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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高建 서울특별시장

“시장재출마? No! 대권도전? 노코멘트”

  • 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시장재출마? No! 대권도전?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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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시장으로서 할 역할 다했다
  • ● 박정희 기념관은 기념 도서관으로
  • ● ‘추모의 집(납골당)’, 혐오시설 아니다
  • ● 서울 수돗물 문제없다
  • ● 수서사건의 진상
고건 시장의 거취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에는 이인제 노무현 김중권씨 등과 함께 민주당 대권후보군에 오르내리고 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인기도를 비교하는 여론조사가 신문·잡지 지면에 자주 등장한다. 과연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인터뷰는 시청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들며 이루어졌다. 어렵게 성사된 인터뷰인지라 1000만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된 정책을 중심으로 많은 질문을 준비했다. 저녁 자리의 대화라서 다소 산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맥주 한잔을 반주로 곁들여 대화를 하다보면 그가 늘상 조심하는 정치 문제에 관한 솔직한 발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운 좋게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고시장은 30개에 가까운 항목의 질문에 답하느라 두 시간 동안 음식에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준비한 질문을 모두 마치고 폭탄주를 몇 순배 돌릴 때도 정치에 관한 발언은 무척 조심했다.

고시장은 “서울시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시정에 관해 중요한 정책을 발표해도 메트로면에만 나와요”라고 다소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것은 그가 선택한 불이익이다. 그가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의 노무현씨처럼 야당 총재를 향해 ‘대포’도 쏘고 대통령에 대해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펑펑 터뜨리면 신문 1~5면에 빈번히 등장하겠지만 중앙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는 고시장 스스로 극력 피하고 있다. 그러니 메트로면에 나올 수밖에.

이번 인터뷰도 판교 신도시, 상암동 개발, 원지동 추모공원, 수돗물, 아파트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메트로 이야기만 잔뜩 하면 어떡하나 하고 내심 걱정했지만 큰 제목으로 뽑을 이야기를 몇 개 준비해온 것이 곧 확인됐다.

“지방선거 출마 않겠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재출마와 관련해서 딱 부러지게 “할 일이 끝났다”며 “재출마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대선출마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고 원론적인 발언을 해놓고서도 쓰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그의 발언에서 향후 정치활동에 관한 확실한 언급은 없었지만 현명한 독자라면 어떤 감을 잡을 수는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노코멘트’도 좋은 답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판교 신도시 건설 계획을 놓고 건설교통부와 경기도의 의견이 다르고 민주당 의원들도 편이 갈려 있습니다. 수도권 신도시 건설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우리 국토의 가장 큰 문제가 수도권 과밀 현상입니다. 전 국토의 11%밖에 안 되는 수도권에 전 인구의 46.7%가 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어요. 이대로 놔두면 수 년 후에는 50%를 넘게 돼요. 도시국가를 빼놓고는 이런 나라가 없습니다. 아주 비정상이에요. 국가적 차원에서 획기적인 인구분산 또는 인구집중 억제 정책을 써야 합니다. 판교의 사정이 어떻게 됐든 서울에서 4km 정도 떨어진 곳에 신도시를 세우면 분당 일산에서 보시다시피 엄청난 교통혼잡을 유발합니다. 일산 분당으로 인한 교통 혼잡 비용이 연간 3조원이라고 합니다.

수도권에 신도시를 건설하려면 잠만 자고 빠져나오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자족(自足) 도시가 돼야 합니다. 자족도시가 되려면 서울에서 40km는 떨어져야 합니다. 판교는 도저히 자족도시가 될 수 없습니다. 서울시가 건교부에 천안쯤에 신도시를 건설하라고 대안으로 제시했어요. 경부고속철도의 첫 번째 역이 천안입니다. 거기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더라도 자동차 대신에 경부고속철도를 이용하게 되니까 고속철 경영에 도움이 됩니다.”

―건교부에서도 판교 신도시를 위해 두 개의 도시 고속도로를 새로 만든다고 하는데 재원이 엄청나게 소요되겠지요.

“고속도로는 아무리 많이 만들어봐야 소용이 없어요. 자동차 타고 들어오니까. 막히는 현상을 옮겨놓을 뿐이지요. 건설비용도 천문학적 규모입니다. 지하철 ·전철·광역전철 등의 네트웍을 형성해야 합니다.”

―시장 공관에 상암동 신도시 투시도가 걸려 있더군요. 상암동 신도시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지금도 자유로 일대가 출퇴근 시간대에 막힙니다. 월드컵 경기장이 생기고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면 일산신도시와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자유로는 도로의 기능을 상실하지 않을까요. 교통대책을 어떻게 세워가고 있습니까.

“상암동은 신도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당초 1만 가구가 들어서는 주택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가 3000 가구를 줄이고 그 면적에 정보통신(IT) 산업의 동북아 비즈니스센터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조성되는 디지털 미디어시티는 21세기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정보와 환경, 이 두 가지 개념을 통합한 서울의 관문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의 ‘허브(중추)공항’인 인천 신공항의 배후에 있는 이 도시에 세계 유수 IT 기업들의 동북아 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서게 됩니다.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해보니까 약 8개 차로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모두 20개 차로를 인근에 신설 또는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남순환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제2 성산대교를 신설합니다. 새로운 간선도로가 하나 더 생기면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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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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