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생활글’ 쓰게 해야 아이들이 산다”

우리말글 바로 쓰기 외길 걸어온 이오덕 선생

  • 김진수 jockey@donga.com

“‘생활글’ 쓰게 해야 아이들이 산다”

2/8
그러나 지병으로 4년 전부터 요양해온 이오덕 선생은 한동안 펜을 놓고 있었다. 다행히 1년 전부터 건강이 호전돼 집필활동을 재개, 평생의 화두인 우리말글 사랑을 전파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그의 서재는 충주시 신니면 광월리에 오롯이 자리한 50여 평짜리 단층 시골집. 침실 하나와 거기에 딸린 욕실을 제외하곤 온통 책들로 빽빽한 ‘서해(書海)’와도 같은 그곳에서 9월3일 선생을 만났다. 성성한 백발과 뿔테안경 너머 강단 있는 그의 눈빛에선 올곧음이 묻어났다. 먼저 우문(愚問)부터 던졌다.

글쓰기는 바른 인격 형성의 필요조건

-선생님께서 주창하시는 교육관인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합니까.

“요즘 초등학교 교과목이 대략 15가지쯤 될 텐데, 글쓰기는 그중 국어과목에 속합니다. 더욱 세분하면 국어의 4개 분과인 읽기·쓰기·말하기·듣기 중 하나지요. 외형상으로만 보면, 전체 교과목 가운데 극히 작은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글쓰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교과서 혹은 다른 책들을 읽거나 남의 이야기를 들어 얻은 지식을 단순히 풀어쓰거나 정리하는 건 글쓰기가 아닙니다. 이를테면 대학입시의 논술고사같은 거지요.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글쓰기입니다. 실제 삶 속에서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하는 모든 체험행위에서만 자기의 진솔한 모습과 마음이 우러나는 것입니다. 그것을 ‘생활글’로 정직하게 옮기는 겁니다. 그런 뒤에 그 글을 읽으며 ‘아, 내 모습이 이렇구나’하면서 자신을 객관화하면, 그게 또 거울을 보고 매무새를 가다듬 듯 자신의 인생을 가다듬는 하나의 계기가 됩니다. 또 같은 글을 교사나 친구들한테서 비판받고 자기반성도 하는 과정을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인격을 올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아이들이 진실된 사람으로 자라고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 글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 글쓰기 교육을 외면하는 요즘의 교실은 완전히 ‘폭력교실’일 뿐입니다.”

선생은 ‘방안에 갇혀 숨쉴 하늘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한번 생각해 보라고 반문한다. 날마다 실내에서 책 읽고 쓰고 외우는 걸 공부라며, 머릿속에 갖가지 잡동사니 지식을 쑤셔넣는 것이 아이들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우상(偶像)처럼 돼버린 현실이 비참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우상의 억압’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아이들로 하여금 세상을 올바른 눈으로 보게 하고, 자연의 소리를 듣게 하고, 사람다운 감정과 생각을 갖게 하고, 사람다운 행동을 하게 하는 바른 글쓰기 교육이야말로 ‘인간교육’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2/8
김진수 jockey@donga.com
목록 닫기

“‘생활글’ 쓰게 해야 아이들이 산다”

댓글 창 닫기

2019/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