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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사와 예산 독립이 관건”

국가인권위원회 김창국 위원장

  • 글: 정호재 demian@donga.com

“인사와 예산 독립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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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출범은 시민운동단체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
  • ●독립기구였기에 검찰 직권조사 가능
  • ●현재 인력으로는 제대로 일하기 어렵다
  • ●인권위는 ‘명동성당’이 아니다
  • ●인권위만큼 비관료화된 조직 없다
“인사와 예산 독립이 관건”
11월25일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62)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1년 동안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많은 일을 겪었다. 인권위가 ‘낯선’ 기구였던만큼 정부 각 부처와 마찰이 적지 않았다. 인권위는 인권위대로 미처 정돈되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에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검찰조사 도중 숨진 피의자 조천훈씨(32) 사건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인권위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만나기로 한 11월6일은 조씨 사망 사건의 주임검사 홍경령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날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번 사건으로 말문을 열었다.

국가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

-최근 검찰에서 일어난 피의자 폭행 사망사건은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로 인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물러나는 등 검찰은 만신창이가 된 것 같습니다. 위원장께서는 한때 검찰에 몸담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검사의 묵인하에 수사관의 가혹행위로 피의자가 사망했다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입니다. 담당수사관의 의욕 과잉이 그런 결과를 초래했겠지만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죄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정당하다는 잠재적인 의식과 인권에 대한 무지가 불행한 사태를 초래한 것 같습니다.”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권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도는 쉽게 바꿀 수 있어도 의식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습니다. 물론 잘못된 제도가 있다면 개선해야 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지요. 그러나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련의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 이번 사건에 대해 인권위가 직권조사를 했는데 그 파장이 제법 컸던 것 같습니다. 직권조사를 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인권위는 피해자가 진정을 해올 때 비로소 인권침해사건을 다룹니다. 그러나 진정이 없어도 그 내용이 중대하고 인권침해 혐의가 짙으면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이 제 식구를 제대로 조사하기 어렵다는 국민정서를 반영해 직권조사를 결정했어요. 이번 사건은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을 비롯한 국가기관은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까.

“그건 아닙니다. 알아서 잘 하겠지만 인권위는 공권력에 의해 빚어진 인권침해를 다루는 독립기관이니까 이번 사건을 우리 시각대로 풀어내 국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나설 경우 검찰이 놓친 부분을 포착할 수도 있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들도 신뢰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직권조사를 하게 됐습니까.

“사망한 피의자 가족에 대해 검찰이 1억원을 주기로 합의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인권위에 진정을 하지 않았어요. 대신 공범으로 지목된 사람들로부터 3건의 진정이 들어왔더군요. 맨 처음 진정한 사람은 범행을 저지른 하수인이었습니다. 진정사건을 조사하려면 연루된 사람들을 모두 조사해야 합니다. 조천훈씨 사망 사건은 당연히 조사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죠. 11월2일 곧바로 의사를 데리고 구치소에 가서 진정인들에 대해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진료소견서도 받았습니다.”

-인권위가 개입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진상이 투명하게 밝혀졌다고 보십니까.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섰기 때문에 검찰이 자극을 받았겠죠. 인권위가 개입했는데도 검찰이 축소 수사를 하게 되면 큰 망신을 당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죠. 인권위는 강제수사권도 없고 조사기법도 뒤떨어지지만 인권 침해사건에 우리가 개입할 경우 더욱 투명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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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호재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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