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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도국에 한국형 인적 자원개발모델 수출하겠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민형기 총재 인터뷰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개도국에 한국형 인적 자원개발모델 수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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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국들은 최근 30~40년 만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의 경험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들은 일본 같은 선진국의 경험보다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가 급속하게 성장한 한국의 경험을 알고 싶어합니다.
한국보다 어려운 개발도상국에 대외무상원조를 베풀고, 우호협력사업을 펼쳐온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가 대외원조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1990년대 초부터다. 당시 1986∼89년 사이에 292억 달러 규모의 무역흑자를 내고, 1990년에 유엔에 가입하는 등 한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따라서 이에 걸맞은 국제적 참여와 책임이 필요했다. 당시 정부는 1987년 개도국에 장기 저리 차관을 제공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설치했고, 1991년 4월에는 개도국 무상원조사업을 전담하는 한국국제협력단을 세워 본격적으로 대외원조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제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국국제협력단의 민형기 총재를 만나 한국국제협력단의 전반적인 현황과 실적, 정책 구상에 대해 들어보았다.

─KOICA 창립 10주년을 축하합니다. 총재께서는 오랜 외교관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일을 해오신 것으로 압니다만, 먼저 우리나라가 대외원조를 해야 하는 까닭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으면서도 대외원조를 추진해야 하는 까닭은 첫째,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회비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국제사회는 갈수록 상호의존도가 깊어지고 치열한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존전략 차원에서도 국제사회 일원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은 의무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는 IMF를 통해 대외신인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험한 바 있습니다. 대외원조야말로 국제사회에서 국가 이미지와 신인도를 높이는 수단입니다. 다시 말해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대외원조금액의 75% 이상이 우리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거나 파견 인력의 인건비로 집행되어 국내에 재투자되고 있습니다. 또 관련 물자와 용역을 수출하는 경제 환류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동차와 컴퓨터를 해외로 보낼 때 모두 국산 제품을 보냅니다. 자동차를 보내면 그 대금이 모두 국내 자동차회사로 돌아갑니다. 부속품도 그렇습니다. 운송도 모두 우리 해운업체가 하니, 그 대금이 국내업체에게 돌아갑니다. 또 해외연수생을 초청하면 이 사람에게 투입되는 돈의 90% 이상이 한국에 떨어집니다. 숙소 식사 교육 관광 산업시찰 비용은 모두 국내에서 부담하는 것입니다. 또 원조되는 우리 공산품은 수출의 첨병이 됩니다. 셋째로는 과거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개도국에 아낌없이 도움을 주어야 할 때입니다.”

─지난 10년간의 국제협력단 활동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이 국제협력단 사업을 10년 동안 하면서 국제사회에 확실한 인상을 남긴 것이 하나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에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자명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은 우리의 위상에 걸맞은 원조를 해나가야 합니다. 또 우리가 주는 원조는 소위 ‘Tied Loan(조건부 차관: 차관 공여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차관)’이 아닙니다. 일본과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하는 원조는 거의 조건부 차관입니다. 지난해에 OECD 회의에 참석했는데, 몇 나라가 이제 ‘Tied Loan’을 없애고 ‘Untied Loan’으로 하자고 제의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선진국과는 다른 한국의 원조방식은 개도국에서 많은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국제협력단이 생기기 이전에도 정부의 각 부처나 산하기관별로 산발적으로 대외원조를 했습니다. 국제협력단은 이런 산발적인 사업을 일원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에 한국형 원조 모델을 만들기로 하고 실제로 150~250명에 이르는 해외봉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조직 면에서 성장했고, 원조 자금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 3.5배가 늘어났습니다. ‘나눔과 섬김회’라는 해외 연수생 동창회 모임도 생겼습니다. 현재는 450명 정도의 국제협력단 요원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10주년을 계기로 젊은 사람들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삶의 가치를 찾는 일이 늘었으면 합니다.”

한국은 이제 원조하는 나라

─현재 한국국제협력단에서 벌이는 주요 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KOICA의 사업은 크게 나누어 인력협력, 개발협력, 민간원조단체(NGO) 지원 등 세 분야입니다. 인력협력사업으로 올해에 111개 개도국으로부터 공무원과 기술인력 2300명을 초청해서 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안+3 정상회의’ 후속조치사업으로 아시안특별연수 과정을 신설하여 이들 국가에서 600명을 초청하여 연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40여 개 개발도상국에 의료단, 태권도사범,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전문가 79명을 파견했습니다. 해외봉사단원은 24개국에서 233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24개국에 180명을 새로 파견할 계획입니다.

개발협력사업은 개발조사, 물자공여, 프로젝트사업으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중 개발조사사업은 개도국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공공사업 계획을 세우는 기술용역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일인데, 금년에는 8개국 11개 사업에 25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자지원 사업은 인도적 차원에서 물자나 자금을 무상지원하는 사업인데, 금년에는 컴퓨터, 정보통신기기, 직업훈련장비를 74억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프로젝트 사업은 병원, 학교, 직업훈련소를 세워주는 일인데 올해는 14개국에 153억원 규모로 27개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국제사회로 좀더 뻗어가기 위해서는 자금만 원조할 것이 아니라, 돈과 사람을 지금보다 많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동티모르 같은 분쟁 지역에 나가보면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유엔기구와 함께 일하면서, 국제 감각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엔과 국제협력단 사업을 연계할 계획은 없는지요?

“유엔사업과 연계할 생각은 없습니다. 유엔자원봉사단은 외교부에서 선발해서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원봉사하는 사람을 더 많이 내보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국제협력단의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젊은이가 삶의 값어치를 새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를 정부 차원에서 보면 현지 사정에 밝은 자원을 양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지에 파견된 젊은이들을 보면 대부분 해당국 지방에 나가 있는데, 이들은 금방 해당 지역의 유지가 됩니다. 해당 국가에서는 한국사람들은 어쩌면 저렇게 모두 우수하냐고 감탄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 봉사단원들이 잘해내고 있습니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사람 중에는, 해당 주재국에서 불러서, 다시 나갔다가 현지인과 결혼해서 사는 이도 있습니다.”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종의 해당 지역 전문가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보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한국에 돌아와 갖는 모임이 있습니다. 이름이 ‘나섬회’인데 ‘나눔’과 ‘섬김’의 첫 글자를 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조직이 지금에 와서 보니까, 일년에 한 번씩 모이는데, 별로 하는 일이 없어요. 그래서 금년부터는 아예 사무실을 하나 내주었습니다. 파트타임으로 직원이 근무하면서 일도 시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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