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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제2의 고향 집에 오는 순간 자연 치유”

인터뷰 | 경기도 홍보대사 배우 박해미

  •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경기는 제2의 고향 집에 오는 순간 자연 치유”

“경기는 제2의 고향 집에 오는 순간 자연 치유”

[박해윤 기자]

여기 50대의 여배우가 있다. 또렷한 이목구비,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 과감한 몸짓이 역시나 무대에 서는 배우답다. 타고난 열정 덕분일까. 그는 배우로 살아가면서 틈틈이 뮤지컬을 만드는 제작자로 나서기도 한다. 욕심 많은 이 여배우, 특별한 삶을 살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보통 사람이다. 한 남자의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며, 경기도 주민이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그가 6년 넘게 맡아온 직책이 있다. ‘경기도 홍보대사’다. 누구보다 경기도를 사랑하는 파워우먼, 배우 박해미(51)를 만났다.

▼ 2010년부터 경기도 홍보대사를 맡았다. 꾸준히 활동하는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경기도에 대한 애착이 점점 커진다. 경기도는 제2의 고향이다. 홍보대사라는 자리가 내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거주지를 자주 옮겼다. 대전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고등학교(영도여고)는 부산에서 다녔다. 적응할 때쯤 대학(이화여대) 진학 때문에 서울로 왔다. 이후엔 대구에서 잠깐 살다가 작은아들(성재)이 초등학교 1학년일 때 구리로 이사 왔다. 구리에서 산 지 올해로 만 10년이다. 이제는 정착하고 싶어서 4년 전 구리에 집을 지었다.”

▼ 살아보니 구리는 어떤 곳인가.

“교통이 아주 좋다. 서울에서 가깝고, 외곽으로 빠지기 좋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활동하는 배우에게 이만한 곳이 없다. 내가 살고 있는 구리 아치울마을은 조용하고 전원적이어서 집에 오는 순간 자연적으로 치유가 된다. 다만 아쉬운 건 구리가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구리아트홀이 생기면서 마을 주민이 문화를 접하기 시작했다. 구리 곳곳에 문화 공간이 조성됐으면 한다.”



구리서 전원생활 만족

“경기는 제2의 고향 집에 오는 순간 자연 치유”

박해미는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축제를 기 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윤 기자]

▼ 전원생활은 할 만한가.

“처음엔 집 짓는 걸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사람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집 짓다가 이혼할 뻔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고되고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지금은 만족한다. 일단 이사를 안 다니니 좋다. 구리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생각으로 집을 지었다. 집 텃밭에 수목장을 조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요인이 뭔가.

“타고난 것 같다.(웃음) 부모가 흥이 많다. 부친은 젊을 때 춤을 잘 췄고, 모친은 고등학생일 때 학교 응원단장을 했을 정도로 활달했다. 두 분의 DNA를 내가 물려받았으니 힘이 넘쳐나는 건 당연하지 않겠나. 그런 나도 50대에 접어드니까 힘이 빠진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서 좋은 기운을 얻는다. 남편이 연하이고, 자식이 어리니 그들에게서 젊은 기운을 받고, 무대에서 관객의 에너지를 얻는다. 요즘은 에너지를 발산하기보다 좋은 기운을 흡수하는 데 관심을 둔다. 젊을 땐 미처 몰랐는데, 어깨에 힘을 빼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컨디션 회복하는 노하우가 특별하다고 하던데.

“나는 목소리가 큰 사람이다. 소리가 크다는 건 대화할 때 에너지를 쏟아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목을 생각해서라도 작게 말하라고 하는데 굴하지 않는다. 타고난 성격이 그렇다. 다만, 공연 1시간 전에는 말을 아끼고 명상을 한다. 공연 순서와 대사, 노래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에너지를 응축한다. 그러면 힘이 솟아난다.”

▼ 경기도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언급했다.

“사회는 복지를 강조하는데, 정작 사회복지사의 복지는 형편없다. 아이러니다. 사회복지사는 어렵고 힘든 사람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다. 육체적 피로도 크지만,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회복지사 대상으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 자원봉사 현장을 다니면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뭔가.

“우리나라 자원봉사자는 대부분 아줌마다. 중년 남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자원봉사자를 다양하게 양성할 필요가 있다. 예술가, 의료인, 건축가, 언론인, 교사 등 다양한 직종에서 참여하면 활용할 수 있는 재능이 많아질 것이다.”



홍보대사 활동, 뮤지컬 창작에 도움

▼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경기도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접한 여성, 복지, 교육, 환경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작품 활동에 투영되는 듯하다.

“나는 뮤지컬 창작에 남은 인생을 걸고자 하는 사람이다. 숨은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작품에 담고 싶다. 그래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쿠커’를 무대에 올렸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나는 어릴 때 학교라는 틀 안에 묶여 있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청소년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하이틴 뮤지컬 ‘하이파이브’를 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청소년 대상의 뮤지컬 공연을 개최하려 애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2013년 안산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했다. 당시 관람한 학생들이 단원고 학생들이었다. 관람 태도가 무척 좋아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세월호 참사를 겪은 2학년 학생들이었다. 가슴이 무너졌다. 그때부터 엄마로서, 언니로서, 배우로서 이웃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청소년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는 데 애로사항은 뭔가.

“청소년에게 뮤지컬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려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배우 한 명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경기도와 경기교육청 등 기관이 적극 나선다면 청소년들이 꾸준히 뮤지컬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 축제를 많이 다니는 연예인으로 꼽힌다. 국내 축제의 수준은 어떤가.

“지역마다 고유의 특색을 살린 축제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천 도자기축제와 같이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



내년 5월께 가족음악회 개최

▼ 배우로 살아가는 엄마는 중학생 아들과 어떻게 소통하나.

“저녁에 잘 때 같이 눕는다.(웃음) 나는 아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대화한다. 대신 아들은 아빠와 대화를 많이 한다. 남편이 아침마다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그때 남자끼리 대화한다. 나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지금도 모른다.”

▼ 앞으로 계획은.

“내년 5월쯤 가족음악회를 열 생각이다. 남편은 색소폰을 연주하고, 아들은 기타를 치고, 나는 노래를 부른다. 춤을 추고 마임을 할 수도 있다. 형식의 구애 없이 자유로운 음악회를 선보일 것이다. 이를 계기로 가족음악회가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자연스럽게 가족 관계가 회복되고 유대감이 강화될 것이다. 경기도 홍보대사로서 이만한 활동이 없다고 생각한다.”



신동아 2015년 7월 호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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