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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분석|‘인기폭발’ 강금실

강금실 장관이 山中 찻집에서 털어놓은 인간적 고백

“사랑…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강금실 장관이 山中 찻집에서 털어놓은 인간적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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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 안 됐으면 춤꾼 됐을 것
  • ●노 대통령이 나보다 더 강한 원칙주의자
  • ●‘강효리’ 별명 개의치 않아
  • ●장관직 수행의 최대 걸림돌은 잠과 식사
  • ●검찰 개혁 마무리될 때까지 장관 하고 싶다
  • ●참여정부 인기 없는 이유는 일 못했기 때문
  • ●측근비리 특검 도입과정 지켜보며 혐오감 느껴
  • ●측근비리 특검, 상대방 약점 잡아 세 과시하는 것
  • ●검찰총장의 인사 협의 명문화 요구는 부적절
  • ●선거법 개정해 노동자 정치파업화 해결해야
  • ●상대에게 고통 준다면 사랑이 아니다
  • ●돈 열심히 벌어 50대엔 자유롭게 살 터
강금실 장관이 山中 찻집에서 털어놓은 인간적 고백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중에 ‘사랑의 목마름’이란 게 있다. 오래 전에 읽은 터라 자세한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목이 시사하는 대로 한 여자의 사랑에 대한 갈망이 애잔하게 흐르는 작품이다. 강금실(46) 법무부장관과 인터뷰하고 난 다음 문득 그 소설이 생각났다.

스산한 날씨였다. 바람이 가볍게 일었고 햇볕은 인색했다. 싸늘하지만 부드러운 12월의 공기가 목젖을 건드렸다. 강 장관은 인터뷰 장소인 환기미술관에 약속시간 5분 전에 도착했다. 청와대 뒤편 북악스카이웨이 근방에 있는 이 미술관은 우아하면서도 화려하지 않아서 좋았다. 마른 대지에 물을 뿌려놓은 듯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오직 새소리만이 태엽처럼 한낮의 적막을 감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해 가을 이곳을 처음 알게 된 후 혼자 가끔 들른다고 했다. 무엇에 이끌렸냐고 묻자 “그림보다 미술관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말 맺음새가 간결하고 깔끔하다. 상대에게 틈을 허용하고 싶지 않아 하는 듯한. 단아한 기품이 배어 있는 얼굴이다. 마른 탓인지 인상은 생각보다 딱딱하고 날카롭다. 절제되고 응축된 힘이 느껴진다.

경내 찻집에서 작품집과 스카프를 둘러본 강 장관은 “건물이 참 좋더라구요”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정장에 걸친 망토가 그녀의 작은 체구를 부지런히 감쌌다. 3층짜리인 전시관 건물은 고풍스러운 계단과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곡선미가 일품이다. 맞은편 고목에 까치집이 보였고 그 너머로 북악산 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강 장관이 감탄조로 말했다. “저기 새집 좀 봐요. 어떻게 저런 데 집을 짓고 살까.” 시골에서 자란 기자는 거기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 적이 없었으므로 가슴이 뜨끔했다. 그래서 엉뚱하게도 “시골에서 산 적이 없냐”고 물었고 강 장관은 “서울에서 죽 자랐다”고 답했다.

강 장관도 그렇고 기자도 그렇고 이날 인터뷰는 조금 색다르게 진행하고 싶었다. 공식적이고 딱딱한 얘기보다는 정서나 가치관, 사생활 등 인간적 측면을 엿볼 수 있는 사적인 대화 말이다. 애초 강 장관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를 요청할 때도 그런 취지를 밝혔고 강 장관 또한 그에 호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검찰 개혁 문제나 현안인 특검 얘기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기엔 지난 10개월 동안 강 장관이 이룬 성과가 만만찮다. 게다가 강 장관과 정치권, 검찰의 관계는 또 얼마나 관심을 끌었던가. 그런 까닭에 인터뷰 약속이 이뤄진 후 강 장관에게 보낸 질의서에는 정작 이런 분야에 대한 질문이 잔뜩 적혀 있었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 찻집에 다시 마주앉았다. 다른 손님은 없었다. 인터뷰 배석자도 없었다. 강 장관이 차를 샀다. 소리가 조금 낮으면 더 좋을 듯싶은 여가수의 재즈풍 노래가 나른한 주말 오후를 붙들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이날 인터뷰가 예정된 세 시간을 넘겨 서초동 약속장소로 향하는 강 장관의 차 안에서까지 진행될 줄은 두 사람 다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비공식적인 인터뷰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질의서를 받아보고 놀랐어요.” 강 장관이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음악에, 풍경 좋고, 무슨 검찰 얘기를 하겠어요, 이런 데서. 검찰의 ‘검’자만 들어도 지겨워.”

“검찰 ‘검’자만 들어도 지겨워”

화랑에 왔으니 그림 얘기부터 해야겠다. 법무부는 최근 강 장관의 아이디어로 과천 청사 1동 2, 3, 4층 복도에 그림 85점을 전시했다. 유치원생, 소년원생,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그림이 대부분인데 기증받은 기성 작가의 그림도 15점 포함돼 있다. 전시 제목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시인의 시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시예요. 개혁 개혁 하는데 시스템을 바꾸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문화적인 접근이에요. 일하는 것이 즐겁도록 공간환경을 꾸며주고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는 정서적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거죠. 또 하나 있어요. 교정시설에 있는 사람들한테 음악을 들려주는 거예요. 반경환 시인이라고, 클래식 음악에 일가견이 있어 책도 낸 분이죠. 옛날에 실형을 산 적도 있고. 그분이 한 달 동안 아침저녁으로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 곡목을 짜주셨어요. 이것을 곧 교정시설에서 활용하도록 하려구요. 딱딱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정서적 접근을 통한 교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아직은 많이 미흡하죠. 시간도 너무 없었구요. 너무 일할 시간이 없어요. 지치고. 법무부 안에서 법무부 일만 하면 좋겠는데.”

-춤과 음악에 일가견이 있으시죠.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을 꼽으라면 춤이고 그 다음이 노래예요.”

-노래,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하십니까.

“좋아하죠. 잘은 못하지만.”

-애창곡은요?

“많죠. ‘고향의 노래’도 좋아하고. 가요는 김광석 것 좋아하고. 최근 CD 전집 사서 듣는데, 계속 들어도 편안한 특징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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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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