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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走 삼성’ 견인하는 이건희의 ‘실세 대리인’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 글: 이형삼 hans@donga.com

‘獨走 삼성’ 견인하는 이건희의 ‘실세 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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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매출 135조원, 세전 이익 15조원. 삼성이 국내 기업으로선 전인미답의 고지를 넘었다.
  • 독주하는 삼성의 추진축은 구조조정본부다. 삼성 구조본은 이건희 회장을 그림자처럼 밀착 보좌하며 그룹의 ‘그랜드 디자인’을 짜고 있다. ‘삼성의 힘’ 구조본을 이끄는 이학수는 누구인가.
‘獨走 삼성’ 견인하는 이건희의 ‘실세 대리인’
이학수(李鶴洙·57)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구조조정본부장’은 스태프(staff) 성격의 직함이다. 구조조정본부는 이건희(李健熙·61) 삼성 회장을 보좌하는 참모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본부장의 라인(line)상 직함은 삼성전자 사장이다.

이학수 본부장은 1996년 삼성화재 사장에 올랐으니 올해로 8년째 사장이다. 경력으로 보나 실적으로 보나 진작부터 부회장 승진설이 나돈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1월13일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본부장은 승진하지 않았다.

‘승진하지 못했다’가 아니라 ‘승진하지 않았다’고 한 데는 까닭이 있다. 이본부장에겐 직급이 큰 의미가 없다. 위로는 회장·부회장들이 있고, 삼성전자에만도 10여 명의 사장이 있지만, 그를 여느 사장들과 같은 급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삼성의 ‘그랜드 디자인’을 지휘하는 사실상의 2인자다. 계열사 구조조정은 물론, 회장실 업무까지 총괄한다. 사장단 인사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스스로를 승진자 명단에 끼워넣는 것도 어색하다.

이본부장을 포함한 7명의 삼성전자 등기이사들은 지난해 36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1인당 평균 53억원 꼴이다. 그러니 연봉 몇푼 더 받겠다고 부회장 자리를 탐낼 처지도 아니다.

더욱이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막강한 위상을 감안하면 본부장은 ‘유임이 곧 승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본부장은 올해 다시 유임되면서 ‘본부장 6년차’로 접어들었다. ‘별’을 달아도 숱하게 단 셈이다.

돈줄·인사·정보 장악

삼성 구조본은 국내 대기업 구조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100여 명의 ‘엘리트’들이 재무·인사·경영진단·홍보·비서·법무·기획 등 7개 팀에 소속돼 뛰고 있다. 구조본은 각 계열사의 국내외 지사 등에서 최신 정보를 수집·가공하고, 계열사의 재무·인력구조 분석을 통해 경영상태를 진단, 견실화를 유도한다. 비(非)핵심사업 정리와 계열사 간 중복사업 조정 등도 주요 업무.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해체된 회장 비서실만큼이나 파워풀한 조직이다.

이같은 업무 특성상 구조본은 계열사의 재무와 인사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계열사 재무팀은 자사 경영진보다 구조본 재무팀을 더 어려워한다고 한다. 구조본은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이들에 대한 업적 평가도 주도한다. ‘사장들이 이학수 본부장 앞에 서면 다리를 후들거린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대기업 회장실은 대개 사옥 맨 꼭대기층에 있다.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방도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꼭대기층인 28층에 있다. 그런데 이학수 본부장의 집무실이 28층에, 그것도 이회장의 방과 붙어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구조본은 그 아래층인 27층과 26층을 사용한다. 윤종용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다른 삼성전자 CEO들의 방은 25층에 있다.

이본부장은 주로 자택에서 업무를 챙기는 이회장을 수시로 독대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전화 통화는 거의 매일 이뤄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회장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더구나 1982년부터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본부장은 1987년 이회장이 취임한 이래 그를 가장 오래 보좌한 현역 임원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회장의 속내를 좀체 읽어내기 어렵다고 했다.

“이병철(李秉喆) 선대 회장은 냉철하고 잣대가 분명하고 엄격한 분이어서 뭣 때문에 야단맞을 것인지, 뭘 물어볼 것인지 얼추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은 워낙 감성의 폭이 넓어 종잡기가 어렵다. 이병철 회장이 ‘도도하게 흐르는 큰 강’이라면 이건희 회장은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는 바다’라고나 할까.”

회장의 최측근 참모라는 점에서 이본부장은 소병해(蘇秉海·61) 삼성화재 고문, 이수빈(李洙彬·64) 삼성생명 회장, 현명관(玄明官·62) 삼성 일본담당 회장 등 삼성그룹 역대 회장 비서실장들의 맥을 잇는 인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본부장과 소고문, 이회장은 ‘걸어다니는 회계장부’로 불릴 만큼 빈틈없는 재무·경리통으로 잔뼈가 굵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본부장은 비서실 재무팀장으로 일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그룹 전체의 재무 관리와 경영전략 및 사업구도 구상은 물론, 특히 이병철-이건희, 이건희-이재용(李在鎔·35·삼성전자 상무) 승계 과정의 지분 관리에도 깊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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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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