Hospital at Sanit-Remy’, 1889

해머 미술관에서는 고흐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한 점인 ‘생레미 병원’(Hospital at Saint-Rémy, 1889)은 고흐가 고갱과 크게 다툰 후 생레미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린 작품이다. 고흐가 자신의 걸작 ‘별이 빛나는 밤’(뉴욕현대미술관 소장)을 그린 곳이 생레미 병원이다. 렘브란트의 ‘검은 모자를 들고 있는 남자’(Portrait of a Man Holding a Black Hat, 1637)도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많이 그렸는데, 이 그림도 그중 하나다. 역시 해머의 수집품이다.

해머가 가장 자랑한 수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자필로 쓴 과학 공책 ‘코덱스 레스터(Codex Leicester)’다. 그는 이를 1980년 경매에서 512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 공책은 18장이 반으로 접혀져 앞뒤에 글이 쓰여 있기에 모두 72쪽이라고 할 수 있다. 다빈치가 쓴 30여 개의 저널 중 가장 유명한 것이다. 해머는 이 공책을 사들인 후 그 이름을 ‘코덱스 해머(Codex Hammer)’로 바꿨다.

하지만 미술관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94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이 공책을 내놓았고, 빌 게이츠가 308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자연히 이름도 ‘코덱스 레스터’로 환원됐다. 빌 게이츠는 다 빈치의 유산을 마이크로소프트 홍보에 유익하게 이용하고 있다. 


‘숨은 보석’ 캐내는 신진 기예 양성소

렘브란트, ‘Portrait of a Man Holding a Black Hat’, 1637


최 정 표


‘숨은 보석’ 캐내는 신진 기예 양성소
● 1953년 경남 하동 출생
● 미국 뉴욕주립대 박사(경제학)
●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  건국대 상경대학장
● 저서 : ‘경제민주화, 정치인에게 맡길 수 있을까’ ‘재벌들의 특별한 외도’
   ‘한국재벌사연구’  ‘공정거래정책 허와 실’ ‘한국의 그림가격지수’ 등
● 現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경실련 공동대표






신동아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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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표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jpchoi@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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