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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차범석

서재는 나의 영토, 책은 나의 신민(臣民)

차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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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서재에 대한 욕심은 나만의 영토를 가지고 싶다는 바람이다. 작은 공간이나마 모든 권력과 통제력을 오로지하는 영주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다. 한 권, 두 권 책이 늘고 그에 따라 새 책장이 들어올 때 마다 느끼곤 했던 작은 희열은, 신민(臣民)이 늘고 재화가 풍요로워지는 것을 반기는 영주의 기쁨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어쩌랴. 이 영주는 세상을 피해 몸을 숨긴 망명객인 것을. 서재란 그저, 상처를 주는 바깥세셰는 물론 크로 작은 일로 부대끼는 가족들로 부터 자신을 격리 시키는 ’도피처’에 불과한 것을. 밤샘 작업을 끝내고 방문을 나서는 순간 영주는 다시 권력을 잃고 숨가쁜 삶을 만나야 하는 것을.

오랜 셋방살이 끝에 내집을 갖자마자 골방 서재부터 마련하던 1963년 어느날부터, 집 안 곳곳에 그 동안 써온 빛 바랜 원고가 쌓인 지금까지, 나에게 서재는 영주 아닌 영주를 기다리는 작은 도피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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