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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강삼재, ‘신동아’에 ‘安風’ 전모 밝히다

“YS에게 받은돈은 안기부 계좌에 섞여있던 정치자금”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강삼재, ‘신동아’에 ‘安風’ 전모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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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도 아니고 왜 나랏일에 의리를 논하나
  • ■DJ정권 출범 직후부터 표적사정 당했다
  • ■‘어른’께 누 되더라도 국민과 역사 속일 수 없어
  • ■3년 동안 식물인간, 자살까지 생각했다
  • ■안기부 계좌 잔고 총액 조사해야 진실 밝혀질 것
  • ■검찰 안 간다, 조사할 게 있으면 법정에서 물어보라
  • ■YS에 대한 마음 지금도 변치 않아
  • ■깨끗이 은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겠다
강삼재, ‘신동아’에 ‘安風’ 전모 밝히다
경남 마산에 칩거하는 강삼재(51) 의원을 인터뷰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하늘길에서 창밖으로 구름바다를 내다보며 진실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뭘 모르고 내려오신 모양인데 기자들 일절 안 만납니다. 그냥 돌아가십시오.”

“서울서 비행기 타고 내려왔는데, 너무 야박하지 않습니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어젯밤엔 문도 안 열어주시고….”

“할 얘기는 법정에서 충분히 했습니다. 언론을 상대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쨌든 얼굴이라도 한번 보지 않고선 서울로 안 올라갈 겁니다. 인터뷰는 안 하더라도 차나 한잔 주시죠.”

2월13일 오전 마산역 인근 식당에서 막 아침식사를 끝낸 기자와 강 의원이 전화로 주고받은 얘기의 요지는 대략 이랬다. 전날 저녁 비행기로 마산에 내려간 기자는 그의 아파트로 무작정 찾아갔다. 한동안 ‘잠복근무’를 하다가 밤 11시쯤 초인종을 눌렀다. 몇 번 누르자 안에서 인기척이 났다. 신분을 밝히자 “자다가 일어났다”며 “기자들은 안 만나니 돌아가라”는 약간 짜증 섞인 투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곤 끝이었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초인종을 또 눌러보았지만 안에선 아예 대응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2월6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세칭 안풍사건(안기부자금 횡령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1996년 총선 때 신한국당이 사용한 940억원은 청와대에서 김영삼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은 것”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의 변호인단 주장에 따르면 검찰 기소내용과는 달리 940억원은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이거나 대선잔금 등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극도의 불쾌감과 배신감을 주변에 표출하면서도 사실 여부에 대해선 가타부타 말이 없어 의문을 자아냈다. 대신 그의 측근들이 “강 의원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로써 안풍사건의 진실게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강 의원 주장대로 그 돈이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면 신한국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은 ‘국고 도둑’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된다. 세인들은 그가 문민정부에서 YS의 정치적 양자로 불리며 집권당 사무총장을 지냈던 점에 주목하며 의리니 배신이니 음모니 하는 단어들을 입에 올렸다.

그간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강 의원은 정치적 고향인 마산에 내려가 있는데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모양이었다. 수시로 그의 동태를 점검하고 있다는 모 언론사 마산 주재 기자는 강 의원이 집에 자주 들르지 않고 친구집이나 절에서 기거한다고 전해줬다. 그를 오랫동안 수행한 한 측근은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많은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다 거절했다. 인터뷰는 꿈도 꾸지 말라”고 충고했다. 서울에 있는 그의 부인은 “여행중이니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첫날 밤 문전박대를 당하고 하릴없이 물러났던 기자는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강 의원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과는 달리 문도 안 열어줄 만큼 모질지 않았다. 아들은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섰다고 했다. 게임이 끝났구나, 싶었다.

평상시 이 집에서 혼자 지낸다는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도통 알 수 없다고 했다. 산이나 절에 자주 가는데 어딘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명함을 건네고 집 전화번호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두 시간쯤 후, 글머리에 언급한 대로 집에 돌아온 강 의원과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DJ정권 출범 이후 표적사정 시작”

강 의원은 통화 끝에 차나 한잔 달라는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기자의 방문을 허용했다. 멜빵바지를 입은 그는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몸도 생각보다 날씬한 편이었다. 우습게도 그는 팔순의 노모를 ‘엄마’라고 불렀다. 이를 지적하자 “막내라서 그런다”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 산에 갔다 왔다고 했다.

“좋은 장소가 있거든요. 바닷가 주변에 경치 좋은 데가 많아요. 산중턱에 올라가면 일출이 그렇게 좋아요. (마산에) 한번씩 오면 거기 들러요.”

‘차나 한잔’으로 시작된 얘기는 두 시간 가량 이어졌다. 짐작은 했지만 강 의원은 재판부를 자극할 만한 얘기는 삼갔다. 사실관계를 캐물으면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때론 목소리를 높여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요지는 사사로운 의리에 매이지 않고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혔다는 것. 그는 추궁하는 듯한, 또는 사건에 대한 의견이나 판단을 묻는 질문엔 거부감을 드러냈고 특히 YS 관련 질문엔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 탓에 인터뷰는 몇 번 중단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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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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