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大小國 공존하는 지구대협동사회 건설하자”

‘오토피아’ 주창하는 조영식 경희학원장

  • 글: 이명건 gun43@donga.com

“大小國 공존하는 지구대협동사회 건설하자”

1/4
  • 오토피아는 ‘ought(당위)’와 ‘topia(장소)’의 합성어로 ‘인간 중심 사상을 바탕으로 인류가 대단결해 구축한 평화로운 세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세계평화의 날’ 제안자이기도 한 조영식 경희학원장을 만나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大小國 공존하는 지구대협동사회 건설하자”
지난해 11월14일 중국 선양(瀋陽) 랴오닝(遼寧)대학에서는 한국의 학자가 창안한 사상을 연구하는 연구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생존한 학자가 만든 사상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에 연구센터가 설립된 것은 중국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연구센터의 과제는 ‘오토피아(Oughtopia) 사상’ 연구. 이 사상의 창안자는 경희대학교 설립자이자 경희학원 원장인 조영식(趙永植) 박사다. 오토피아는 ‘ought(당위·當爲)’와 ‘topia(장소)’의 합성어로 ‘인간 중심 사상을 바탕으로 인류가 대단결해 구축한 평화로운 세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박사는 82세의 고령이다. 그러나 2∼3시간 쉬지 않고 우렁찬 목소리로 강연을 할 수 있는 체력과 또렷한 정신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랴오닝대학 연구센터 개소식을 겸한 한·중수교 1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도 휴식 없이 2시간 동안 이어진 강연을 통해 ‘지구공동사회(Global Common Society)’와 ‘지구대협동사회(Global Cooperation Society)’의 건설을 부르짖었다. 지구공동사회, 지구대협동사회는 그가 말하는 오토피아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조박사는 또 유엔(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1986년)’와 ‘세계평화의 날(9월 셋째 화요일)’의 제안자이기도 하다. 이는 그가 오토피아 사상의 실천을 통해 맺은 대표적인 열매다. 1월 중순 경희대 학원장실에서 만난 조박사는 여전히 청년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오토피아에 대한 꿈을 불태우고 있었다.

대소국 공존이 보장되는 세계 건설

-랴오닝대학과 특별한 인연이 있나요.

“1989년 처음 랴오닝성을 방문해 공무원들을 상대로 동북아시대 한국 중국 일본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했어요. 반응이 좋았던지 랴오닝성 정부가 고위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시장경제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을 부탁하더군요. 1993년부터 매년 랴오닝성 공무원들이 경희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쳐 랴오닝성 중앙 및 지방 관리 200여 명이 연수를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 1994년 랴오닝대학을 방문하게 됐고 랴오닝대학의 요청으로 경희대학과 자매관계 협정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생존한 학자의 사상을 연구하기 위한 연구센터가 만들어진 게 매우 이례적인데요.

“랴오닝대 총장이 대학원 철학과에 오토피아 사상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설치하고 연구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제의할 때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랴오닝대 총장이 그러더군요. 마르크스-레닌주의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는 어렵겠다고. 그래서 그 대안으로 철학과 과학이 하나로 결합된 오토피아 사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겠다고요.”

-중국 다른 대학에서도 오토피아 사상을 연구하고 있나요.

“베이징(北京)대학 철학과 예랑(葉郞)교수가 대표적인 분입니다. 그는 경희대학에서 오토피아 사상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대 다른 교수와 학생들도 연구중입니다.”

예랑 교수는 랴오닝대학이 개최한 국제학술회의에도 참석해 오토피아 사상을 주제로 쓴 논문을 통해 “현대사회는 물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정신을 가볍게 다루고 있는데 그러한 분위기는 반드시 일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오토피아 사상의 요체는 무엇입니까.

“헤겔은 ‘인간은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배우는 게 없다.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복되는 인간의 잘못 중 대표적인 게 전쟁 아닙니까. 전쟁의 근본 양상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습니다. 이런 잘못을 바로잡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오토피아입니다. 오토피아는 이 세상에 없는 유토피아와 달리 실존이 가능한 사회입니다.”

-저서 및 강연에서 주장하신 지구공동사회, 지구대협동사회가 오토피아의 구체적인 모습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대규모의 파괴와 인명살상을 가져오는 전쟁을 피하는 길은 패권적 국가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이념적 계급주의를 없애고 보편적 민주사회를 이루는 것입니다. 보편적 민주사회는 유엔헌장 정신처럼 만민의 자유평등 및 공영(共榮), 대소국(大小國)의 공존이 보장되는 사회입니다. 국가를 해체하고 세계 국가를 만들자는 말이 아닙니다. 각국이 독립과 번영을 누리면서 인류 공동체 정신이 실현되는 것이 지구공동사회·지구대협동사회입니다.”

-오토피아 사상을 언제 창안하셨습니까.

“1978년입니다. 인류가 지향해야 할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사색을 거듭한 결과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물질적으로 풍요한 사회, 또 인간적으로 값 있고 보람 있는 사회’가 결론이었습니다. 그게 ‘ought’ 차원에서 실현 가능한 지향점이라고 생각했죠.”
1/4
글: 이명건 gun43@donga.com
목록 닫기

“大小國 공존하는 지구대협동사회 건설하자”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