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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식의 考古野談

한겨울 한밤중에 맨손으로 건진 백제금동대향로

  • 김태식|국토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 문화재 전문언론인

한겨울 한밤중에 맨손으로 건진 백제금동대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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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한밤중에 맨손으로 건진 백제금동대향로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동아 DB]

사비 도읍기 백제 왕가의 공동묘지로 지목되는 부여 능산리 고분군 서쪽 지점에 ‘능산리 고분군 전시관’이 있다. 모양이 조금은 독특해 전체로 보면 둔덕을 파고 들어간 땅굴 형식이다. 아마도 사비 시대 백제 무덤 전형이 주로 산기슭을 파고 들어가 그 안에다 돌을 쌓아 묘실(墓室)을 마련한 데서 착상한 디자인일 것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벽면엔 능산리 고분군 중 유일한 벽화 고분인 소위 동하총(東下塚)에서 발견된 벽화 소재 중 연꽃과 구름무늬를 잔뜩 그려놓았다. 그 내부에는 부여 일대 지형도와 능산리 일대 지형도를 안치하고, 그 뒤 중앙에는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 모형물을 놓았다.

이 전시관의 주인공이 금동대향로임을 보여주는 배치다. 하지만 지금은 백제문화의 아이콘처럼 통하는 이 향로가 고분 전시관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왜냐면 향로는 고분이 아닌 그 인근 지역 능산리 사지(寺址·절터)에서 출토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향로의 발견을 이끈 사건은 다름 아닌 이 전시관 공사였다는 점에서 아예 무관한 것도 아니다. 

1985년 부여군은 고분 전시관을 지으면서, 공사장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빼내기 위한 배수로를 만들게 된다. 이 과정에 백제 시대 연화문 와당(蓮花文瓦當) 몇 점이 발견된다. 이런 와당을 쓴 건물이라면 품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에 당국에서는 1990~91년 중서부고도(古都)개발계획과 맞물려 능산리 고분군과 부여 나성(羅城) 사이 계곡에 위치한 능산리 394번지 등 13필지 사유지 약 3000평을 매입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곳은 계단식 논밭이었다. 그리고 이 일대에 대해 1992년 12월 4일부터 이듬해 1월 7일까지 유적 분포 범위와 양상 확인을 위한 문화재 시굴조사를 실시한다.

때는 엄동설한 혹한기였다. 그 결과 건물터와 초석(礎石)을 비롯해 연꽃무늬 수막새를 포함한 기와와 토기가 다량 발견됐다. 지하에 심상치 않은 백제 시대 유적이 존재한다는 징후였다. 이렇게 되자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기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훗날 이곳이 ‘능산리 사지’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중요한 백제 시대 유적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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