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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노동 해방의 그날 준비할 때가 왔다”

‘강철서신’ 김영환이 말하는 ‘이념시대 이후’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노동 해방의 그날 준비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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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공지능·로봇이 꾸리는 새 물결
  • ● “시장의 시대가 저문다”
  • ● 박제가 될 ‘노동의 가치’
  • ● “非시장적 일자리로 대응해야”
“노동 해방의 그날 준비할 때가 왔다”

[조영철 기자]

김영환(54) ‘준비하는 미래’ 대표는 철학·사상형(型) 인간이다. ‘혁명’을 꿈꾸지 않았다면 ‘이데올로그’로 남았을 것이다. 그의 저술을 읽지 않고, 그와 말 섞어 토론해보지 않으면 그를 잘못 알기 쉽다. 왼쪽 극단에서 오른쪽 극단으로 이동했다는 식의 ‘띄엄띄엄 인물평’이 대표적인 오해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1986년 팸플릿 ‘강철서신’을 썼다. ‘주사파 대부’로 불렸다. 운동권에 반미친북 분위기를 확산했다. 1991년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났다. 이듬해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창당했으나 북한의 실제에 환멸을 느껴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다.

2012년에는 중국에서 북한 내 반(反)체제 조직을 구성하는 일을 하다가 공안에 체포돼 구금됐고 114일 만에 석방됐다. 북한 인사들을 포섭하는 일을 하던 중국 내 조직이 와해된 후로는 저술 및 교육 활동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준비하는 미래’라는 단체를 결성해 활동한다.    

10월 5일 그를 오랜만에 다시 만난 것은 ‘시대정신’ 2016년 9/10월호(통권74호)에 실린 ‘노동의 시대를 넘어, 시장의 시대를 넘어’라는 글을 읽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미래에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였다. ‘시대정신’에 실린 그의 글은 ‘탈시장, 탈노동’에 대한 전망을 다룬 것이다.  



脫노동, 脫시장의 시대

▼ ‘준비하는 미래’라는 단체를 꾸렸다. 단체 이름을 왜 그렇게 정했나.

“동아시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인류의 사회·경제적 미래도 변화한다. 한반도와 한국 사회의 장래를 미래지향적으로 연구해보자는 차원이다. 무엇보다도 탈노동, 탈시장이 불가피한 시대가 다가왔다.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 동아시아 정세는 ‘변하는 수준’이 아니라 ‘요동치는 단계’인 것 같다.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 핵과 관련한 북한의 행동은 ‘벼랑 끝 전술’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막무가내식으로 ‘어떻게 해볼 테면 해봐라, 우리는 우리식대로 간다’는 투다. 같은 민족을 상대로 핵을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것 또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이 초강경책을 쓰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온건책을 쓰더라도 평화의 길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안보의 굉장히 많은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중 간 갈등이 확대되면 우리가 더욱 곤혹스러워질 것이다. 명쾌한 해법을 내놓기 어려운 환경으로 사태가 나아가는 형국이다.”

▼ 북한 및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국이 역할을 하리라고 보나.

“중국의 의도를 100% 알 수 없으나 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북한 체제에 위험이 갈 정도의 압박을 가하려는 의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 아닌가. 북중 간 합의 비슷한 게 존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 미·중의 갈등이 확대되는 국면을 이용해 북한이 핵을 가진 채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에 아래에서 경제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김정은 정권 처지에서는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책일 수 있다.

“그 같은 시나리오가 단기적으로는 한국에 실(失)이 되는 측면이 많아 보이지만, 북한의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도 실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김정은은 경제 개발을 통해 부강한 국가를 만들려면 안보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듯하다. 재래식 전력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니 적은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핵무기가 필요한 것이다.”

▼ 동아시아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미래’로 주제를 바꿔보자. ‘노동과 시장, 그 이후의 시대’는 디스토피아일 것 같나, 유토피아일 것 같나.  

“유토피아라고 표현하면 지나치긴 한데,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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