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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랑권은 한국 전통무예, 이젠 ‘호박도’라 불러주세요”

호박도 보급 나선 무예인 김인만

  • 글: 정호재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demian@donga.com

“당랑권은 한국 전통무예, 이젠 ‘호박도’라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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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전통무예로 널리 알려진 당랑권(螳螂拳)이 동이족(東夷族)의 무예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있다.
  • 한국에서 중국으로 전파된 우리 고유 무예가 청나라를 통해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한족(漢族)의 무예로 잘못 알려졌다는 것.
  • 당랑권을 ‘호박도(虎搏道)’라 개칭하고 보급에 적극 나선 무예인 김인만씨를 만났다.
“당랑권은 한국 전통무예, 이젠 ‘호박도’라 불러주세요”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호박도 동작을 보여주는 김인만 관장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자리한 호박도 도장. 단아한 공간 가득 차 향기가 그윽하다. 이 도장의 김인만(金仁萬·53) 관장은 마치 사자와 같은 풍모를 지녀 누구라도 한눈에 무도인임을 알아챌 수 있을 듯하다. “수박도라는 이름은 귀에 익은데, 호박도라는 이름은 생경하다”고 말을 꺼내자 김관장은 열정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2000년에 개칭한 이름이기 때문이죠. 수박은 고구려의 전통무예인 수박희(手搏戱)를 뜻하며, 이는 우리 민족 무예의 원류로 추정됩니다. 수박과 맥을 같이하는 실전 무술 당랑권(호박도)은 고조선에서 시작돼 고구려-발해-요-금-청나라로 전해진 북방민족의 무술입니다. 불행히도 이 북파(北派) 권법은 조선조 500년과 근세 100년을 거치면서 국내로는 전수되지 못했어요. 만주족 국가인 청에서 꽃을 피운 뒤 중국 공산화를 계기로 당랑권의 몇몇 핵심 인사들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다시 싹을 틔웠습니다. 그 본류인 ‘태극매화당랑권’이 호박도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죠.”

-태권도나 태껸 등도 수박도의 후예임을 자처하고 있는데요.

“고구려의 수박희는 손을 중심으로 하는 무예인 데 반해 태껸은 발을 쓰는 게 기본입니다. 동이족의 무예에는 원래 뛰거나 발로 차는 게 없어요. 태껸은 무예라기보다는 민중들의 놀이에 가깝습니다. 또한 태권도는 전통적인 ‘3박자’ 무예가 아닙니다. 이에 비해 당랑권은 17세기 청왕조 때 북파권법이 집대성되어 권보(拳譜)가 전해내려오는 몇 안 되는 무예죠. 만주족의 당랑권이 수박희의 맥을 이어온 겁니다.”

-그렇다면 당랑권이 우리 민족 고유의 무예라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당랑권은 산둥(山東)성 일대와 만주족 귀족들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전해왔습니다. 청나라는 북방민족인 만주족이 세운 나라 아닙니까. 청나라는 우리와 형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나라의 역사는 곧 우리 동이족의 역사예요. 이런 해석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당랑권이 중국인들의 무술이 아니라 18개 북방무예가 총집결된 정통 동이족 무예라는 사실은 수긍할 것입니다. 소림권법으로 잘 알려진 남파권법과는 체질적으로 달라요.”

호랑이 움직임 응용

-북파권법의 특징으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먼저 동이족의 신체적 특성에 맞도록 고안됐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상체보다는 다리와 허리의 힘이 강해요. 호박은 허리와 하체의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또한 단순하게 가격하고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힘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상대의 힘을 이용합니다. 그러려면 고도로 정교한 손 기술과 두뇌가 필요하죠. 북파권법은 몸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선(禪)의 호흡법을 활용하기에 근육 단련보다 내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형적인 3박자 무예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남파권법의 대표적 문파인 소림권법은 기술 단련법이나 동작이 일본의 가라테처럼 딱딱하게 보이는데, 그래서 ‘강권(强拳)’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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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호재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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