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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의 럼스펠드’ 김희상 청와대 국방보좌관

“미 2사단 후방배치 전략, 한반도 안보에 적절한지는 의문”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한국의 럼스펠드’ 김희상 청와대 국방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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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고 국회 동의를 기다릴 때인 3월26일, 파병 반대 여론이 높자 보좌관께서는 ‘골목대장론’을 거론하셨죠.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전은 부도덕한 전쟁이라는 주장에 대해 “골목이 좀 조용해지려면 튼튼하고 강한 골목대장이 나서는 게 좋다. 그게 패권안정이론이다. 우리는 세계의 안보환경을 보다 폭넓게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입니다.

“그 골목대장론 때문에 좀 시끄러웠지요. 그러나 우리는 국제사회의 가치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 한 나라의 국제적인 행위가 옳았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나라의 주권(主權)을 침해했느냐’ 여부에 있었습니다. 이는 베스트팔렌 조약(1648년 10월24일 독일의 30년 전쟁을 종결시킨 조약으로 자기 영토에 대한 각 나라의 주권이 처음으로 인정되었다)으로 형성된 국제질서의 기본 이념인데 300여 년간 지속돼온 이 질서가 20세기 후반 들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변화는 유럽에서 시작됐습니다. 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인 1999년 NATO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내놓았습니다. 유럽을 위태롭게 하는 안보위협 요소로 ‘대규모 인권탄압’을 제기한 것이죠. 이후 NATO 가입 국가들은 ‘인권을 위태롭게 하는 세력은 유럽을 위태롭게 한다’ ‘자유와 평화 같은 인류의 기본적인 가치를 보호하면 옳은 것’이고 침해하면 나쁜 것이라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원칙 하에서 NATO는 인종청소를 한다는 이유로 인권을 대량 탄압한 보스니아 내전에 개입했고, 1999년에는 코소보로 침공해 알바니아계를 학살한 유고를 응징하는 코소보전을 벌였던 것입니다.”

미국은 테러에 아주 예민



-9·11테러 이전의 미국은 ‘억제력(deterrence)’으로 미국을 지켰습니다. 즉 미국을 공격하는 나라가 있으면 그 나라를 열 배 백 배로 응징하겠다고 함으로써 미국의 방위를 도모했습니다. 이 전략은 상대가 어떠한 핵무기를 가졌느냐에 따라 ‘대량보복전략’ ‘유연반응전략’ 등으로 바뀌긴 했지만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 방위전략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01년 9월11일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국방부를 덮친 테러리스트들은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응징보복을 하려고 해도 그 대상이 없어져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미국은 테러를 준비하는 세력이 있으면 색출해서 사전에 공격한다는 ‘선제공격(preemptive attack)’을 선택했습니다. 그 예가 이라크전입니다.

“이기자의 말에는 약간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방금 이기자가 말한 미국의 억제 전략은 미국의 안보이익에 대한 도전을 억제하는 것이지, 미국이 실제로 공격을 받았을 때 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극적(aggressive)이지요. 이러한 차원에서 미국은 장차 자국의 안보에 대한 제1 위협요소로 중국을, 두 번째 위협요소로 테러를 거론했습니다. 일찌감치 테러를 위협요소로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반(反)테러법을 만들고 테러를 지원하는 나라에는 경제봉쇄를 감행했지요.

“그래요. 그러한 일들이 클린턴 정부 때부터 이뤄지고 있었어요. 1997년 국토안보사령부(Home Land Security Command)를 만들었고, 미국의 안보관련 서적은 오사마 빈 라덴을 일찍부터 단골 테러리스트로 거론했습니다. 그러다 9·11 테러가 일어나자 중국을 제치고 테러가 미국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된 것이지요.

9·11테러는 대량살상무기와 연계된 테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겪고 나자 대량살상무기와 연결된 테러를 큰 위협으로 인식하게 된 거지요.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면 일주일 후쯤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고, 또 한 일주일 지나면 워싱턴DC에서 폭발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가끔 한국에서 주한미군 장병이 밖에 나갔다가 맞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에게는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지만 미국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관심사가 됩니다. 그들은 단순한 폭행도 테러와 연결지어 생각합니다.”

-1987년 11월 김현희(金賢姬)의 KAL 858편 폭파 사건 이후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지요.

“미국의 안보에 있어 북한은 아주 특별한 나라입니다.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세계 4위의 생화학무기 보유 국가입니다. 부시는 그런 무기를 만들 돈이 있으면 북한 주민이나 제대로 먹여살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미사일과 마약, 위폐 등을 만들어 팔아먹을 궁리만 하니 약이 오르는 것이지요. 악의 축이라는 발언도 그런 이유에서 나왔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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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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